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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의 세상엿보기] 문대통령이 말한 집값 '원상회복' 가능할까

기사입력 : 2020년01월17일 10:31

최종수정 : 2020년03월10일 15:10

[서울=뉴스핌]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 15일 라디오 방송에서 언급한 '주택거래 허가제'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거래 허가제'는 주택을 사고팔 때 심사해서 허가하겠다는 뜻 아닌가. 헌법상 보장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거주·이동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해서는 안된다', '할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헌법도 헌법이지만, 내가 집을 사고 파는데 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지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적인 저항감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시점이 묘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일부 지역은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위화감을 느낄 만큼 그런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원상회복되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시장이 결정한 가격을 정부 의지로 내리겠다는 의미여서 섬뜩하다.

언론에서는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다음날 청와대 참모들이 움직였다. 부동산정책과 관련없는 강 수석이 뜬금없이(?) 주택거래 허가제를 들고 나왔다. 또 김상조 정책실장은 "모든 정책 수단들을 다 올려놓고 필요하면 전격적으로 쓸 것"이라며 "대출규제, 거래질서 확립, 전세 제도와 공급 대책까지 경제학적, 정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문 대통령이 말한 '원상회복'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태세다.

그러나 주택거래 허가제의 위헌 논란이 거세자 청와대와 여당인 민주당, 정부 조차 "검토한 적이 없다"고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물밑에 숨었을 뿐이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는 다 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 방식이 그랬다. 여론을 떠본 후 조용히 있다가 다시 꺼내고, 그러다 결국 실행하는 것을 여러 차례 봐온 학습효과 때문이다.

2020.01.17 julyn11@newspim.com

◆ 다음주 '부동산가격 하향 안정화 대책' 나온다는데

정부 움직임도 분주하다. 뉴스핌은 국토교통부가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골자로 한 추가 부동산대책을 내놓는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가격 안정화'였다면, 이번에는 '가격 하향 안정화'다. 우선 9억원 초과~15억원 미만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9억원 미만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인하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또 고가 주택의 기준을 바꿔 보유세를 높이는 방식도 유력하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을 현행 공시가격 9억원 이상에서 6억원 이상으로 낮추고 종부세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높이는 식이다.

전셋값 급등에 대해서는 대통령 공약인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계약 시 임대금액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전월세신고제 도입 등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함께 특별사법경찰을 통해 집값 담합과 다운계약 등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부동산 가격이 내릴 때까지 계속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 거래 허가제, 노무현은 못했어도 문재인은 한다(?)

관건은 주택거래 허가제다. 주택거래 허가제를 도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 중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검토했다가 접었다는 이유도 있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토지공개념' 도입 방침에 따라 유주택자가 집값 급등 지역의 집을 살 경우에는 6개월 안에 기존 주택을 매각하도록 하는 방식의 '거래 허가제'를 검토했으나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사회적 논란을 우려해 포기했다. 그러나 노무현과 문재인은 많이 다르다. 문 대통령은 목적을 위해서는 헌법도, 시장논리에도 구애받지 않는 듯 하다. 정세균 국무총리 임명에 대해 "정 총리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삼권분립에 대한 논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래서 주택거래 허가제가 '위헌'이라는 이유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위헌 논란 속에 가능하다는 법학자들도 더러 있다. 헌법학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상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가 지나쳐 사회 정의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재산권에 대한 국가 통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택거래 허가제를 도입한다면 강남 등 특정지역에 대해 원칙적으로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만 허용하되 근무지 이전, 질병 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때 1주택자 이상의 주택 구입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도 6개월 이나 1년 이라는 기한 내에 기존 주택 매각 조건이 붙을 것은 분명하다. 1년에 거래되는 강남 지역 주택 수가 얼마나 된다고, 이런 무리수를 둘까 생각하면 역시 '정책은 쇼'라는 말이 새삼 이해된다. 

◆ 두더지게임에서 이길수 있을까?

정부가 강남 등 특정지역에 대해 주택거래 허가제를 시행하고, 온갖 대책을 추진하면 과연 집값은 원상회복될까? 부동산시장 관계자들과 학자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현상만 봐도 그렇다.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15억원 이하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또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규제하자, 전세가격이 오르고 오피스텔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문 정부에서 그동안 내놓은 부동산대책이 18번이다.

최근 강남 부동산시장의 큰 손 중에는 정부의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중국인들이 많다는 점도 변수다. 여기에 올해 45조원 가량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지방의 토지보상금이 강남지역으로 몰린다는 것도 그 동안의 경험칙이다. 이미 시중에는 15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먹잇거리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불씨가 옮겨 붙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다음주 정부의 대책이 나온다면, 새로운 부동산 시장이 부각될 것이다. 그것이 시장이고, 인간의 욕망이다.
거래 허가제를 시행한 이후 풍선효과로 다른 지역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거래 허가제를 더 확대하다 보면 결국에는 사유재산권 침해 확대로 위헌 이라는 더 큰 장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시장 이기는 정부는 없다고 했다. 이기려고 애를 쓰다 보면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는 게 세상 이치다. 튀어 나오는 두더지를 망치로 두드려야 점수를 얻는 두더지게임은 전원을 끄지 않는 한 사람이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설혹 문 대통령 의지에 따라 강남지역 주택가격이 내린다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산 타 지역 서민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드나 보다. 두고 볼 일이다.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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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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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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