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광고에서 AI 인프라로 이동
버크셔·캐시 우드 낙관론에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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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알파벳(GOOGL)은 이번 800억달러 조달금을 전량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업체는 이미 이번 유상증자 발표 이전인 2026년 4월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를 1800억~190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1분기에 발표했던 1750억~1850억달러에서 50억달러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경영진은 2027년 또 한 번의 대폭적인 설비투자 증가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1분기만 해도 설비투자가 357억달러에 달했다.
자본 지출의 주요 목적지는 AI 특화 데이터센터와 커스텀 AI 칩(TPU), 그리고 글로벌 컴퓨팅 인프라의 확장이다. 주목할 점은 알파벳이 기존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더해 자체 개발한 TPU 칩을 이제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는 클라우드 수익 다변화의 새로운 축으로 기대를 모은다.
알파벳은 이번 자본 조달의 명분으로 AI 솔루션과 서비스에 대한 기업 및 소비자 수요를 꼽았다. AI 수요가 회사의 공급 능력을 초과한다는 얘기다. 규모의 확장을 통해 앞에 놓인 커다란 성장 기회를 뒷받침할 기반 인프라를 넓히기로 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알파벳의 근본적인 재평가 논리는 업체가 더 이상 검색 광고 기업이 아니라는 데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은 2025년 4028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연간 매출을 달성해 전년 대비 15.09% 성장한 동시에 빅테크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4000억달러 돌파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2026년 1분기에도 알파벳은 1099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21.79%에 달하는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5.11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2.63달러를 두 배 가까이 뛰어넘었다.
성과를 뒷받침하는 수익 포트폴리오는 다각화돼 있다. 구글 검색 광고는 여전히 핵심 캐시카우에 해당하지만 구글 클라우드는 이제 전체 매출의 18%를 담당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유튜브는 광고 수익에 더해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구독 서비스로 비(非) 광고 수익을 키우고 있고, 딥마인드(DeepMind)는 의료 및 과학 분야의 AI 연구 플랫폼으로 알파벳의 장기적인 기술 해자(moat)를 쌓는 역할을 한다.

알파벳은 단순히 클라우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제미나이(Gemini) AI 모델부터 TPU 칩, 유튜브 미디어 생태계, 그리고 딥마인드의 기초 연구를 아우르는 'AI 생태계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데 강세론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편에서는 이번 대규모 신주 발행이 구조적 측면에서 AI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을 드러내는 신호탄이라고 풀이한다. 알파벳의 800억달러 자본 조달은 빅테크 전반에 걸친 AI 인프라 군비 경쟁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다.
스타티스타의 집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META), 아마존(AMZN)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2026년 설비투자 합계는 최대 72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대부분이 AI 인프라에 투입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2026년 설비투자 목표를 2000억달러로 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역시 각자의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중이다.

알파벳이 이번에 주식 발행을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자리잡고 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업체가 탄탄한 자체 현금흐름과 약 1000억달러에 달하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체 대차대조표 한도 안에서 움직이면서도 월가가 안도감을 느낄 재무적 완충장치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즉, 이번 자본 조달은 재정적 궁핍이 아닌 속도의 문제인 셈이다. AI 인프라 선점을 위한 골든 타임이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모건 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이 2025년 약 2400억달러에서 2030년 1조2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공격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3조~5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거대한 시장을 놓고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동원하며 각자의 포지션을 굳히려 하는 가운데 알파벳의 800억달러 증자는 AI 패권 경쟁이 단순한 연구개발이나 설비투자를 넘어 자본시장 전체를 재편하는 구조적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월가의 화두는 하나로 귀결된다. 단기 희석 비용을 감수하고 투입되는 이 막대한 자본이 충분히 빠른 속도로 수익화 돼서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알파벳의 주가수익율(PER)은 29배 수준으로, 성장 모멘텀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4620억달러의 클라우드 백로그와 63%의 클라우드 성장률, 버크셔의 전략적 동참이라는 세 가지 포인트는 강력한 강세론의 근거를 제공한다.
반면 리스크도 명확하다. AI 투자의 회수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지속적인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당순이익(EPS) 희석 압력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치열한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경쟁은 알파벳이 현재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넘어야 할 지속적인 장벽이다.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 없지 않지만 AI 시대의 인프라 공급자인 동시에 광고 및 클라우드, AI를 포괄하는 복합 플랫폼으로 지위를 굳건히 하기 위한 알파벳의 역사적인 베팅에 월가의 큰 손들은 반색하는 표정이다.
버크셔 이외에 월가의 성장주 투자 아이콘으로 통하는 캐시 우드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대표가 알파벳 A주와 C주를 각각 9만7420주씩 매입했다. 이에 따라 ARK의 대표 펀드 ARK 이노베이션(ARKK)의 알파벳 보유 규모가 1억6200만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식킹알파는 알파벳의 이번 유상 증자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목소리를 냈고, 골드만 삭스와 TD 코웬이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하며 낙관론을 펼쳤다.
업체의 주가는 A주를 기준으로 6월4일(현지시각) 372.19달러에 거래를 종료해 최근 1년 사이 121% 치솟았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