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 > 재계·경영

[기생충과 CJ] "이재현 회장은 4차원 천재"...'K컬처' 큰 그림 빛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문화산업이 한국 미래 이끌 것"
25년간 문화사업에 7.5조 이상 투자...K컬처 열풍 토대 마련

  • 기사입력 : 2020년02월11일 11:31
  • 최종수정 : 2020년02월11일 14:48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회장님을 4차원적인 천재라고 말하고 싶다. 그분은 우리가 못보는걸 보시니. 여러 경영자와 일해봤지만 회장님만큼 경영자적 천재성을 가진 분은 보질 못했다."

전직 CJ그룹 임원인 A씨. 그는 이재현(59) CJ그룹 회장을 이런 말로 표현했다. A씨는 이 회장과 이미경(61) CJ 부회장 등을 수년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인물이다.

그는 "새벽 2~3시에도 (경영 관련 생각을 담은) 문자를 보내시곤 했는데 당장 답장을 원하는 문자는 아니고 본인께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순간 바로 문자를 보내 기록을 남기는 분이었다"고 회고하면서 "3차원 세상에서 4차원 그림을 그려 이야기하는 경영자"라고 했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아카데미 92년의 역사를 뒤집어놨다. 한국영화산업 100년사는 물론 세계 영화 역사를 다시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걱정마저 잊어버린 환호가 터져나온다.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의 드라마다. 25년간 한국 대중문화에 투자한 '이재현식 K컬쳐 큰 그림'과 그의 뚝심있는 경영이 기생충과과 함께 빛난 순간이다. 

◆ 이재현 회장 "문화산업이 한국 미래 이끌 것"

11일 재계에 따르면 기생충 '봉준호 사단'의 조력자는 CJ가 손꼽힌다. 기생충은 CJ 계열사인 CJ ENM이 투자와 배급을 맡았다. 아카데미 수상을 위해 수백억원이 들어간다는 오스카 캠페인도 CJ가 주도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뒤 봉준호 사단과 함께 수상 무대에 오른 이미경 부회장은 단연 눈에 띄었다. 영화계는 '한국 대중영화의 발전에서 CJ를 빼고는 말이 안된다'고 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J그룹] 

"영화 기생충은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 기생충과 같이 최고로 잘 만들면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7월 CJ ENM 업무보고를 받으며 기생충의 칸 영화제 수상소식을 전해듣고 한 말이다.

이 회장의 문화경영은 선대의 영향이 크다. 그의 할아버지인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은 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창업주로 잘알려져 있다. 이 회장도 ENM 업무보고 자리에서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 회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20여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회장이 처음 문화경영을 시작한 것은 1995년이다. 삼성에서 제일제당을 분리해 새출발하면서 1995년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사 드림웍스 설립에 3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당시 30대의 젊은 경영인이었던 이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고민했고, 문화사업은 그의 핵심 관심사였다. CJ가 공개한 당시의 일화는 이 회장이 문화경영에 얼마나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 1995년 3월 당시 제일제당 상무였던 이 회장은 누나인 당시 이미경 이사와 함께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월트디즈니 만화영화를 총지휘했던 제프리 카젠버그, 음반업계의 거장 데이비드 게펜이 함께 만든 '드림웍스SKG'의 투자 계약을 성사시키러 떠난 길이었다. 할리우드의 거물들과 협상을 앞두고 이 회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는 문화야. 그게 우리의 미래야. 단순히 영화 유통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멀티플렉스도 짓고, 영화도 직접 만들고, 음악도 하고, 케이블채널도 만들 거야.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되자는 거지."

드림웍스SKG를 통해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역량을 키운 뒤 궁극적으로 우리 정서에 맞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겠다는 꿈, 멀티플렉스를 통해 영화 관람 문화를 바꾸겠다는 꿈, 그리고 문화상품을 앞세워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꿈을 털어놓은 것이다. >

식품사업과 연관없는 영화에 제일제당 연간매출의 20%가 넘는 규모인 3억 달러를 투자한 이 회장의 뚝심. 경영진의 반대는 거셌지만 이 회장은 '문화가 미래'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투자를 강행한 것. 그 후 25년동안 CJ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대략 7조5000억원 이상이다.

◆ 문화경영의 꿈..."전세계 한국 문화 마음껏 즐기는 것"

전통적인 제조산업 등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에 목말라 있는 재계. 재계의 이런 고민은 CJ의 문화경영 도전을 더욱 빛나게 한다.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내려온 '사업보국'은 CJ의 첫 번째 창업이념이다.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이 전쟁 후 폐허에서 국가 경제를 일으키는 것이었다면, 이재현식 사업보국은 '깜빡 졸면 뒤쳐진다'는 글로벌 경쟁무대에서 문화를 통해 전세계인에게 한국을 심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고 더 나아가 국격을 높인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장주연 기자 =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 참석한 이미경 CJ 부회장(가운데) 2020.02.10 jjy333jjy@newspim.com

전 세계인이 한국 콘텐츠를 즐기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등 일상 생활 속에서 한국 문화를 마음껏 즐기는 것, 이것이 이 회장이 처음 문화사업을 시작했던 때부터 품었으며 현재진행형인 꿈이라고 CJ는 강조했다.

CJ 관계자는 "문화산업이 미래의 한국을 이끌 것으로 예견하며 25년간 문화사업에 지속 투자를 해온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K컬처 열풍의 토대가 됐다"며 "K컬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대한민국이 전세계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데 CJ가 주춧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ikh6658@newspim.com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