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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탈 털어도 위법의심 고작 3.6%..."정부가 부동산 급등을 투기몰이탓 여론전"

고가주택 2만2000여건 중 불법의심사례 811건
"불법행위로 인한 부동산 시장교란, 과잉해석" 비판
정부 감독기구 신설 추진에..."사각지대·국민 갈등" 우려

  • 기사입력 : 2020년08월29일 07:34
  • 최종수정 : 2020년08월29일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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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가 최근 실시한 부동산 실거래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적발된 불법의심 사례는 전체 거래 중 약 3.6%인 800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불안의 주된 원인으로 편법증여와 탈세 등 불법행위를 꼽는다. 그러나 대대적인 실거래 조사에서 상당수 거래는 정상적인 거래로 나타나면서 정부의 해석은 다소 지나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전국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 중 이상거래 1705건에 대한 조사 결과 [자료=국토부 제공] 2020.08.26 sun90@newspim.com

◆2만2000건 중 위법의심 811건..."실제 위법은 거의 없을 것"

29일 국토교통부에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2월까지 신고된 전국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 2만2000여건 중 1705건에서 이상거래가 발견됐다.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대응반)과 한국감정원 실거래조사팀은 1705건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811건을 편법증여나 탈세, 대출규정 위반 등 불법행위 의심사례로 적발했다. 이는 전체 거래건수 중 약 3.6% 수준이다.

조사 결과 811건 중 편법증여, 법인자금 유용 등 탈세의심사례가 55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계약일 허위신고 등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211건, 대출규정 위반 37건, 명의신탁약정 등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8건 등이다.

국토부는 고가주택 거래 중 차입금이 과다하거나 적정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들을 중점으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국세청이나 금융감독원, 경찰청 등 관계기관 조사를 거치면 실제 불법행위에 해당되는 거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건수는 말 그대로 불법으로 의심되는 사례들이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각 소관부처들이 조사를 해보면 실제 위법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올해 들어 수차례 불법행위 의심사례들을 발표했지만,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법인 부동산 이상거래를 집중 점검했다. 조세·대출규제 회피 수단으로 법인을 통한 거래가 지목되면서다. 법인과 관련해서 적발된 의심사례는 법인자금을 유용한 탈세의심 79건, 용도외 유용 등 대출규정 위반의심 11건 등 총 90건에 그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 관례대로 라면 합법적인 거래였더라도 최근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불법이 되는 사례들도 다수 포함됐을 것"이라며 "이러한 사례들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교란됐다고 보기에는 과잉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0.08.28pangbin@newspim.com

◆위법의심 800건인데 감독기구 설치?..."국민 분열만 유발"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와 관련해서 정부 논의를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연내 감독기구 설치 근거법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감독기능을 강화해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불법행위 근절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감독기구 설치 명분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체 거래 중 상당수 거래가 합법적인 범위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감독기구 설치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대응반이나 국세청, 금감원 등 기존 감독기관들의 역량 강화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필요하지만, 새 감독기구 설치 등 단속 강화는 불법행위 의도가 없는 실수요자들의 거래마저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하나의 감독기구에 여러 기관의 인원들이 모이면 인사, 실적인정 등의 문제로 오히려 사각지대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일부 불법행위 의심사례만 가지고 감독기구를 새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며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도 불법행위를 충분히 감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일부 '남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교언 교수는 "정부가 서울 집값 상승 원인을 임대사업자, 일부 투기세력 등 탓으로 돌리면서 마녀사냥식으로 여론몰이 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국민 간 분열과 갈등을 유발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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