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기고] 이해충돌방지법과 국회

기사입력 : 2020년02월26일 11:11

최종수정 : 2020년02월26일 11:34

조승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정부가 제정한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시행될 수 있다.

사실 이 법안은 진즉에 시행될 수 있었다. 2013년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던 이른바 '김영란법' 제정안에 이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조승민 교수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안했던 이 법안은 "부정청탁 금지", "금품 등 수수 금지" 그리고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라는 세 개의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김영란법'으로 통칭되었던 법안의 정식명칭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었다.

그런데 19대 국회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라는 기둥을 전면 제거해버렸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법안 명칭까지 변경해서 통과시켰다. 물론 여야는 "이해충돌 방지" 부분을 추후 보완입법하겠다는 면피용 발언을 빠트리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2016년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국회의원들은 가족 등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했고, 그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그 후로도, 국회의원의 부동산 매입 등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사적 이익에 이용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당연히 '이해충돌방지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도 이해충돌 방지를 명시하고 있지만,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마치 그제야 알았다는 듯, 이해충돌방지법, 친인척채용금지법 등을 대책이라고 내놓았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이 부분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하기야, 식물국회도 모자라 동물국회까지 재현하며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터이니, 이런 기대가 애초에 사치였다고 하겠다.

"이해충돌 방지"부분은 세계적으로도 반부패법의 공통적 근간이라 할 수 있다. UN 반부패협약(2003), OECD 이해충돌방지 가이드라인(2003)은 물론 G20 반부패 행동계획(2010)에 이르기까지, 공공부문 부패 예방과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를 위한 체계 강화, 구체적 행위기준 제정 및 엄격한 시행을 회원국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1962년에 뇌물 및 이해충돌 방지법을 제정했다. 캐나다도 2006년에 이해충돌 방지법을 제정하는 등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들까지 이해충돌방지제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우리의 입법 상황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 성적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세계적 반부패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매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를 발표한다.

올해 1월 발표된 2019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9점으로 180개 조사대상국 중 39위이다. OECD 가입 36개국 기준으로는 27위로 하위 수준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싱가포르(4위, 85점), 홍콩(16위, 76점), 일본(20위, 73점), 부탄(25위, 68점), 타이완(28위, 65점), 브루나이(35위, 60점)가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을 비롯한 국가위상을 생각하면 39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10년 전인 2009년 우리나라의 순위가 39위였다는 점에서 보면 뒷걸음질을 멈추고 이제 겨우 회복하는 단계라고 하겠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 부패인식지수 세계 20위권 도약을 목표로 반부패 개혁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입법도 유효한 대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번에 제출된 법안은 올해 4월 총선에서 선출될 21대 국회에서 논의되리라 예상된다. 지금 여야는 총선을 겨냥해 '개혁'과 '혁신'을 외치며, 새로운 인물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개혁과 혁신'이 말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인물로만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은 국회가 이미 보여주었다.

사람을 바꾸어서 될 일이었으면, 우리 정치는 벌써 선진국 수준에 와 있어야 마땅하다. 우리 국회의 초선의원 비율이 총선 때마다 40%를 훨씬 웃돌았기 때문이다.(17대 62.5%, 18대 44.8%, 19대 49.3%, 20대 44%)

국회는 결국 입법으로 말하는 곳이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의 입법 여부도 21대 국회 평가의 주요 시금석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조승민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현)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전) 고려대 평화연구소 수석연구원 △고려대 경제학과, 정치학 박사(숭실대: 이익집단정치 전공)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尹 영수회담 제안 환영...총선 민심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윤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국민과 함께 환영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대통령을 만나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여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3.06 leehs@newspim.com 이어 "국민들께선 '살기 어렵다. 민생을 살리라'고 준엄하게 명령했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정부 그리고 국회가 함께 변해야 한다"며 "국민을 위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또 주저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이 국민을 위한 정치 복원의 분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중동 사태 등으로 고유가 현상이 심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6월말까지 연장했지만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0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개월만에 유가가 또 상승해 고물가 행진에 기름을 붓는 거 같아 참 걱정"이라며 "먹거리 고물가 지속으로 2월 물가 상승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넘었다. 35개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최근 고유가·강달러는 예상 못한 변수로 인식되고 있는데도 기재부 장관은 근원물가가 안정적이라 하반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 태연하게 말한다"며 "지난해 상저하고를 부르던 상황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지난해 이런 유동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hong90@newspim.com 2024-04-22 10: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