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광주·전남

속보

더보기

[휴먼스토리] 1급장애인에서 일어선 '50년 봉사왕' 박용구의 인생이야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광주시곰두리봉사회 박용구 회장·문양례 여사 부부
대한민국봉사왕 선정…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계기 마련

[광주=뉴스핌] 박재범 기자 =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지체 1급 장애인이 있었다. 그는 굳어진 하반신이 낫기만 한다면 걷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해 평생을 몸과 마음을 바쳐 돕고 살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기도하며 살아왔다. 결국 그는 10여 년간의 노력 끝에 하반신 마비를 이겨냈고 평생 봉사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40여 년간 지켜온 주인공이 됐다. 그가 바로 사단법인 광주시곰두리봉사회 박용구(73) 회장이다.

뉴스핌은 박 회장과 그가 있기까지 묵묵히 힘든 일을 해오며 금전적인 것부터 모든 것을 내조해준 부인 문양례(66) 여사를 만나 부부의 휴먼스토리를 들어봤다.

박 회장은 현재 사단법인 광주시곰두리봉사회, 광주시사회복지심부름지원센터에서 장애인이나 거동 불편자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동권 차량봉사와 사회복지심부름을 하고 있다. 여기에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일을 해결해주기 위해 하루 차량 20여 대로 평균 80~100여 건 정도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봉사 일과는 오전 9시부터 늦은 밤 10시까지 이어진다.

박 회장이 이렇듯 봉사에 하루 일과를 보내는 된 계기는 그가 10살 때 하반신마비로 지체1급 장애판정을 받아 7년 가량 병마와 싸우면서부터다.

[광주=뉴스핌] 박재범 기자 = 어깨 수술을 받은 문양례여사를 병간호 하고 있는 박용구 회장 2019.12.13 jb5459@newspim.com

그는 매일 "이번에 낫게 해준다면 성장해서 무슨 일을 하든, 저처럼 걷지 못하고 앞을 못 보는 장애인을 위해 평생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돕고 살겠다"는 간절한 기도를 했다. 결국 기도가 하늘에 닿았고 유능한 한의사를 만나 하반신 마비에서 벗어나게 됐다. 성년이 된 그는 본격적인 봉사에 나섰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던 그가 처음 시작한 봉사는 장애인보호시설에서 시각장애인의 눈이 돼주는 안내였다.

그는 "한 번도 봉사를 해보지 못해 처음에 어떻게 봉사를 해야 할지 몰랐다"며 "(장애)학생들이 화장실을 갈 때 데려다 주고 식사할 때 어떤 반찬이 어느 쪽에 있는지와 때로는 옷을 입히고 신발을 찾아 신겨주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봉사를 해오던 그는 27세에 꽃다운 19세의 문양례 여사를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됐다. 당시 3명의 가정부를 둘 정도로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문 여사의 부모는 두 사람의 결혼을 절대적으로 반대했다. 하지만 박 회장을 유심히 살펴본 문 여사의 오빠의 설득으로 결혼이 성사됐고 단칸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처가의 도움으로 살림을 시작한 박 회장은 신혼 초 부인 모르게 봉사를 이어왔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매진해왔던 봉사를 잠시 소홀히 했다. 하늘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였을까. 그때부터 박 회장의 몸은 다시 아파왔다.

[광주=뉴스핌] 박재범 기자 = 올해 12월 곰두리봉사회 40주년 행사 당시, 사회자의 봉사 경과보고에 박용구 회장이 지난날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지영봉 기자] 2019.12.13 jb5459@newspim.com

이에 문 여사는 아픈 연유를 물었고 박 회장은 "내가 평생 약속했던 봉사를 잘 못하게 되니 몸이 아픈 모양이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여사는 "그렇다면 당신은 봉사를 해야 한다"며 '그렇다면 가정은 어떻게 하느냐'는 박 회장의 걱정에 "가정은 걱정하지 마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답했다.

그때부터 문 여사의 내조가 시작됐다. 어린 3남매 중 막내가 돌을 막 넘긴 시기였다. 처음으로 시작한 일은 대중목욕탕이 세신사였다. 어린 남매를 옆방에 맡긴 뒤 아침 일찍 집을 나와 목욕탕이 문을 닫고 청소까지 마치고 집에 귀가하는 시간은 밤 10시였다.

문 여사는 "예전에는 도로가 포장이 안 돼 맨발로 돌아다니던 아이들의 새카만 발을 닦아주는 게 하루 일과의 마무리였다"며 "점심시간 목욕탕에 손님이 뜸해지면 장을 봐서 아이들의 반찬을 만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집안을 책임지는 문 여사는 아이들로부터 원망도 많이 들어야 했다. 하루는 큰 아들에게서 '엄마는 왜 가정에 책임을 지느냐'며 '남의 집은 아빠가 돈을 벌어 집안을 돌보는데 우리 집은 엄마가 벌어 자식을 가르치려고 하느냐'는 원망이었다.

이런 원망 속에서도 문 여사는 "아빠가 건강하면 되지 않느냐"고 오히려 박 회장의 봉사를 정당화(?)했다.

문 여사는 "그 뒤로부터 봉사가 꾸준하게 이어졌고 남편의 몸도 좋아지고 얼굴도 밝아졌다"고 회상했다. 문 여사의 세신사 생활은 25년간 이어졌고 그 뒤 식당과 공장을 다니며 내조에 힘써왔다.

문 여사는 47년간의 결혼생활에서 박 회장이 가장 미웠던 적은 막내가 7살 무렵 몸에 심한 두드러기가 나 이틀간 직장에 나가지 못했던 때라고 말했다. 당시 몸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아파 박 회장에게 '병원에 가야겠다'고 말했지만 그는 '봉사가 있어 나가야 한다, 미안하다'란 말만 남기고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문 여사는 동서와 함께 병원을 가며 '시숙님은 형님이 이렇게까지 아픈데 봉사를 한다고 갈 수가 있느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얼마 전 문 여사는 병원에서 어깨 수술은 한 뒤 입원 치료 중이다. 이런 문 여사를 박 회장은 틈틈이 시간을 내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이런 문 여사의 내조로 박 회장은 한때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故 김대중 대통령 재임 당시 전국 유명 봉사자 160명 중 '대한민국 봉사왕'으로 선정돼 30분간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김 대통령에게 해외 선진사례인 전동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리프트가 차량 도입을 건의해 전국에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운영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광주=뉴스핌] 박재범 기자 = (사)빛고을희망포럼 '2019자랑스런 빛고을인 대상'수상 모습 [사진=전경훈 기자] 2019.12.13 jb5459@newspim.com

박 회장은 그 후 2003년 대한민국봉사왕부터 국민훈장목련상, 우봉대상, 아름다운 실천대상, 사회공헌대상, 전국자원봉사자협의회 봉사대상, 보건복지부장관표창, 교통부장관표창, 광주장애인총연합회 40여 년 공로패상 등 60여 개의 훈·포장을 받았다.

특히 13일에는 (사)빛고을 희망포럼(가칭) 윤택림(전 전남대학교 병원장) 회장으로부터 '자랑스런 빛고을人 대상'을 수상했다.

박 회장 부부의 목표는 '몸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몸이 허락하는 한 눈 감을때가지 영원한 장애인과 노약자의 심부름꾼으로 살아가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박용구 회장은 봉사에 대해 "'남의 일을 내일처럼 생각하자'로 이 세상에 남의 일을 내일처럼 생각한다면 법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본인 일을 어떻게 나쁘게 처리하고 삶을 살겠는가"라 되물었다. 

jb545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혜훈 "韓 경제, 회색코뿔소 상황"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가 29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코뿔소(Gray Rhino)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고물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29 choipix16@newspim.com '회색코뿔소'라는 용어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했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서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그런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5대 구조적 문제점으로는 인구, 기후, 극심한 양극화, 산업 대격변, 지방 소멸을 꼽았다. 다만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생한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과 기획을 연동하는 방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런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로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2-29 10:00
사진
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