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미국 본사 인력 30% 감축
미국내 각 계열사도 고강도 인력 재배치 진행
CJ "사업 전략 변화 없으며 현장 강화한 차원"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본사 인력 레이오프 30%'.
CJ그룹 미국 본사에 근무하는 A씨는 가슴이 철렁했다. 인력 30% 감축 방침에 직원들의 동요는 컸다. 다음날, 옆자리 직원은 소식없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갑자기 사라진(?) 동료의 자리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레이오프(lay off·일시 해고) 공포가 엄습한 순간이다.
CJ제일제당 미국 아이오와 바이오공장 전경. 기사내용과 관련없음.[사진=CJ] |
CJ그룹이 글로벌 핵심거점인 미국 근무인력에 대한 고강도 인력효율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성과자 감원과 함께 지원인력의 현장배치가 이루어졌다. 규모는 근무인력의 30% 수준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는 미국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CJ 미국본사(LA)에 대해 근무인력 30%를 감축했다. CJ 미국본사는 기획, 전략, 총무, 회계, 법률 등 미국사업 전반에 대한 컨트롤타워(지주회사 역할)이다.
미국 본사는 기존 100명 가량의 인력으로 구성됐는데 이중 30명 가량이 본사에서 보따리를 쌌다. 미국내 CJ 각 계열사 인력조정 현황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계열사별로도 많게는 30%, 적게는 10% 수준의 인력 재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배경은 지난해 연말부터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조직과 인력의 재배치 기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주회사 CJ를 중심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근무성과가 좋지않은 인력의 감원과 함께 지원부서 인력의 현장배치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미국 본사의 인력 감축 역시 인력운영의 효율화 측면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지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지원부서에서 하루아침에 현장부서로 옮겨간 인원 중에는 "다른 회사 알아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하다.
메디스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케이콘 공연.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CJ ENM] |
그도 그럴것이 CJ가 미국에 진출한 이후 사실상 처음있는 고강도 인력 감축이다. 한 CJ 내부 관계자는 "30% 수준의 인력 감축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더구나 미국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가장 관심을 쏟는 '글로벌 넘버원 생활문화기업' 전략의 핵심거점이다. 소위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곳에서 인력 감축이 적지않은 규모로 진행된 만큼 내부의 충격도는 클 수밖에 없다.
CJ그룹에게 미국은 중국과 베트남에 이어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기회의 시장의 꼽힌다.
CJ제일제당, CJ푸드빌, CJ푸레이시웨이 등 식품과 바이오의 생산기지와 각종 사업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문화사업도 '한류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CJ ENM의 K컬처 관련 사업이 물살을 타고 있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아카데미상 4관왕 달성으로 문화사업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도 지난해 DSC로지스틱스를 인수(약 2314억원)하는 등 미국내 물류사업 확대를 가속화하는 중이다.
때문에 CJ 주변에서는 이번 미국내 인력 감축이 그동안 사업확장의 부작용으로 보기도 한다. 비대해진 조직의 재정비가 필요했던 것으로 봐야한다는 이야기다. 미국내 사업확장 과정에서 진행한 인수합병의 여파로 조직개편 필요성은 그룹내에도 일부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한 CJ 관계자는 "작년 연말부터 강조한 계열사 책임경영 기조에 맞춰 미주 지역에서도 미주 본사 인력의 일부가 계열사 현장으로 전진배치됐다"라면서 "사업 전략 변화 등은 없으며 현장을 강화한 차원"이라고 했다.
ikh665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