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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목받는 오픈마켓] ㊦ 커머스 승패 '캐스팅보트' 이베이...인수 득실 따져보니

기사입력 : 2021년04월12일 06:48

최종수정 : 2021년04월12일 10:09

롯데·이마트·SKT·MBK 4파전...이베이코리아 핵심 경쟁력 뭐길래
'영원한 맞수' 롯데 VS 신세계...재점화된 자존심 대결 승자는?
높은 매각가에 승자의 저주 우려 ↑...우군 확보 가능성도 제기

[편집자] 그동안 성장세가 둔화돼 '레드오션'이란 평가를 받았던 국내 오픈마켓 시장이 최근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쿠팡이 촉발한 국내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 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도 계기가 됐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연간 거래액만 20조원에 달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라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도 가능합니다. 이커머스 업계의 재편을 불러올 오픈마켓 시장에 대한 유통·IT 강자들의 대응 전략을 살펴봅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유통 업계의 최대 화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이 어디냐에 따라 유통 업계 판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최근 불이 붙은 이커머스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절대반지'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으로 따지면 네이버에 이은 오픈마켓 2위 사업자이자 전체 이커머스에선 3위에 올라 있다.

이베이 로고 [사진=업체 홈페이지]

이는 이커머스 업계 상위권을 노리는 기업들이 이베이 인수전에 출사표를 낸 이유다. 문제는 5조원대의 높은 가격이다. 직접 인수에 나서기엔 부담스럽고 가만히 있자니 성장세가 큰 이커머스 시장을 잃을까 속이 타들어 간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롯데쇼핑·이마트·SKT·MBK파트너스 4파전 압축...이베이 핵심 경쟁력 뭐길래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숏리스트(적격인수 후보자)로 확정된 롯데쇼핑·이마트·SKT·MBK파트너스는 등 4개 업체는 이베이코리아 실사에 본격 돌입했다.

인수 후보자들은 지난 달 16일 있었던 예비입찰 때 인수가로 4조원 전후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향후 8주간 실사를 거쳐 5~6월쯤 진행될 본입찰에 참여할지를 최종 결정하고 매각가를 결정하게 된다.

이들이 이베이코리아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이커머스 시장의 무서운 성장성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의 거래액이 사상 처음으로 16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경쟁사에 뺏기면 급성장세에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사업자라는 점도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 중인 오픈마켓 2위 사업자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2%로 네이버(17%), 쿠팡(1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2위인 쿠팡과는 단 1%p 차이에 불과하다.

핵심 경쟁력은 ▲30여만명에 달하는 플랫폼 입점 판매자(셀러) ▲2억개 상품군 ▲20년간 쌓아온 고객 구매 데이터베이스로 평가된다. 셀러 수로 따져보면 네이버에 이어 2위다. 상품 가짓수도 경쟁 업체에 비해 많은 수준이다.

이러한 인프라는 플랫폼 경쟁력과 직결되며 실적으로도 이어진다. 이베이코리아가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16년간 흑자경영을 이어온 밑거름이다.

실적 추이도 좋다. 매출 규모 면에서는 쿠팡에 비해 한참 뒤처지지만 꾸준히 상승세에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임이 틀림없다. 2017년 9519억원이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조3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17년 623억원에서 2018년 468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19년 615억원, 지난해엔 85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커머스 DNA'를 갖고 있는 인적 자원도 강점으로 꼽힌다.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이베이코리아가 월등히 높다. 이베이코리아의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874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흑자를 낸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현대백화점(4590만원), 신세계(3260만원), 롯데쇼핑(1480만원), 이마트(940만원)를 크게 앞섰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베이코리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2021.04.09 nrd8120@newspim.com

현재 이베이코리아의 임직원 수는 940명에 불과하다. 로켓배송 인력을 포함한 쿠팡(4만8000여명)의 50분의 1수준이다. 오픈마켓 위주인 11번가(1085명)와 위메프(1673명), 티몬(1000명)과 비교해도 적은 규모다. 20년 이상 구축한 효율적인 조직 운영 노하우가 직원들의 능력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질 수 없다" '영원한 맞수' 롯데 VS 신세계...재점화된 자존심 대결 승자는?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유통 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 대결이다. 두 기업은 나란히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관건은 기존 플랫폼과 연계했을 때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들 업체는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롯데쇼핑의 롯데온과 이마트의 SSG닷컴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온의 점유율은 5%, SSG닷컴은 3%에 그친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상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기업엔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단번에 이커머스 2위 사업자로 등극한다. 시장 점유율은 단숨에 17%까지 수직 상승하고 거래액도 27조원으로 치솟는다.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 네이버쇼핑(점유율 17%, 거래액 27조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거래액은 24조원, 점유율은 15%로 치솟는다. 업계 2위인 쿠팡(거래액 22조원, 점유율 13%)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두 업체는 유통 강자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수년간 내수 침체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불황의 터널에 갇혀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과 점유율. 2021.03.11 nrd8120@newspim.com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당장 경쟁 업체에 뺏긴다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입지는 더욱 위협받게 되고 만약 라이벌이 품는다면 오프라인 유통 공룡 위상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두 기업의 '수 싸움'은 벌서 시작됐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최전선에 있었던 인재를 영입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공석이던 롯데온 운영부서인 롯데e커머스 사업부장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내정하고 '인수전 전략짜기'에 돌입했다. 단순히 롯데온 부진을 떨쳐내기 위한 해법 모색만을 노린 영입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베이코리아 사정에 밝은 나 본부장이 인수가액 산정 등 인수합병(M&A) 전략을 짤 것이라는 견해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업계 판도가 크게 흔들리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국면 전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롯데온은 유통 계열사간 힘겨루기로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베이코리아를 별도 법인으로 두고 경영 독립성을 보장한다면 롯데가 온·오프라인 절대강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최근 잇달아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나서며 몸집 불리기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여성패션 플랫폼인 'W컨셉'까지 인수했고 네이버와의 지분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고 온라인 판로를 확대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까지 품에 안는다면 이마트, 백화점, 야구단 등 오프라인 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노려볼 만하다. 다만 SSG닷컴과 흡수합병할 경우 기대보다 시너지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탈통신 경영 기조'를 내세우는 SK텔레콤도 이커머스 업계 4위인 11번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이번 인수가 절실하다. SK텔레콤과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성사되면 단박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로 등극하게 된다. 네이버를 위협할 '경쟁자'가 되는 셈이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 목적에서 인수전에 가세했다. 이베이코리아와의 취급 상품도 다르다는 점은 대형마트 중심의 사업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홈플러스의 온라인몰은 신선식품 등 장보기 식품 비중이 높다. 때문에 의무휴업으로 매달 두 차례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약점도 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식품보다는 의류패션 등 공산품 비중이 높아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적 악화를 상쇄시킬 대체재로써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1.26 hrgu90@newspim.com

◆높은 매각가에 승자의 저주 우려 ↑...우군 확보 가능성도 제기

문제는 가격이다. 이베이코리아이 희망하는 매각가는 5조원이다. 수익성과 충성고객이 확보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성장 둔화세와 인수 후 추가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추가 물류 투자도 필요하다.

2010년 20%에 달했던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10%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수혜에도 6%대로 악화됐다. 네이버와 쿠팡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결과다. 하지만 인수 후보자들은 대체적으로 비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 때문에 살 의향이 없으면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도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우군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자금력은 MBK파트너스가 우위에 있다. MBK파트너스의 현금 동원력은 지난해 말 기준 6조7500억원으로 넉넉하다. 다만 롯데쇼핑(3조8755억원)과 SKT(2조7967억원), 이마트(1조4276억원)은 거금 마련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 계열사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가 외에도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결국 실탄 싸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미래 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줄어드는 만큼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우군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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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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