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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역사의 변곡점' 지켜본 잿골 '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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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정난 때 흘린 피를 덮기 위해 재를 뿌려 이름지어져
풍파 지켜본 600살 넘는 백송만이 오롯이 역사 기억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1453년 음력 10월10일(단종1년). 세종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이 친히 순졸 수백명을 거느려 남문 밖 가회방(嘉會坊) 동구(洞口·동네 입구) 돌다리 가에 주둔했다.

서쪽으로는 영응대군 집서쪽 동구에 이르고 동쪽으로 서운관 고개에 이르기까지 좌우익을 나눠 사람의 출입을 절제했다. 또 돌다리로부터 남문까지 마병·보병으로 문을 네 겹으로 만들고, 역사(力士) 함귀·박막동·수산·막동 등으로 제3문을 지키게 했다.

수양대군이 영을 내렸다. "이 안이 심히 좁으니, 여러 재상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겸종(따르는 종)을 제거하고 혼자 들어오도록 하라."

조극관·황보인·이양이 제3문에 들어오니, 함귀 등이 철퇴로 때려 죽였다. 사람을 보내어 윤처공·이명민·조번·원구 등을 죽였다. 삼군진무 최사기를 보내 김연을 그 집에서 살해했다. 삼군진무 서조를 보내 민신을 비석소에서 베고, 최사기와 의금부도사 신선경을 보내 군사 100명을 거느리고 용(안평대군)을 성녕대군 집에서 잡아 압송해 강화도에 뒀다.(단종실록 8권 계사 1번째 기사)

궁궐 인근에 길을 막았다. 개미 한 마리 빠져 나가지 못하게 4중막을 쳤다. 대신들은 '죽음의 인의 장막'을 거쳐야 했다. 2번째 문까지 얼굴을 확인했다. 맞으면 3번째 '헬게이트'에서 장사들이 철퇴로 때려 죽였다.

◆피의 군주가 벌인 한밤의 살육

계유정난(癸酉靖難). 계유년(1453년·단종 1년)에 수양대군이 왕위찬탈을 위해 일으킨 쿠데타다. 정난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가 처한 병란이나 위태로운 재난을 평정한다'는 뜻이다. 곧바로 왕위에 오르면 반정(反正)이다. 하지만 수양대군은 김종서·황보인 등 신하들이 어린 왕을 대신해 정치를 좌지우지한 국정농단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켰다. 2년 뒤 마지못한 척 왕위를 물려 받았다. 그래서 반정이 아닌 정난인 것이다.

당시 단종의 나이는 만12세. 요즘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밤에 신하들이 철퇴를 맞고 내뱉는 비명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야 했다.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현재 서울 재동의 모습. 재동의 간판인 헌법재판소를 왼쪽에 두고 차로가 곧게 뻗어 있다. 2020.07.02 fair77@newspim.com

수양대군이 진을 친 가회방 동구 돌다리 근처는 '재동' 부근이다. 이 일대에서 수양대군은 한밤의 살육을 벌였다. 신하들은 수양대군이 부른다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정승들을 왕이 부른 것처럼 수양대군이 내시에게 협박해 단종의 허락을 받아오라는 장면이 나온다.

'(수양대군이) 환관 전균을 불러 말하기를 황보인·김종서 등이 안평대군의 중한 뇌물을 받고 전하께서 어린 것을 경멸히 여기어 널리 당원을 심어 놓고, 번진과 교통하여 종사를 위태롭게 하기를 꾀하여 화가 조석에 있어 형세가 궁하고 일이 급박한데 또 적당(賊黨)이 곁에 있으므로, 지금 부득이하여 예전 사람의 선발후문(先發後聞·선조치 후보고) 일을 본받아 이미 김종서 부자를 잡아 죽였으나, 황보인 등이 아직도 있으므로 지금 처단하기를 청하는 것이다. 너는 속히 들어가 아뢰어라.'

겁에 질린 만 12살 어린 왕이 허락했다. 왕이 불러 이동한 황보인 등 정승들은 겹겹이 쳐진 인의 장막을 보고 삶이 기로에 섰음을 예감했을 것이다. 승기를 잡은 수양대군은 어린 조카 단종을 갖고 논다. 왕에게 '역적처단'을 명분으로 살육전에 참가한 군사들에게 술과 음식을 내려줄 것도 청했다.

'노산군(단종)이 환관 엄자치에게 명하여 내온(內醞·궁중술) ·내수(內羞·궁중음식)로 세조 이하 여러 재상을 먹였다.' 

◆피비린내 지우려 뿌린 재

길바닥은 피로 흥건했다. 한밤에 불려 나온 정승과 시종들까지 땅에 피를 뿌렸다. 굳어가는 피비린내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역겹다. '재동'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시작된다.

조선시대 재동과 윗골 가회동은 정승을 비롯한 세도를 누리는 양반들이 살던 동네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해 왕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 등으로 왕족과 고관대작이 많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종로문화원에 따르면 재동은 잿골을 한자로 옮긴 데서 유래된다. 잿골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세조(수양대군)의 계유정난에서 비롯된다. 참살 당시 흘린 피가 내를 이루고 피비린내가 진동해 사람들이 집안에 있는 초목회(草木灰) 즉, 재를 모두 가지고 나와 피를 덮었다. 동네는 온통 회(灰·재)로 덮였다. 이후 이곳을 잿골, 회동으로 불렀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글의 '재'를 한자에 맞춰 재동(齋洞)으로 바꿨다.

수선전도(갑자완산중간본·1864년 전주본)에서는 회동(灰洞)으로 나타나 있다. 당시 사람들은 회동이라고 쓰고, 잿골이나 재동으로 불렀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서울 재동의 모습. 지도에는 재를 뜻하는 한자인 회(灰)를 사용해 회동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재동 또는 잿골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07.02 fair77@newspim.com

잿골이 한자식 이름과 한글식 발음이 일치하는 재동(齋洞)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정조 12년 10월의 일이다.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26권 10월16일 기사에는 동명의 이름을 다시 정하는 문제가 논의된다. 요즘으로 치면 행정구역 개편이다.

'동부의 인창방·숭신방 두 계는 방의 이름을 그대로 계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창선방에는 계의 이름이 없으니 창선방 1계·2계로 정해 시행하겠습니다. 어의동계가 전에는 건덕방에 속했었는데, 경모궁방으로 방의 이름을 품정한 뒤로 아직까지 소속된 곳이 없으니 종전대로 건덕방에 소속시키는 것으로 정해서 시행하겠습니다. 북부의 광화방·양덕방·가회방·관광방·진장방에는 계의 이름이 없으니 본동(本洞)의 속명대로 광화방 원동계, 양덕방 계생동계, 가회방 재동계, 관광방 부계, 진장방 삼청동계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고 하니 (왕이) 가하다고 하였다. 각부에 계만 있고 방이 없거나 방만 있고 계가 없는 곳이 있었으므로 비로소 그 이름을 정한 것이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피바람을 일으키면서까지 왕이 되고자 했던 수양대군은 뜻을 이룬다. 조선 7대 임금 세조다. 2013년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는 기억에 남을 대사가 나온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수양대군(이정재 역)이 관상가 내경(송강호)에게 묻는 말이다. 영화에서 내경은 수양대군을 일컬어 '날카롭고 참혹한 이리의 상'으로 묘사한다. 조카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수십명을 죽이며 피비린내를 지우기 위해 재를 뿌렸다고 동네 이름까지 새롭게 만든 세조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 '참혹한 이리의 상'과 충분히 부합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문화재청이 2018년 공개한 세조어진초본. 2020.07.02 fair77@newspim.com

2018년 반전이 일어났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개최한 '세조테마전시'에서 '세조어진초본'이 최초 공개되면서 현대인들의 허를 찔렀다.

전시에 공개된 세조어진초본은 2016년 문화재청이 구입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이왕직(李王職·망국의 조선황실)의 의뢰로 화가 김은호가 1735년의 세조 어진 모사본을 다시 옮겨 그린 초본이다.

역대 왕들의 어진(임금의 초상화)은 궁궐 내 선원전 등에 모셔뒀다 종묘에서 제사가 열릴 때 이동시켜 건다. 조선 국왕들의 어진은 6.25전쟁 당시 피난길에 올라 부산국악원 창고로 옮겨 보관됐다. 그러나 1954년 12월 부산 용두산 화재로 소실됐다. 1만원권에 나오는 세종대왕 모습도 가상의 인물도다. 김기창 화백이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가상 어진이다.

그나마 남은 어진은 태조와 영조, 철종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문화재청은 당시 공개한 세조어진초본에 대해 "세조의 모습을 알려주는 유일한 자료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임금의 용안을 묘사한 어진은 함부로 그리지 못한다. 궁중 최고의 화가들이 수염 한올까지 정성을 다해 그린다. 잘못 그렸다가는 목숨을 이어가지 못하는 게 기본이다.

공개된 세조의 얼굴은 '날카롭고 참혹한 이리의 상'과는 거리가 있다. 얼굴은 각진 곳 없이 둥글다. 눈과 코, 입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전체적인 인상은 마음씨 넉넉한 착한 품성이 엿보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독하고 강한 느낌의 세조와는 전혀 딴판이다.

주변 지인 10명에게 그림을 주면서 관상 아닌 인상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해 봤다. 전문 관상가가 보는 시야보다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첫인상을 듣고 싶었다. 10명 가운데 8명은 '선하다. 착할 것 같다'는 인상평을 내놨다. 사진 속 인물이 '세조'라고 말하자 '이런 사람이 그렇게 독한 짓을 했을까'라는 반응이 돌아 왔다.

2명만이 다른 의견을 냈다. 한 명은 "전체적으로는 선하지만 그림일지라도 눈빛이 매섭고 무섭다"는 평을 했다. 다른 한 명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고집이 세보이고 속에 품은 것이 많을 것 같다"며 "보스 기질이 넘쳐날 듯 보여 잘되면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의 최고 수장, 하다못해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는 할 인상"이라고 평가했다.

◆백송은 재동을 지켜본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맞이한 재동은 한산했다.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북촌으로 가는 초입길이라 그런지 중국인과 일본인 등 해외여행객으로 북적대던 곳이다. 하지만 평일 낮 재동은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마저 느껴진다.

북촌 한옥길로 방향을 튼 뒤 북악산 동편 자락에서 시원하게 뻗어내린 길을 150여m쯤 걸어 올라갔다. 현시대에서 재동의 대명사로 꼽히는 헌법재판소가 보인다.

재동은 조선왕조의 흐름을 바꿔버린 세조의 계유정난 이후 564년만에 다시 한국사의 변곡점을 맞이 했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울린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라는 이 11글자로 한국사에는 또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헌법재판소 뒤뜰에 서 있는 600년 이상 수령으로 추정되는 백송 2020.07.02 fair77@newspim.com

헌법재판소 정문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건물을 끼고 돌았다. 흰 옷을 입은 백송(하얀 소나무)이 쇠기둥에 몸을 받치고 두 갈래로 뻗어 있다. 나이는 600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 8호다. 높이 17m·밑부분 둘레 3.82m, 줄기는 밑부분애서 75cm 정도의 높이에서 2개로 갈라져 자란다. 중국 베이징 부근이 원산지로 조선초기 사신들이 왕래하면서 가져다 심은 것으로 얄려져 있다.

600년 나이의 백송은 비록 몸은 쇠기둥에 의존했지만 당당한 위풍은 잃지 않았다. 560여년 전 밤에 벌어진 일을 생생히 지켜본 노백송(老白松)은 조선의 흥망성쇠와 대한민국의 탄생과 발전 등 풍파를 묵묵히 지켜봤을 것이다.

앞으로 재동에서는 또 어떤 역사가 파란만장하게 이어져 나갈까. 말없이 서 있는 늙은 백송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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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급여 사외적립 2030년 전면 의무화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2030년부터 전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가 적용된다. 중소기업이 의무화 적용 시점보다 먼저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정부는 재정 지원 및 경영자금 융자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문성을 갖춘 수탁법인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대신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도 활성화한다. 중도 인출 방지를 위해 퇴직연금 담보 대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법과 제도도 개편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정부는 이 방안을 지난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안건으로 논의한 이후 이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2월 노사정 공동선언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전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를 법으로 규정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외적립 의무화는 임금체불 위험성을 낮추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임금체불 액 중 퇴직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41.1%(8229억원)에 달한다. 퇴직연금 기능강화방안 [자료=고용노동부] 이번 기능 강화 방안 내용을 담은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은 다음 달 나올 예정이다. 개정안이 연내 통과될 경우 사외적립 의무는 상시 근로자 수 100인 이상 사업장에 2028년 1월부터 의무화된다. 1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은 2029년 1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는 2030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단계적 도입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퇴직연금 미도입 사업장 1500곳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한 조치다. 중소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조기 도입 사업장 재정 지원과 경영자금 융자 비용 보전 사업도 신설됐다. 각각 내년 예산 정부안에 60억원, 62억원 규모로 반영됐다. 정부는 30인 미만 중소기업이 의무화 적용 시점에 앞서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최저임금 130% 미만 근로자의 부담금 10%를 사용자에게 지원한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이 퇴직연금 신규 도입 후 1개월이 지나면 경영자금을 융자할 때 대출금리 2%포인트(p) 이차보전을 지원한다. 의무화 적용 시점이 지났는데도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 제도인 푸른씨앗에 자동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사업장이 원하지 않으면 이를 탈퇴할 수 있는 선택권도 보장된다. 이후에도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는 사업장은 과태료 등 제재를 받을 예정이다. 푸른씨앗은 내년 1월부터 100인 이하 사업장까지, 2028년 1월부터는 300인 이하 사업장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범위가 확대된다. 정부 방침은 퇴직연금을 중도 해지하지 않고 노후를 위한 연금으로 받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주거나 의료비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때를 위해 퇴직연금 담보 대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법과 제도도 손질한다. 퇴직급여를 받게 됐을 때 연금 수급을 기본 선택지로 하고, 의사를 표현한 경우에만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연금소득 분리과세 한도는 현행 12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확대하고, 청년의 경우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퇴직연금 납입액 15%까지 세액공제한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활성화한다는 방침도 이번 발표를 통해 구체화됐다. 지난 2월 노사정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수탁법인 설립 주체를 기준으로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민간 금융사가 별도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불특정 다수 사업장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연합형은 사용자 연합이 수탁법인을 세우거나, 전국 단위 노사 단체 연합이 불특정 사용자·가입자 대상으로 운영한다. 공공기관 개방형은 푸른씨앗이 확대되거나 이와 유사한 기금이 신설되는 방식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에 적용된다. 한 사업장이 계약형과 기금형 퇴직연금을 복수 설정하거나 다수의 기금형 퇴직연금을 설정할 수 있다. 근로자 대표의 동의만 있다면 특정 기금형 퇴직연금을 기본값(디폴트)으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금형 퇴직연금 수탁법인이 되기 위해서는 노사와 전문가, 정부 등으로 구성된 인가위원회의 심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가 필요하다. 인가 체계는 기금의 난립을 방지하고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예비 인가·본인가 2단계 구조로 구성된다. 인가 요건은 인적·물적·재무요건으로, 재무 안전장치로 일정 규모 이상의 최소 자본금 요건을 설정한다. 정부는 수탁법인에 강력한 수탁자 책임을 부여하고, 법률에 가입자 이익 최우선의 원칙도 규정한다. 의무위반 시 수탁법인의 손해배상책임 및 가입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명시한다. 운용과 이해상충 관리, 설명의무 위반 등 핵심 영역에 한해 입증책임을 전환해 수탁법인이 의무위반과 손실 간 인과관계 또는 고의과실이 없음을 입증하는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면책된다. 가입자의 손실보전과 사고 대응·복구에 활용할 수 있는 운영위험준비금도 의무 적립하도록 한다. 수탁법인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시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 제재 처분 권한은 주무부처인 노동부에 두고, 각 기관의 전문성을 감독 전 과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감독협의회 등 관계부처 협력체계도 마련한다. 정부는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도 손질할 예정이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와 변동성을 감안해 현재 70%인 IRP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DC형·IRP·중퇴기금의 투자가능상품을 확대하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 평가를 통해 질 낮은 상품은 퇴출한다. 퇴직연금 운용 과정에서 퇴직연금공단(가칭) 등 별도 수탁법인을 신설하거나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는 방법 등 그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쟁점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여부나 그 방식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퇴직급여 적용 기준을 근속기간 6개월로 줄이거나 일할 계산을 채택하는 방안 등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노사관계 제도발전위원회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은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도출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로, 노후 소득의 안정성과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춰 노동자의 노후를 든든하게 지켜내는 제도적 기반을 세운 것"이라며 "개정 법안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의무화 일정에 맞춰 현장 지원체계를 빈틈없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6-10-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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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H 중심 도심복합사업 바뀐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면 수용 방식으로 추진하는 공공 정비사업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서울 지역 사업장 중 절반가량을 서울시가 맡아 시행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내년 1분기 예정인 국토교통부의 추가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공모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사업 참여를 활성화하고 원활한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업비를 시공자와 공동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사업으로 서울시가 방관했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 서울시가 50%까지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의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모습 [사진=뉴스핌DB] ◆ 국토부, 서울시에 도심복합사업 50% 시행권 넘겨…사업장 분할·공동 시행 내달 확정  2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된 서울 지역 사업 물량의 50%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전체 사업 물량의 절반에 대한 시행권 이양을 국토부에 요청했고, 국토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사업구역 또는 물량을 분할하는 작업이 늦어도 다음 달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공모를 추진한 지 3년 만이다. 서울에서는 용산구 효창공원앞역(서울지하철 6호선), 양천구 염창역(9호선), 서초구 이수역(4·7호선) 일대 등 총 11곳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공급 규모는 1만8000여 가구다. 유형별로는 용적률을 높여 고밀 개발하는 역세권 유형인 주거상업고밀지구가 6곳, 노후 저층 주거지를 아파트 단지로 정비하는 주택공급활성화지구가 5곳이다. 도심복합사업은 민간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토지등소유자가 조합을 설립해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이 토지등소유자의 토지 지분 등을 수용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토지등소유자에게 주택을 현물로 보상하거나 현금으로 보상하며, 세입자에게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가 제공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서울시내 도심복합사업의 절반에 대해 시행 참여를 요청해 이를 수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공모결과에서 선정된 11개 구역 1만8000가구부터 사업 시행에 참여한다. 서울시가 참여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도심복합사업에 참여한 첫사례가 된다.  다만 사업 물량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눌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전체 사업 물량의 절반을 맡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의 사업장을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동으로 시행해 각각 절반씩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국토부는 단일 사업장을 LH와 SH가 공동으로 시행할 경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사업장별로 시행 주체를 나누는 방안을 서울시에 권고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체 11개 사업장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5곳 정도를 서울시가 맡는 단일 시행 방식으로 추진할 것을 서울시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직 시행 방식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구상대로 LH와 SH가 공동 시행해 전체 공급 물량의 절반씩을 맡을지, 사업장별로 시행 주체를 나누는 단일 시행 방식으로 추진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심복합사업은 사업 신청과 승인 과정에서 자치구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업이다. 이에 사업장별로 시행 주체를 나눌 경우 자치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서울시의 사업 참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공모에서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지역 11개 사업장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같은 야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서초·송파·양천·용산구에는 각각 1곳씩, 총 4곳의 후보지가 포함됐다. 나머지 7곳은 여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6개 자치구에 분포해 있다. 이들 자치구가 서울시 산하 SH보다 정부 산하 LH의 사업 시행을 선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사업장별 분할 방식에 선뜻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별로 시행을 분담하면 서울시는 같은 야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자치구의 사업장을 주로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서울시가 도시계획과 주택 정비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여당과 정부가 정비사업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는 내용의 도시정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국토부는 서울시에 조속한 시행 방식 결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오는 11월까지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 서울시, 내년 공모 물량도 절반 참여 유지…사업비 마련 위한 시공자 공동사업 검토 서울시는 이번 공모에서 선정된 11개 사업장을 시작으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참여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모 물량의 절반을 맡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이후에도 전체 사업 물량의 50%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월 도심복합사업 참여를 선언한 서울시는 SH에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참여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모아주택·모아타운처럼 자체 공모를 통해 사업지를 선정하는 방식과 국토부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내년 3~4월께 추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체 공모를 추진할 경우 자치구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업 추진에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국토부와 공동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SH가 시행하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업비 조달 방식도 손질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사업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서울시와 시공자인 건설업체가 사업비를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심복합사업은 공공이 토지 등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토지보상비가 필요하고, 공사비 역시 사업 시행자가 부담해야 한다. LH는 국가 재정과 공공 재원을 활용해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지만, 서울시는 재정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만큼 대규모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면 별도의 재원 조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공자와 사업비를 분담하는 방식이 도입되면 초기 재정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분담 구조와 건설업체의 참여 유인 등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서울시는 시공자와 사업비를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도싱복합사업을 추진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즉 서울시 재정으로 토지보상비를 지급하고 공사비는 시공자가 부담한 후 분양 이후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올 상반기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도심복합사업 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시공자 공동사업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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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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