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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해체 앞둔 '고리 1호기'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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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멈추고 최소인력 남아 관리
해체 이후 녹지·산업용지로 활용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확보 애로

[부산=뉴스핌] 최온정 기자 = '대한민국 원전의 자존심 고리 제1발전소'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잠들어 있는 부산광역시 기장군을 방문한 지난 29일. 발전소에 들어서자 눈에 들어온 거대한 순환수 펌프에는 이곳이 국내 원전의 효시임을 짐작케 하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발전소는 사전 출입신청과 고리본부 정문에서 진행된 신분 확인, 지문 등록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들어갈 수 있었다. 국가보안시설 최고 등급인 '가'급 시설이기 때문에 휴대전화와 노트북도 반입할 수 없었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내부로 들어가자 돔 형태의 원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1호기 발전소 전경. 2019.10.29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권양택 제1발전소 발전소장은 "40년간 가동한 후 은퇴한 원전의 모습을 보고있다"며 감회가 새로운 듯이 말했다. 권 소장은 1982년에 1호기 교대팀장이 된 후 2017년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될 때까지 30년간 원전과 동고동락했다.

고리 1호기는 원자로 건물과 이를 둘러싸는 보조 건물, 그리고 터빈 건물로 구성된다. 외부인 출입이 가능한 곳은 터빈 건물이었다. 원자로 건물은 방사능 수치가 높아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재차 신원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건물 내부로 들어설 수 있었다.

터빈 건물에 들어서자 마자 '웅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리 1호기는 영구중지되면서 원자로가 멈췄지만, 인접해있는 2호기의 원자로에서 터빈이 돌아가면서 나는 소리였다. 통상적으로 원전은 2개 호기를 나란히 붙여 건설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야 크레인와 같은 설비를 공유해 경제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원전을 조작하는 '주제어실(MCR)'로 들어서니 고리 1호기가 가동을 멈춘지 2년이 넘었다는 사실이 비로소 실감이 났다. 제어실 한쪽 벽면을 꽉 채우고 있는 원자로 제어판은 컨트롤러 대부분에 '영구정지'가 적힌 녹색 딱지가 붙어있었다. 원자로의 출력을 보여주는 계기판에도 '0'이라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었다.

권양택 소장은 "현재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저장소를 관리하기 위해 최소설비만 가동되고 있다"며 "5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소방·안전 점검 등을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정상 운전중일 때는 각 조에 10명씩 6개조가 교대근무를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인원이 축소됐다고 한다.

사용후핵연료는 붕산이 녹아있는 수조 속에 보관된다. 붕산은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수조 속에는 485다발의 사용후 핵연료가 수심 12m 아래 가라앉아 있었다. 수명이 다한 핵연료봉을 골라내 수조로 옮기는 과정은 제어실에서 조정한다.

사용후핵연료가 담긴 수조. 2019.10.29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은 해체 사업을 총괄하며 본격적인 원전 해체를 준비하고 있다. 고리 1호기는 즉시해체 방식으로, 최소 15년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수원은 현재 사업 승인을 받기 위해 해체계획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내년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최종본을 제출할 계획이다. 

최득기 고리본부 1호기 안전관리실장은 "계획서는 조직과 인력운영, 피폭관리 등 다양한 사항을 반영하고 있다"며 "원안위 검토과정은 2년 가량 소요될 예정이며, 원전 부지는 녹지로 복원되거나 산업용지 등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1960~1980년대에 건설한 원전의 설계수명이 도달함에 따라 2020년대 이후 해체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100년간 해체 시장 규모는 549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 해체 사업을 계기로 전세계 해체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체 작업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가 아직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업에는 총 58개 기술이 필요한데 현재 한수원이 확보한 기술은 41개에 불과하다. 17개는 미개발 상태다. 한수원은 중소기업과 함께 기술개발에 나설 계획이지만 사업시작 전에 기술 확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은 점도 문제다. 해체 작업을 시작하려면 먼저 사용후핵연료 다발을 저장시설으로 옮겨야 한다. 고리 1호기의 경우 485다발을 옮기려면 임시 시설인 조밀건식저장모듈(맥스터) 10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에서 건설 승인이 나지 않아 현재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한수원 관계자는 "2022년 기준은 인허가 승인 후 해체가 가능한 시점"이라며 "저장시설 건설 기간만 7년이 걸리기 때문에 재검토위원회에서 결정이 나지 않으면 실질적인 해체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onjunge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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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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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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