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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부자에 밀리는 '중국 최고 부호 왕젠린', 中 산업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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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디지털화' 조류 속 인터넷기업에 밀려
영화관 산업 빚더미, 최악의 경영위기 맞아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한국에서 '부호 1위'라고 하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떠올리듯, 중국에서는 완다(萬達)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부자의 상징'이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완다를 키워낸 왕 회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부동산 투자 거물로서, 과거 수년간 중국 '최고의 갑부'라는 타이틀 보유자였다. 

특유의 모험가적 기질을 발휘해 통큰 경영을 펼쳐온 왕 회장은 본업인 부동산 사업 외에 문화와 관광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국을 넘어 전세계적인 완다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꿈을 향해 달려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재계에서는 이처럼 화려했던 왕젠린의 시대가 끝이 났다는 말이 나온다. 완다 그룹은 그간 영화관과 쇼핑몰 등 전통 오프라인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속화된 '디지털화'라는 중국 경제의 트랜드에 편승하지 못하고 도태된 것이 그 원인이 됐다는 평이다. 

[베이징 중신사 = 뉴스핌 특약] 완다(萬達)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

◆ 경제의 디지털화가 불러온 '재계 서열' 지각변동

코로나19 사태는 중국 경제와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자상거래·온라인 게임·원격근무·원격진료·온라인 교육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비가 급증했고, 이는 디지털 경제 시대의 본격화를 알렸다.

'디지털 경제'란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신형 경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사회의 디지털화, 인터넷화, 스마트화 등을 포함한다. '중국 디지털경제 발전 백서(2020)'에 따르면 중국의 디지털경제는 지난 2005년 2조6000억 위안에서 지난해 35조8000억 위안으로 급속 성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 디지털경제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14.2%에서 36.2%로 늘어났다. 이는 디지털경제가 중국 전체 경제에 미치는 기여도가 매년 확대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코로나19 사태는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재계 서열의 지각 변동을 불러왔다.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胡潤)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 후 4개월. 전세계 기업가 자산의 변화에 관한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3대 기업가는 텐센트홀딩스의 마화텅(馬化騰·포니 마) 회장, 알리바바의 마윈(馬雲·잭 마) 창업자, 핀둬둬(拼多多)의 황정(黃崢·콜린 황) 최고경영자(CEO)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핀둬둬 황 CEO의 등장이다. 황 CEO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지난 1월 30일부터 5월 31일까지 자산이 94%나 증가해, 가장 많은 자산을 늘린 중국 부호로 꼽혔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핀둬둬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온라인 소비층이 대거 늘어나면서 몸값이 급등했다. 

반면, 수년간 부호 1위 자리를 차지해왔던 왕 회장은 같은 기간 자산이 12%나 줄며, 23위로 밀려났다. 이는 1954년생 왕젠린 회장과 1980년생 황정 CEO로 대표되는 신구 기업가의 세대 교체와 함께, 중국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0.07.10 pxx17@newspim.com

◆ 코로나로 무너진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 기업인의 꿈 

16세에 군 입대. 32세에 다롄(大連)시 시강(西崗)구 공무원으로 전직. 35세에 다롄시 판자촌 재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들며 부동산 기업 창업, 38세에 남순강화(南巡講話·덩샤오핑이 1992년 남방 경제특구를 순시하면서 개혁 개방을 촉구한 일련의 발언) 정책에 힘입어 현재의 다롄완다(大連萬達)부동산그룹 설립.

이는 왕 회장의 간단한 이력이다. 1990년대 본격화된 중국 개혁∙개방의 시대적 조류를 타고 창업의 성공신화를 쓴 왕 회장은 부동산 사업 외에 영화관 체인, 호텔, 쇼핑몰, 리조트, 테마파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 중에서도 영화관 체인은 왕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인 사업으로 꼽힌다. 2005년 중국에 완다시네마(萬達電影)를 설립하며 영화관 체인 기업의 꿈을 이룬 왕 회장은 이를 해외로까지 확대, 2012년 26억 달러(3조1300억원)를 들여 미국 2위의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그 이후에도 왕 회장은 미국과 유럽 지역의 비교적 규모가 큰 영화관 체인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며 세계적인 영화관 체인 기업으로 거듭난다. 

"2020년이 되면, 완다 그룹의 수익 대부분은 비(非)부동산 사업에서 창출하게 될 것이다"

과거 왕 회장은 미래 영화관 체인 산업의 성장성을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영화관 체인 산업은 오히려 완다 그룹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 영업이 일제히 중단되면서 완다시네마는 1분기 최대 6억5000만 위안(약 11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완다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1000개의 영화관이 문을 닫았고, 코로나 발생 후 3개월간 중국 전역의 2200여개에 이르는 영화관 관련 기업의 등기가 말소됐다.

특히 AMC와 관련한 부채가 49억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완다 측은 이를 부인했으나, AMC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한 달간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AMC Entertainment Holdings Inc.)의 시가총액은 92%나 줄어들었다. 

영화관 체인 외에 중국 전역에 들어서 있는 종합 쇼핑몰인 완다 광장(萬達廣場)을 통한 손실 또한 막대하다. 춘절(중국의 설) 기간 완다 광장 쇼핑몰 입점 업체에게 한달 간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삭감해주는 행보에 나선 완다는 이를 통해 30~40억 위안의 추가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0.07.10 pxx17@newspim.com

◆ 빚더미에 눌려 흔들리는 완다 제국

"최고의 부자(首富)가 최고의 빚쟁이(首負)로 변하다"

최근 현지 매체에서 왕 회장을 언급할 때면 최고의 부자(首富)와 함께 중국어 발음이 '서우푸'로 동일한 최고의 빚쟁이(首負)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벌여온 무분별한 차입경영(자신의 자본이 아닌 과도한 부채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경영 활동)으로 왕 회장이 큰 빚을 지게 됐고, 올해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그간 쌓여온 막대한 부채 리스크가 결국 터지게 될 것이라는 평과 함께다. 

이와 함께 "작은목표(小目標)에서 살아남기(活下去)로"라는 말도 자주 등장한다.  

왕 회장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지난 2016년 언론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큰 욕심을 갖기보다는 먼저 1억 위안 벌기와 같은 작은 목표(小目標)부터 세우는 게 좋다"고 말해 논란을 산 바 있다. 2015년 기준 중국 대졸자 평균 초임 연봉이 4만5000위안임을 감안하면 1억 위안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아도 모으기 힘든 액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현지 매체는 "1억 위안을 작은 목표라고 여겼던 왕 회장에게, 지금은 살아 남는 것이 목표가 됐다"는 말로 현재 왕 회장이 직면한 심각한 경영 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pxx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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