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창동 감독이 21일 가능한 사랑에서 돈과 계급을 말했다.
- 설경구·전도연·조인성이 해고 노동과 자본가를 그렸다.
- 베니스 호평 속 23일 극장 개봉 뒤 11월 6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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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뉴스핌] 최문선 기자 = 이창동 감독이 '가능한 사랑'을 통해 돈과 계급, 노동과 인간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2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가능한 사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동 감독과 배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참석했으며, 전도연은 비대면으로 함께했다.

'가능한 사랑'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64회 뉴욕영화제, 제74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제22회 취리히영화제, 제45회 밴쿠버국제영화제, 제70회 BFI 런던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의 초청을 받으며 공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창동 감독은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TIFF 에버트 감독상을 받았으며, 제49회 밀밸리영화제에서도 한국인 최초로 어터상을 수상했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가능한 사랑'으로 한국 영화 최초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했으며,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까지 거머쥐었다.
베니스에서의 첫 공개 당시에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상영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고, 이창동 감독과 배우들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설경구와 조인성은 현지 상영을 마친 뒤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이 무엇을 이야기하는 작품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한두 마디로 뭘 말하고자 했는지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오늘의 우리 세계를 단순하고 쉽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여러 층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 모습들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고 노동자 이야기 같기도 하고 계급 간의 갈등 같기도 하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윤리나 태도 문제 같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이야기 같기도 하다"며 "그런 것을 두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느끼고 생각하고 질문을 나누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해고 이후 자아가 무너진 호석의 내면을 설명했다. 그는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 형편 안에서 회사에 나가 노동을 하며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는 일을 하고, 소박하게나마 평범하지만 작은 행복을 느끼고 살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고를 당한 후 자아가 완전히 깨진 상태에서 수치심, 죄책감, 분노를 가진 인물"이라며 "열등감과 위축되는 느낌이 있었을 것 같다. 상우, 예지 부부를 만나면서 거부감도 있었을 것"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전도연은 미옥을 통해 돈과 계급으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지키려는 인물의 모습을 그렸다.
전도연은 "미옥 입장에서 돈과 계급은 사람의 가치관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가치를 앗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미옥은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지켜내려는 인물이다. 계급과 돈으로부터 자기 자신의 가치를 지키려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조인성은 상우를 '자본가'의 새로운 모습으로 접근했다. 그는 "상우는 자본가의 모습이다. 감독님과 캐릭터를 만들 때 기존 자본가들의 모습에서 더 나아가 현재 사회에서 가진 자는 어떻게 우리와 밀접하게 붙어 있는가, 새로운 모습을 그려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롭게 자기 사업을 하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안에 숨어 있는 모습을 그렸다"며 "돈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인 것 같다. 돈에는 독이 있는 듯하다. 누군가를 낫게도 해주지만 이면에는 사람을 다치게도, 죽일 수도 있는 날카로운 모습도 있다"고 말했다.
조여정은 경제적 안정 속에서도 결핍을 느끼는 예지의 복잡한 감정을 짚었다.
조여정은 "경제적 안정이 있는 상우를 선택해 결혼한 것 자체가 인생의 큰 선택이었다"며 "이 부부의 관계에서 오는 결핍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체적으로 나를 찾아가고 있는 예지를 봤을 때 상대 부부의 삶을 보면서 충만한 관계는 경제적 안정감과 비례하는 걸 느끼면서 영화를 찍었다"고 덧붙였다.

이창동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받은 은사자상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진심으로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베니스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상보다는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와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가 베니스영화제였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가 더 중요했다. 이 또한 진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쉽고 자극적인 영화가 아님에도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던져지는 질문,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잘 느껴주시고 반응해주시는 게 관객들의 표정이나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 느껴졌다"며 "정말 다행이었고 기뻤다"고 했다.
조인성은 베니스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직접 마주한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칸도 다녀왔고 베니스도 함께하게 됐다. 칸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풍경이었다"며 "엄숙한 자리라고 인지하고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시길래 내가 뭘 잘못한 줄 알았다"고 웃었다.
이어 "반가우면서도 놀라웠고 감동적이었다. 한국 영화의 위상을 베니스 기자분들도 느끼셨는지 환대를 해주시고 맞아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가능한 사랑'의 형식에 대해서도 이창동 감독은 설명했다. 영화 속 예지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설정과 극의 서사를 결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 영화가 그냥 다큐멘터리를 찍는 사람의 시선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다큐를 찍으려고 하는 예지가 담으려는 내용 자체도 영화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큐를 찍으려는 시선과 내용이 영화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극에 나와 있는 심리치료 장면도 영화적으로 보면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영화로 보면 별장으로 가기 직전이라 길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실제 다큐멘터리처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부부의 이야기이면서도 해고 노동자 또는 노동의 문제, 삶이 파괴되고 자기 일을 잃어버림으로써 정체성을 상실한, 텅 빈 자아를 느끼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설경구는 베니스에서 영화를 두 번째로 본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던 이유를 전했다. 그는 "영화를 두 번째 봤다. 베니스에서 몰입해서 봐졌다"며 "미독은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는데 달을 보면서 마음이 동했다. 박수를 쳐주는 걸 보며 촬영했던 게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인성은 "8년만에 나오는 이창동 감독님의 신작 많이 기다리셨을 것"이라며 "23일부터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고 11월 6일 넷플릭스로 찾아갈테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