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최고위서 당내 후보 캠프 활동 의결
"좋은 정치적 결정…상식적인 이야기"
"尹, 입당 늦어지면 도와줄 사람 없다" 압박
"李, 주도권 잡고 대선 승리하겠다는 의지"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3·9 대통령선거(대선)를 앞두고 현역 의원들과 당원들을 향해 당내 대선 후보를 돕자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면서 8월 말 대선 경선 버스 시동을 건 모양새다.
이 대표는 각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에게 공개적으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당 후보 캠프에서 도움을 줘도 된다고 공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입당 압박 메시지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지속적으로 애매한 태도를 취하자, 8월 말 정시 버스 출발론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돕기 어려운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19 leehs@newspim.com |
이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우리 당의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을 포함한 당원들은 자유롭게 당내 대선주자의 선거캠프에서 직책과 역할을 맡고 공표, 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다만 경선관리의 공정성을 위해 경선준비위원회나 지도부, 원내지도부 등의 당직을 맡은 인사들은 경선캠프에 참여해서 활동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부터 주장한 8월 말 대선 경선 버스 출발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특정 후보를 돕는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도부의 활동은 제한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결정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리저리 눈치를 보면서 음성적으로 하는 것보다 양성적으로 우리 당 후보를 도와주라고 하는 건 좋다고 본다"라며 "상당히 좋은 정치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현역 의원들이) 캠프에 개입하지 말라고 해도 개입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주장은 일반적이면서도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2021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6.30 photo@newspim.com |
한편으로는 범야권 대선주자이면서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압박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전 총장은 그동안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도 지난 3일 윤 전 총장을 만나 빠른 입당을 촉구했으나, 윤 전 총장의 심경 변화는 없었다.
반면 윤 전 총장과 반대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속전속결로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하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권영세 의원을 만난 뒤 다음날인 15일 이준석 대표와의 회동에서 입당을 결정했다.
이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도 최 전 원장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에 빨리 입당해 8월 말 출발하는 경선 버스에 탑승하라는 시그널을 보냈다는 것이다. 특히 입당이 늦어질수록 당내 의원들이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담겨있다는 평가다.
한 초선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압박이라고 보인다"며 "현역 의원들이 다 줄을 서버리면 도와줄 사람이 없지 않나. 이에 이 대표가 먼저 치고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스스로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성공적으로 대선 후보를 만들어서 승리를 하는데 본인이 주도권을 끌고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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