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신규 임대차법 도입 영향
강남권뿐 아니라 서울 외곽에서도 격차 커져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서울 지역에서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와 새로 계약서를 쓰는 경우의 전셋값 격차가 2배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전셋값 폭등이 빚은 결과다.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적용돼 보증금의 5% 이내로 높여 2년 더 거주할 수 있다. 반면 신규 세입자들은 폭등한 전셋값을 모두 부담하면서 격차가 발생했다.
◆ 같은 단지·층 간 전셋값도 3억 차이 나는 강남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 61~64동의 전용면적 82.5㎡는 지난 2일 8억5000만원(7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닷새 뒤인 7일 같은 단지 같은 층에 있는 다른 가구는 5억2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5억2500만원은 5억원에서 5%(2500만원) 인상한 값으로,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지난달 30일에는 5억8000만원(2층), 4일에는 5억9850만원(4층)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 계약들도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전세 품귀와 전셋값 폭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매물란이 텅 비어있다. 2020.10.19 pangbin@newspim.com |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79㎡에서는 지난달 31일 8억 3000만원(9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6일에는 4억9350만원(14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푸르지오의 전용면적 59.88㎡는 지난달 9일 4억원(7층)에 거래가 진행됐다. 그러나 17일에는 7억5500만원(17층)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23일에는 같은 평형이 7억원(10층)에 전세 계약됐다.
◆ 서울 외곽지역에도 전세 이중가격 형성
이중가격 현상은 강남권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나 서울 외곽지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성동구 금호삼성래미안 전용면적 59.95㎡는 지난달 6일과 29일에 3억 8840만원(6층), 6억원(5층)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 10단지 전용면적 114.26㎡는 지난달 7일 5억720만원(3층)을 기록했으나 지난 9일에는 2억7906만원(2층)에 전세계약이 맺어졌다.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성북구 래미안길음1차 전용면적 59.99㎡가 지난달 12일에는 5억원(12층)에 전세거래가 됐던 것이 지난 3일에는 3억4600만원(7층)을 기록했다.
도봉구 쌍문금호1차 전용면적 70.13㎡는 지난달 17일과 19일에는 2억7000만원(3층), 1억5500만원(12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와 신규로 계약한 세입자 간 보증금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전셋값이 더 오른다면 양측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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