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르노코리아가 필랑트 하이브리드 E-Tech를 공개했다.
- 필랑트는 250마력과 15.1km/ℓ 효율을 갖췄다.
- 조용한 출발과 고속 안정감이 강점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공간·승차감·편의사양까지 강화
전기모터의 정숙성…고속주행 시 묵직한 주행감
르노코리아 특성 발휘할 수 있는 마케팅 포인트 찾아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하이브리드 하면 토요타와 렉서스가 먼저 떠오른다. 전기모터와 엔진의 개입이 자연스럽고, 도심에서는 전기차에 가까운 정숙성을 보여준다. 연료 게이지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효율 역시 하이브리드의 오랜 강점이다.
르노코리아의 준대형 크로스오버 '필랑트 하이브리드 E-Tech'를 직접 타보니, 이런 하이브리드의 기본 문법을 상당 부분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필랑트가 내세우는 무기는 연비 하나가 아니다.
긴 차체에서 오는 안정감과 넉넉한 공간, 고속도로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승차감이 오히려 이 차의 성격을 더 선명하게 보여줬다.
필랑트는 1.5ℓ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듀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E-Tech 시스템을 탑재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50마력, 정부 공인 복합연비는 15.1km/ℓ다.
숫자만 보면 효율을 앞세운 하이브리드지만, 실제로 운전대를 잡아보면 장거리 이동을 염두에 둔 준대형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 전기차처럼 출발하고, 고속에서는 묵직했다
시동을 걸고 도심으로 나서자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정숙성이었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가 차를 이끌었다.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에도 소리와 진동이 갑자기 실내로 밀려들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흔히 느껴지는 불편함 중 하나가 엔진 개입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먼저 올라가고 차량 속도가 뒤따르는 느낌이 생긴다. 이른바 '엔진만 먼저 우는' 상황이다.
필랑트에서는 이런 느낌이 비교적 적었다. 전기모터가 초반 토크를 채우고 엔진이 뒤를 받치면서 속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속도가 올라가는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의 변화가 미미한 점은 최고 수준에 가깝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차의 성격도 달라진다.
250마력의 시스템 출력은 신호가 바뀐 뒤 치고 나가거나,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할 때 부족함이 없었다. 대배기량 가솔린차처럼 거칠게 밀어붙이는 방식은 아니다. 대신 필요한 순간에는 주저하지 않고 힘을 낸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면서 필랑트의 장점은 더욱 분명해졌다.
차체가 속도에 떠밀려 가볍게 흔들리기보다는 노면을 안정적으로 누르면서 달리는 느낌이 강했다. 긴 휠베이스와 크로스오버 차체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안정감이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는 잔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냈다. 그렇다고 큰 차체의 움직임까지 지나치게 풀어놓지는 않았다. 전 트림에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도 정숙성에 힘을 보탠다.
토요타·렉서스 하이브리드가 효율과 저속 정숙성에서 강점을 보여왔다면, 필랑트는 여기에 고속 안정감과 승차감을 더한 쪽에 가깝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고속주행 시 긴 차체 특유의 미세한 요잉(Yawing)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차가 불안하게 흐트러지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운전자가 민첩하고 날카로운 응답성을 기대한다면 차체 크기와 성격을 의식하게 된다.
필랑트는 날렵한 스포츠 크로스오버라기보다 편안하게 장거리를 달리는 투어러에 가깝다.

◆ 화면보다 손끝에 남는 실내
강한 이미지의 외관과 달리, 실내는 화려함보다 차분함을 택했다.
최근 자동차들이 대형 디스플레이와 조명 효과로 첫인상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면, 필랑트는 소재와 마감의 질감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는 부드러운 촉감의 소재를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과 센터콘솔, 도어 암레스트처럼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의 마감도 깔끔하다.
넓게 펼친 디스플레이와 무광 장식 역시 실내를 과하게 꾸미기보다 차분하게 정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내비게이션은 티맵모빌리티여서 더 말할 것도 없이 편리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넓은 전방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세단보다 높은 착좌 위치 덕분에 주변 차량과 도로 흐름을 파악하기 편하다.
SUV의 시야와 세단에 가까운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함께 노린 구성이 읽힌다.
화려한 실내 연출로 단번에 시선을 빼앗는 방식은 아니다. 대신 몇 시간씩 운전대를 잡고 있어도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구성한 실내에 가깝다.
플래그십 크로스오버를 표방하는 르노코리아의 설명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 '연비 좋은 차'에서 '멀리 가기 좋은 차'로
필랑트를 타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특정 기능 하나가 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기차처럼 조용하게 출발하고, 필요할 때는 충분한 힘을 낸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체를 안정적으로 눌러주고, 장거리에서는 준대형 크로스오버다운 공간과 승차감이 따라온다.
토요타·렉서스가 오랫동안 다져온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필랑트가 완전히 대체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브랜드의 장기적인 신뢰성과 연료 효율에 대한 검증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필랑트는 하이브리드를 단순히 연료 효율을 높이는 수단에서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준대형차의 동력원으로 확장한 모델에 가깝다.
르노코리아에 필랑트는 단순한 신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내 SUV·크로스오버 시장에서 르노코리아의 존재감을 확실히 끌어올릴 카드다.
하지만, 국산차 시장 보다는 수입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리는 마케팅이 르노코리아에 필요해 보인다. '생산은 국내 공장, 브랜드는 유럽 브랜드'라는 르노코리아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 만한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용한 하이브리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편안하게 멀리 가는 차'를 지향했다는 점. 필랑트의 가장 큰 특징은 여기에 있다. 올해 3월 중순 출시 이후 7월까지 내수 누적 1만161대를 판매했다.

◆ 4394만원부터…보증은 7년·14만km까지
필랑트는 테크노 트림부터 360도 3D 어라운드 뷰와 파워 테일게이트, 3존 독립 풀오토 에어컨을 기본 적용했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도 기본 사양이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에이닷 오토'와 구매 후 5년간 무제한 5G 데이터 제공도 눈에 띈다. 차량 디스플레이를 단순한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연결 서비스의 창구로 넓히려는 시도다.
뒷좌석 공간도 준대형 크로스오버에 기대하는 수준이다. 성인 탑승자가 장거리 이동을 하기에도 답답함이 크지 않았다. 가족 단위 이동이나 출장성 장거리 주행에도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 판매 가격은 4394만원부터다.
르노코리아는 9월 이후 출고되는 필랑트와 2027년형 그랑 콜레오스의 개인·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차체·일반 부품과 엔진·동력전달 주요 부품의 보증을 최대 7년 또는 14만km까지 무상 보증을 연장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