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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애초 규제나 하지 말지…" 규제지역 지정·해제 보류한 정부 '갈팡지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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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정책심의위 이후에도 풍선효과 우려·자의적 기준 적용에 결론 못내려
"집값 상승 우려" vs "집값 하락 전망"...보류 이유 놓고 엇갈린 답변
객관적 기준에 근거해 규제 적용해야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부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신규지정 및 해제 여부를 추후에 결정하기로 하면서 규제지역 지정을 놓고 정부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한 모양새다.

그동안 정부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규제지역 지정 카드를 써왔지만 풍선효과와 규제 해제지역에서 집값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난 바 있다. 여기에 지정·해제 보류의 근거로 상반된 주장을 드는 등 정부의 규제지역 지정 판단 기준이 객관적 요인보다 주관적 요소를 바탕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정부가 향후에도 규제지역 지정이나 해제에 나서지 않고 현 상태로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다. 규제지역 지정 과정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객관적 기준에 초점을 둔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자의적인 해석·규제 역효과...규제지역 결정 미룬 정부

6일 정부에 따르면 규제지역 신규지정 및 해제 여부 결정을 미루면서 상반된 근거를 내세워 자의적인 해석에 따른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부 지역들이 규제지역 신규지정 및 해제 요건과 관련된 정량적 요건에 포함됐지만 시장 상황등을 1~2개월 간 종합적으로 지켜본 후 지정 및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신규지정·해제 근거로 일관되지 못한 기준을 정부가 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규제지역 신규지정 및 해제 보류 이유를 들면서 각각 집값 하락 및 상승 요인을 거론하며 상반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정부는 현재 조정대상지역 중에서 ▲광주 동구 ▲광주 서구 ▲충남 논산 ▲전남 순천 ▲전남 광양 ▲경남 창원 성산구 등 6곳과 투기과열지구인 경남 창원 의창구 등 7곳이 정량적 기준에 따라 해제 요건에 포함된다고 했으나 초저금리 및 규제완화 기대에 따른 집값 상승 심리가 남아있어 해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반면 집값 과열 조짐이 있어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논의됐던 지역들에 대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및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유로 추가지정이 보류됐다. 한편에서는 집값 상승 우려를 근거로 들었고 다른 쪽에서는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정부가 규제지역 지정 및 해제 결정을 내리지 못한데에는 그동안 정부의 규제가 투기 억제 효과를 내지 못한채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와 규제 해제지역에서 집값 상승 등 시장의 혼란만 야기해온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6·17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정했으나 김포와 파주는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규제지역에서 제외됐다. 그러자 풍선효과로 이들 지역의 집값이 크게 뛰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 19일 정부는 김포를 조정대상지역에 추가했지만 이후 수요가 다시 파주로 몰리며 12월에 파주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미 이들 지역들은 집값이 오른 상황이어서 '뒷북 대책'이란 비판이 일었다.

시장의 흐름만 쫓다보니 조정대상지역 지정과 해제를 반복하는 일도 빚어졌다. 부산은 2016년과 2017년 두차례에 걸쳐 7개 구·군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시장 침체가 이어지자 2018년 11월 해운대·동래·수영구를 마지막으로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었다. 그러자 다시 부산 지역 집값은 크게 뛰기 시작했고 정부는 지난해 11월 다시 해운대·수영구 등 5개 구를 조정대상지역에 지정했다.

◆ 판단 유보는 차선책...규제지역 선정 기준 객관화해야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에 대한 정부의 판단 유보를 차선책으로 볼 수 있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지역 지정이 투기 근절에 초점을 두면서 시장 상황을 고려치 않고 무분별하게 진행돼 온 것에 비해 시장 상황에 따라 신중히 접근하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 규제지역 지정 정책이 시장의 부작용을 낳은 경험과 신중한 접근을 내세운 정부의 태도로 볼 때 이후에도 규제지역 신규지정이나 해제등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행동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장 상황 모니터링 후 결정하겠다고는 했지만 이후에도 특별한 변화없이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과 달리 투기 근절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춰 규제를 내놓으려는 것으로 보아 특별한 시장 변화가 없는 이상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제지역 제도 운영 과정에서 혼란을 줄이기 위해 규제지역 선정 기준의 객관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량적 기준보다는 정책적 기조 등 주관적인 요인들이 규제지역 선정에 영향을 줘 규제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시장 혼란만 야기해왔던만큼 객관적 기준에 따른 정책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세부적으로 나눠진 규제 제도를 일원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지역 지정 과정에서 정부의 자의적인 해석이 시장의 혼란을 낳고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렸던 만큼 규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법으로 정한 정량적 기준에 맞춰 향후에 규제지역 지정·해제를 하거나 규제 제도 자체를 단순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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