AI 핵심 요약
beta- 새 형사사법체계가 2일 시행돼 수사·기소가 분리됐다
-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제도는 증거확보 한계가 지적됐다
- 보완수사 공백을 메울 절차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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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입증 필요하면 수사기관에 보완수사 요구…반복 조사·'핑퐁' 우려
증거보전·수임판사 활용론도…"법관 중립성 고려해야"
오늘(2일)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형사사법체계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1954년 이후 유지된 검사의 수사권이 전면 폐지돼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고, 검찰청을 대신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도 개청한다. 각 조직이 분주하게 새 체계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어떤 변화가 예측되는지 다방면으로 알아본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한 새 형사사법체계가 2일 시행되면서 수사와 공소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사실관계 확인'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가 나온다.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검사가 송치 사건을 검토하면서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듣고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는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신설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취득한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하는 데 제한을 받는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다 추가 입증 필요성이 드러나더라도 검사가 직접 수사해 증거를 확보할 수 없어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직접수사를 폐지하면서 기존 검사가 수행했던 증거보완 기능을 대신할 절차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소청과 수사기관 사이에서 사건이 오가는 이른바 '핑퐁'이나 피해자·참고인의 반복 조사,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사실관계 확인도 '수사' 성격…추가 증거 확보에는 한계
개정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은 검사가 공소제기나 재수사 요구 여부 등을 결정하거나 공소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와 사건관계인, 전문가, 사법경찰관의 의견을 듣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송치된 수사기록의 내용을 확인하고 사건관계인의 입장을 직접 들어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얻은 진술과 자료의 증거 사용은 제한되며, 검사가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직접수사로 나아갈 수도 없다.
법무법인 이공 양홍석 변호사는 "사람을 불러 사건 내용을 확인하고 자료를 제출받는다는 점에서 사실관계 확인 역시 성격상 수사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사가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을 면담하고 관련 자료까지 제출받을 수 있는 만큼 기존 수사와 사실관계 확인을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지가 실무상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기존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발견하더라도 검사가 이를 직접 보완할 수 없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경찰에서 송치된 기록만으로 혐의 입증이 충분하지 않거나 사건관계인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단서가 발견돼도 검사는 부족한 증거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판 과정에서 기존 증거만으로 유죄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되더라도 직접 추가 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할 수 없다.
김 교수는 "검사의 직접수사를 폐지하려면 기존 검사가 담당했던 증거보완 기능을 대신할 별도의 절차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확인하고 다시 수사기관으로…반복 조사·'핑퐁' 우려
사실관계 확인 결과 추가적인 증거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소청 검사는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예컨대 피해자가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기존 경찰 조사에서 하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을 진술하더라도 해당 진술을 그대로 공판 증거로 사용하는 데는 제한이 있다. 이를 증거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 수사기관이 다시 피해자나 참고인을 조사하는 절차를 거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건관계인이 사실관계 확인과 보완수사 과정에서 같은 내용으로 반복 출석하거나, 사실관계 확인→보완수사 요구→수사기관의 보완→공소청 재검토가 이어지면서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검찰청 역시 공소청 전환을 앞두고 실시한 시범 운영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 제도와 관련해 사건관계인이 이중으로 출석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할 가능성을 문제점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취득한 진술과 자료의 증거능력이 제한된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별도의 보완수사를 통해 적법하게 확보된 증거까지 당연히 증거능력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후속 증거의 증거능력은 구체적인 수집 절차와 증거의 성격 등에 따라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양 변호사는 "보완수사 요구서와 이행결과서 자체는 통상 공판 증거로 제출되는 자료가 아니라면서도 사실관계 확인을 계기로 보완수사가 이뤄질 경우 그 과정과 후속 증거를 둘러싼 법적 쟁점은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직접 보완 못하면 법원이?…증거보전·수임판사 활용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는 만큼 법원의 통제 아래 공판 전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증거보전과 공판 전 증인신문 제도를 확대하고 별도의 수임판사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형사소송법 제184조는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않으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경우 검사와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도 판사에게 압수·수색·검증, 증인신문 또는 감정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221조의2에 따른 공판 전 증인신문 제도도 있다. 범죄 수사에 없어서는 안 될 사실을 안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사람이 검사의 출석 또는 진술 요구를 거부한 경우 검사는 제1회 공판기일 전에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검사의 직접수사를 제한한다면 법원의 통제 아래 필요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사건의 본안 판단을 맡는 재판부가 직접 증거수집에 나서는 대신 별도의 수임판사가 증인신문이나 압수·수색 등 필요한 증거확보 절차를 담당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지금은 보완수사 요구를 하고 한 달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런 장치가 있으면 공소청 검사가 바로 참고인을 신문하고 그 결과를 재판에 쓸 수 있다"고 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대신 법관의 통제 아래 공소제기와 공소유지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별도의 절차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다만 현행법상 수임판사가 검사를 대신해 일반적인 보완수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행 증거보전과 공판 전 증인신문은 각각 법률이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이용할 수 있는 절차다. 수임판사의 역할과 증거확보 범위를 확대하려면 별도의 입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법관이 공판 전 증거수집에 관여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프랑스의 수사판사 제도가 대표적이다. 수사판사는 검사의 청구 등을 계기로 사법수사를 담당하면서 증인신문과 압수수색, 감정 등 증거수집 절차를 진행한다. 다만 검찰처럼 유죄 입증을 목적으로 하는 공소 당사자가 아니라 피의자에게 불리한 증거뿐 아니라 유리한 증거도 함께 조사하는 사법기관이라는 차이가 있다.
법원의 증거확보 기능을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법관의 중립성과 충돌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법관이 공판 전 단계에서 증거수집에 적극적으로 관여할수록 이후 재판에서 요구되는 중립적인 심판자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판사는 "법관은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이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판단하는 중립적인 심판자의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법원이 직접 증거수집 기능까지 담당하는 방안은 재판의 중립성과 기관 간 역할 분담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새 형사사법체계의 과제는 검사의 직접수사권 폐지 이후 기존 검사가 담당했던 증거보완 기능을 어떤 절차로 대체할 것인지에 모인다.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발견하더라도 검사가 직접 이를 채울 수 없다면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증거보전이나 수임판사 등 법원의 역할을 확대하면 법관의 중립성과 수사·재판기관 간 역할 분담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된다. 공소청과 수사기관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동시에 사실관계 확인에서 발견된 수사 미진 사항을 실제 공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거로 보완할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새 형사사법체계 안착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