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1:1 영업·온·오프 하이브리드 영업 등 영업 방식 변화
은행원 15명 늘리면 고객 35만명까지 맞춤형 관리 가능해져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채널을 확대해 영업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비대면으로 1:1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하이브리드 영업을 하는 방식이다. 영업점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드는 반면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면서 디지털 채널로 밀착 영업을 하기 위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일 비대면 고객 맞춤형 관리 서비스인 '원(WON)컨시어지'를 시작했다. 비대면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에 전담 직원이 붙어 1:1로 관리하는 서비스다. 만기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거나 고객이 원할 때 실시간 톡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원컨시어지영업부는 파일럿 테스트 당시 5명에서 정식 출범에 맞춰 20명으로 확대됐다. 관리 고객도 5만명에서 40만명으로 늘었다. 1년간 영업점을 한 번도 안 가고 비대면 이용 비율이 높은 20~4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은행 스마트고객부 관계자는 "지금은 디지털에 친숙한 연령대나 당행과 거래를 많이 한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향후 대상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우리은행] 최유리 기자 = 2021.08.09 yrchoi@newspim.com |
신한은행도 창구 없는 영업점인 디지털영업부를 키워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디지털영업무는 최근 2년 내 영업점 방문 이력이 없고 디지털 채널로만 거래 중인 고객들을 관리한다.
지난달 기존 1~3부였던 디지털영업부는 4~5부까지 추가됐다. 직원 수는 33명에서 50명으로 늘려 영업 지역을 서울 9개 지역에서 전국 22개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관리고객은 1만6000명에서 170만 여명으로 늘었다.
디지털영업부는 고객에 대한 앱 로그 정보, 거래 이력 등을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적기에 제공한다. 기념일이나 만기 등에 맞춰 추천 상품이나 유용한 금융 콘텐츠, 금융 일정 등을 알려주고 필요하면 전담직원과 상담받을 수 있게 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창구 직원들이 비대면 채널로도 영업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 특성에 맞춰 온라인 지점을 만드는 '마이 브랜치'를 통해서다.
기존 비대면 채널이 불특정 다수에게 똑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마이브랜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거래 중인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브랜치 형태나 상품, 콘텐츠를 구성해 보여준다.
하나은행 미래금융본부 관계자는 "그간 매스(대규모) 고객 위주로 디지털 채널을 이용했는데 마이브랜치는 타케팅 영업이 가능하다"며 "지난 3개월 간 새로 생긴 브랜치는 수 천 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디지털 영업 채널을 확대하는 것은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영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신규 적금과 신용대출의 비대면 가입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각각 66%와 52%로 2019년 53.6%, 38.2%와 비교해 늘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영업점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5대 은행 점포수는 4398개로 지난해보다 191개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화, 코로나19 등으로 내방 고객이 줄어들면서 디지털 채널을 영업 접점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해졌다"며 "비대면으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실시간 상담을 하는 등 영업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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