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사설이지만 구급차]④"똑같이 사이렌 울려도 '사설'만 단속" 억울

기사입력 : 2020년07월15일 07:15

최종수정 : 2020년07월16일 14:31

"경찰이 119구급차 단속했다는 얘기 못 들어봤다"
전문가 "CCTV 설치 등 요구하려면 정부 지원부터"

[편집자] 응급환자를 태우고 가던 구급차를 막아선 택시기사의 횡포가 알려지면서 국내 응급차 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사설 구급차에 대한 개선 요구가 절실해 보입니다. '119 구급차'와 똑같은 일을 하면서 단지 '사설'이란 이유로 불신과 홀대를 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뉴스핌은 국내 사설구급차 운영 실태와 현장기사의 애환, 개선 방향 등에 대해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사건팀 = "골든타임 응급환자가 타고 있는데도 경찰이 사설구급차만 단속하는 경우가 있어요. 119는 응급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안 잡는데 사설이라는 이유로 의심하는 거죠. 119든, 사설이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로 긴급자동차인데 억울합니다."

병원 및 119, 사설 등 구급차는 모두 대통령령으로 지정한 긴급자동차로, 응급상황에서 사이렌을 울리고 출동한다. 그러나 응급환자를 태우지 않은 채 사이렌을 울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해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사설구급차 업계는 경찰이 사설에 대해서만 가짜 사이렌을 단속하는 등 민간에서 운영한다는 이유로 유독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토로했다.

◆ 사설구급차도 긴급자동차인데...색안경 벗어야

15일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긴급자동차는 긴급한 용도로 사용될 때만 사이렌을 울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급차가 응급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광등을 켜거나 사이렌을 작동시키는 경우에는 그 운전자에게 최소 4만원부터 최대 7만원까지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해당 법은 2016년 7월 개정됐다.

[사진=게티이미티뱅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정한 '응급환자'는 질병, 분만, 각종 사고 및 재해로 인한 부상이나 그 밖의 위급한 상태로 인해 즉시 필요한 응급처치를 받지 아니하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심신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 또는 이에 준하는 사람이다.

현장에서는 구급차 사이렌은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법률이 정한 응급환자가 아니더라도 언제 상태가 악화될 지 알 수 없는 데다, 자칫 교통상황으로 인해 지체되면 골든타임을 놓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열악한 영업 현실에서 고객이 빨리 가기를 원하면 요구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A 사설구급차 업체 관계자는 "거동을 할 수 없는 환자 외래가 1시 진료인데 12시 40분쯤 전화가 와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도착하려면 어쩔 수 없이 사이렌을 울리기도 한다"며 "또 응급환자가 아닌 환자를 이송하는 중간에 급한 요청이 갑자기 들어오면 사이렌을 켜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설구급차 대원들은 유독 사설에만 색안경을 끼고 이중잣대를 들이댄다고 토로했다. 사설구급차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현장에서 차별 대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B 사설구급체 업체 대표는 "응급환자를 데리러 갈 때 당연히 빈 차라도 1분 1초가 급하니 사이렌을 켜야 한다"며 "쓸데없이 구급차가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린다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고자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환자의 구체적인 상태를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위급하다는 신고를 받으면 사이렌을 켜고 환자를 데리러 가는 것"이라며 "사설, 병원, 119 모두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로 긴급자동차인데, 경찰은 사설만 단속한다. 119구급차였으면 경찰이 잡았겠느냐"고 덧붙였다.

◆ 사이렌 실효성 떨어져…구급차 공적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사이렌과 관련한 불만과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사이렌이나 경광등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구급차 사이렌이 울린다고 해서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 시간이 단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시은 응급구조학회 정책이사는"사이렌 소리로 인해 운전자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해질 뿐만 아니라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사이렌을 켠다고 해서 감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고율은 증가했다"며 "최근에는 되도록 안 켜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티뱅크]

위법적인 사이렌 사용에 대한 단속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도 구급차 사이렌과 관련한 제도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찰 입장에서는 사이렌을 켜고 달리는 구급차를 일일이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응급환자가 타고 있을 경우 단속으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서울 강북구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60대 뇌졸중 환자를 이송하던 사설구급차가 버스전용차로로 운행한다는 이유로 경찰 단속에 붙잡혀 논란이 됐다. 경찰은 환자 탑승여부와 의사 소견서를 확인하고 구급차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환자 측은 20여분 지체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구급차 안에 응급환자가 있는지 직접 열어봐야지 어떻게 알겠느냐"며 "만약 환자가 죽으면 사건이 되고 이슈화가 되는 상황에서 경찰도 정확한 제보가 없으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설구급차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선행된 후 철저한 관리감독 체계를 가동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시은 이사는 "규제와 의무만을 부과하고 정부의 실질적 지원과 관리 감독이 부실한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우선 정부가 지원부터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구급차는 현장 및 응급실 처치, 전원 등 응급의료의 영역이라 공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국가가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데 민간 구급차 서비스는 철저하게 국민이 100% 부담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원하게 되면 구급차 이용 관련 객관적 데이터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고 구급차를 적절하게 이용했는지 판단지표도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ur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