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다시 주목받는 오픈마켓] ㊤ 쿠팡, 네이버에 반격 시작...'셀러 영입'에 사활

기사입력 : 2021년04월11일 07:10

최종수정 : 2021년04월12일 10:08

"네이버 게섰거라" 쿠팡, 셀러 유치로 승부수...오픈마켓 확대 포석
불붙은 오픈마켓 경쟁...판 커진 이베이 M&A·反쿠팡 연대 의식했나

[편집자] 그동안 성장세가 둔화돼 '레드오션'이란 평가를 받았던 국내 오픈마켓 시장이 최근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쿠팡이 촉발한 국내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 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도 계기가 됐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연간 거래액만 20조원에 달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라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도 가능합니다. 이커머스 업계의 재편을 불러올 오픈마켓 시장에 대한 유통·IT 강자들의 대응 전략을 살펴봅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이 최근 신세계·CJ그룹과 '반(反)쿠팡 연합군'을 결성한 네이버에 대한 반격을 시작했다.

주요 타깃은 오픈마켓 판매자다. 쿠팡은 최근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개인·법인 판매자(seller)들에게 직접 쿠팡에 입점하는 것을 제안하며 오픈마켓 사업 확장을 본격화 했다. 쿠팡이 네이버와의 진검 승부를 예고하며 오픈마켓 시장을 둘러싼 두 업체간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쿠팡 경영진이 지난 달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무대 위에는 김현명 쿠팡 직원,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존 터틀 NYSE 부회장,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가 서 있다.(사진 왼쪽부터) [사진=쿠팡 제공] 2021.03.12 mj72284@newspim.com

◆"네이버 게섰거라" 쿠팡, 셀러 유치로 승부수...오픈마켓 시장 확대 포석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전략매입팀은 미국 상장 직후부터 경쟁업체의 우수 오픈마켓 셀러들을 상대로 자사 플랫폼에 입점해 달라며 판매자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셀러 온라인 커뮤니티(SNS)에서 주로 언급되는 타깃층은 오픈마켓 사업자 1위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셀러들이다.

쿠팡의 전체 매출(13조3000억원)에서 차지하는 오픈마켓 사업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쿠팡의 직매입 매출은 12조1270억원으로 전체의 약 92%에 달한다. 오픈마켓 사업인 마켓플레이스의 매출은 1조163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8%가량을 차지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 매출·영업손실 추이. 2021.02.15 nrd8120@newspim.com

반면 네이버쇼핑에 입점해 있는 셀러 수는 독보적이다. 올해 1월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해 있는 소상공인 수만 42만명에 달한다. 스마트스토어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7조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의 63%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 전략매입팀에서는 주로 우수 셀러들에게 개인 휴대폰 전화와 전자메일로 쿠팡 입점을 독촉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이러한 '입점 영업' 연락이 잦아졌다는 제보가 온라인몰 셀러들로 구성된 SNS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루에 많게는 3~4통의 전화를 받는다는 셀러들도 적지 않았다. 쿠팡이 공격적으로 셀러 발굴에 나서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쿠팡이 오픈마켓 사업을 확대해 '외형 키우기'에 나선 것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셀러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일 SNS에 "쿠팡 본사 매니저로부터 입점하라는 전화가 왔다"고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황당했던 경험도 함께 털어놨다. 그는 "며칠 뒤에 왜 사업자인증 안 하냐, 상품등록 안 하냐고 대뜸 묻는 연락이 와서 당황했었다. 유명 기업으로부터 영업전화를 받은 건 처음이라서 쿠팡 매니저가 맞는지 의심이 됐다"고 말했다.

판매자 관리시스템도 한층 강화해 셀러 구미를 당기고 있다. 쿠팡은 이달 5일부터 코리아센터와 손을 잡고 경쟁사 오픈마켓에서 파는 물건을 자체 플랫폼에 쉽게 옮길 수 있게 '판매자 관리센터' 웹솔루션을 제공한다.

플레이오토는 쿠팡의 셀러들이 상품 등록과 재고 관리, 상품 수정을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쿠팡 전용 웹솔루션을 제작해 서비스한다. 다른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도 쉽게 쿠팡 사이트로 옮겨올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쿠팡 마켓플레이스 이미지. [사진=쿠팡] 2020.05.19 nrd8120@newspim.com

◆불붙은 오픈마켓 경쟁...판 커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반쿠팡 연대 의식했나

쿠팡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업체간 경쟁이 한창이다.

뉴욕 증시 입성으로 5조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쿠팡이 국내로 돌아와 공격적인 투자로 이커머스 시장 장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미국 아마존 방식을 답습하며 승자독식형 전략을 구사해온 것도 업체들의 위기의식을 키운 측면이 있다. 

이러한 시장 혼돈양상은 경쟁사들의 경영 기조의 변화를 불러왔다.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선 최대 라이벌과의 혈맹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신세계와 네이버간 전략적 제휴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네이버 플랫폼에 최대 강점인 이마트 장보기는 물론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널 명품브랜드도 입점시키기로 합의했다.

네이버는 한국판 아마존 실현을 위해선 쿠팡이 넘어야 할 '산'이다. 네이버쇼핑의 핵심 경쟁력인 스마트스토어를 넘어서지 않고선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로 올라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래액을 따져보면 네이버쇼핑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27조원을 기록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7%다. 쿠팡은 거래액 22조원, 점유율 13%로 네이버에 이어 업계 2위 사업자에 올랐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과 점유율. 2021.03.11 nrd8120@newspim.com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네이버지만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상당히 공격적이다. 해당 분야 강자들과 반쿠팡 연대를 구축하는 점은 쿠팡에도 부담이다.

지난해 CJ에 이어 올해는 신세계그룹과 손을 잡고 5조원의 실탄을 확보한 쿠팡에 대적할 역량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J대한통운과는 배송 속도를 높이고 신세계와는 상품과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려 부동의 1위를 굳히겠다는 복안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주주 서한을 통해 스마트스토어의 올해 거래액을 전년 대비 50% 증가한 2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자신했다. 지난해보다 8조원 증가한 규모다. 5년 뒤에는 스마트스토어를 현재 두 배 이상인 100만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사업 확장에도 공격으로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게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면면도 그간 직매입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던 쿠팡이 오픈마켓 시장 확대로 돌연 전환한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적격 후보자(숏리스트)에는 유통 공룡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IT 공룡 SK텔레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 4곳이 포함됐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1.26 hrgu90@newspim.com

어떤 업체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이커머스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기업들이다. 쿠팡에도 위협적인 존재들이다.

SK텔레콤은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다. 11번가는 올 상반기 중으로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재도약을 꾀한다.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는다면 두 업체 모두 이커머스 선두권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시장 점유율은 단숨에 17%로 올라간다. 거래액도 27조원으로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 네이버쇼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이마트 역시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거래액은 24조원, 점유율은 15%로 수직 상승하게 된다. 이커머스 업계 2위인 쿠팡(거래액 22조원, 점유율 13%)을 넘어서 업계 '빅2' 반열에 오르게 된다.

현재 쿠팡은 올해 미국 상장으로 확보한 5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업계 1위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쿠팡의 위상이 예전만 못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셀러를 네이버쇼핑만큼 확보할 수 있다면 영업적자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  쿠팡이 고수해온 직매입 위주의 빠른 배송 전략은 수익성을 갉아먹는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쿠팡의 누적 적자가 4조원이 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오픈마켓 사업은 직매입과는 달리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성장세가 둔화된 레드오션으로 평가됐지만 쿠팡 미국 상장으로 전반적으로 재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매입 중심이던 쿠팡은 네이버를 뛰어넘기 위해 오픈마켓 사업 확대에도 나선 것"이라며 "셀러들이 대거 유입된다면 네이버를 위협할 수 있는 맞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업체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봤다.

nrd812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