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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 라임 김봉현, 진술번복…"현직검사 술접대, 짜맞추기 수사"

옥중 자필 입장문 전해..."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술접대"
"접대 검사 1명 라임 수사팀 합류...야당에도 금품 로비"
법정서 진술 바꾼 김봉현 "개인적 미안함에 돈 줬다"
"검찰 수사, 방향성 설정된 듯...협조해야 할 분위기였다"

  • 기사입력 : 2020년10월16일 19:59
  • 최종수정 : 2020년10월22일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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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배후로 일컬어지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6일 현직 검사들에게 술접대를 했고, 이중 1명이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여당 정치인뿐만 아니라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도 금품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법정에서는 검찰 조사 당시 진술을 돌연 번복했다. 검찰이 수사 방향을 이미 정해놓고 있어 자신이 선처를 받기 위해서는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이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한 폭로를 이어가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 "술접대 받은 검사가 라임 수사", 자필 입장문 통한 폭로

김 전 회장은 이날 옥중 자필 입장문을 내고 검사 출신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을 접대했으며, 이중 1명은 서울남부지검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A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사건 담당 주임검사로 승승장구하던 우병우 사단 실세"라며 "2019년 7월경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 술접대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사 1명은 얼마 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며 "술 접대자리에 있던 검사가 (라임 사태) 수사 책임자였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체포된) 지난 4월 23일 A변호사가 경찰서 유치장을 방문해 '조사를 받을 때 A변호사와 전에 봤던 검사들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수사팀과 의논 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수원=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조6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대기장소인 수원남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20.04.26 leehs@newspim.com

지난 5월 초 면담에서 A변호사는 "남부지검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 끝났다.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 잡아주면 윤석열 보고 후 조사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김 전 회장은 전했다. 이 제안에 협조하지 않으면 자신에 대한 공소 금액을 높여서 구형 20~30년을 준다고 A변호사가 협박했다고도 김 전 회장은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야당 유력 정치인을 상대로도 로비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한 후 실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게 로비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검찰) 면담 시 얘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됐다"며 "당초 민주당 의원 500만원 관련 두명은 소액이라서 수사 진행을 안 한다고 했다가 (검찰)총장이 전체주의 발표 후 당일부터 수사 방향을 급선회한 후 두 사람도 수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외부에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배경과 관련해 검찰개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을 보면서 모든 걸 부인한다고 분노했는데 내가 직접 당사자가 돼 언론의 묻지마, 카더라식 토끼몰이와 검찰의 퍼즐조각 맞추듯 하는 짜맞추기식 수사를 직접 경험하면서 검찰개혁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태를 지켜보면서 내 사건을 지켜보는 것 같다는 생각에 모든 사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자신이 라임 전주(錢主)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은 라임 전주이거나 몸통이 절대 아니다"라며 "검찰에서 검사들도 날 피해자라고 아쉽다고 칭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라임 펀드 부실 사태 직접적인 원인이고 실제 몸통들은 현재 해외 도피이거나 국내 도주중"이라고 했다.

◆ "검찰에 협조하면 선처 '시그널' 받아", 법정서 진술 번복

김 전 회장은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돌연 검찰 조사 당시 진술을 번복했다. 이 위원장에게 건넨 3000만원은 정치자금이 아니라 개인적인 미안함과 인간관계 유지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7~8월쯤 이 위원장에게 준 3000만원은 대가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힘들다고 부탁해서 빌려준 것"이라며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섭섭하게 생각할 수 있어 인간관계 유지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주식 손실에 대해 도의적·인간적으로 미안해 빌려준 것이다"며 "이 위원장으로부터 선거 관련 이야기를 들은 것은 2018년 7~8월이 아닌 2018년 12월쯤"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 동생 이모 씨는 김 전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스타모빌리티 전신 인터불스 주식을 구매했으나 주가 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이 위원장이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하자 미안한 감정이 들어 거절하지 못했다는 게 김 전 회장 주장이다. 선거 관련 언급은 돈을 입금한 뒤 약 4~5개월이 흐른 뒤에야 처음으로 들었다는 것이다.

이 증언은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과 180도 바뀐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조사 당시 "이 위원장이 '선거자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며 "선거 이야기를 해서 실제 당선되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 돈을 입금했다"고 진술했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진술을 바꾼 이유에 대해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이미 수사 방향을 정해놓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여기에 협조하면 자신도 선처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구속된 상태에서 (검사와) 이야기하다 보면 (수사) 방향성이 설정돼 있는 상황을 느끼게 됐다"며 "여기에 맞춰서 말했던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인 분위기가 검찰에 협조해야할 분위기였다"며 "불이익이 돌아갈 것을 생각해 큰 차이가 없다면 협조했다"고 했다.

특히 "정치적 대가성 돈 아니냐는 질문에 2018년 6~7월이 아니라 2018년 12월이라고 말했는데 검사가 부장 확인을 받는다며 다시 물어봤다"며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일종의 시그널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범죄사실을 미리 만들어놓고 이게 맞는지 물어본 적이 있냐"고 반발하자, 김 전 회장은 "아주 미묘한 차이지만 조금씩 오차범위가 있는 것에 맞춰간다는 분위기를 감지했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수수하고, 자신이 감사로 재직하던 조합 투자를 부탁받은 대가로 자신의 동생에게 5600만원을 전달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날 김 전 회장의 폭로 및 진술 번복 이후 서울남부지검은 입장문을 내고 "검사 출신 야당 정치인의 우리은행 로비 의혹은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직 검사 및 수사관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사실"이라며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확인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김 전 회장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 라임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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