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소득 불평등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며, 주요 원인은 부(富)가 소수에게 집중되는 동안 한 쪽으로 치우친 경제 시스템이 많은 여성들을 소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 빈민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이번 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이 강한 인물들이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개최하는 세계경제포럼을 앞두고 불평등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전 부인 맥킨지 베이조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옥스팜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 억만장자 2153명이 46억명보다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남성 22명의 재산이 아프리카 여성 전체 인구인 3억2600만명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많다 △전 세계 상위 1%의 부자가 소유한 재산이 69억명의 재산 두 배이다 △15세 이상 여성의 무보수 돌봄 노동은 연간 10조8000억달러(1경2528조원)의 가치를 지닌다 △지난 10년 간 억만장자는 두 배 늘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에 극히 낮은 보수 혹은 무보수로 어린이와 노인에 대한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여성이 지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부자세를 늘리고 어린이와 건강 관련 복지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옥스팜의 이번 보고서는 성차별이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성이 기업과 정부의 고위직을 독점하도록 하는 경제 시스템이 지속되고, 여성은 저임금 혹은 무보수 노동으로 시장경제를 지탱하면서 공공부문이 감당해야 할 돌봄 노동을 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옥스팜은 각국 정부에 △국가 차원의 돌봄 시스템 구축 △무료 공공서비스 확대 △부자세 증세 △기업과 슈퍼리치의 영향력 제한 등을 촉구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억만장자들이 사회 전반에 약인지 독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슈퍼리치가 성공적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산물이라 주장하는 반면, 또 일각에서는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대폭 늘려야 공정하고 동등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옥스팜은 독점 구조를 번영시키고 부의 집중화를 초래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이미 붕괴했다고 진단하며, "슈퍼리치들이 보유한 부의 근원을 추적하고 그러한 부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파악하면 우리 경제와 사회의 가치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미국 2020대선의 민주당 경선후보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0.01.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