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대통령실

속보

더보기

[클로즈업] 응급의료 선구자 윤한덕, 36년 만에 민간인 국가유공자 지정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정부, 국가사회발전 특별공로 순직자 지정
1983년 아웅산 사고 순국자 이후 첫 유공자

[서울=뉴스핌] 노민호 채송무 기자 = 지난 2월 4일 설 연휴임에도 퇴근조차 하지 않고 집무실에서 일하다가 그 날 새벽 사무실 의자에 자는 듯이 앉아 숨진 채 발견됐다.

책상에는 그 흔한 소설책 한권 없이 연휴 재난 대비책과 교통사고 환자 등을 다루는 외상센터 개선방안, 그리고 미처 완성하지 못한 중앙응급의료센터 발전 방향에 관한 서류만 빼곡히 놓여 있었다.

2002년 보건복지부 소속 국립의료원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공직에 입문, 2010년 응급의료지원팀장을 거쳐 2012년부터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 재직하다 끝내 연이은 밤샘 근무 끝에 사무실에서 숨을 거둔 사람. 지난 17년간 황무지 같던 한국 응급의료 분야에서 '고군분투' 외로운 개척자 역할을 해온 그는 누구일까.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나라를 꿈꿨던 고(故)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얘기다.

정부가 지난 설 연휴 집무실에서 세상을 떠난 윤 전 센터장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 윤 전 센터장을 '국가사회발전 특별공로 순직자'로 인정하는 의결안을 통과시켰다.

통상 세종정부청사에서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통해 심의·의결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한 달에 한번 정도 직접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윤 전 센터장을 의인의 반열에 올리며 36년 만에 민간인에게 국가유공자 지위를 부여했다. 그 의미는 정부가 윤 전 센터장을 대한민국 응급의료분야의 숭고한 의인이자 개척자로 인정했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2월 1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영결식 모습. kilroy023@newspim.com

1983년 아웅산 폭발사고 순직자 이후 첫 민간인 국가유공자

국가사회발전 특별공로 순직자는 국가 발전에 큰 공이 있는 사람이 순직했을 경우 국가보훈처 심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의결한다.

국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국가유공자가 된 것은 1983년 '아웅산 폭발사고' 당시 순국한 외교사절단 이후 처음이다. 36년 만이다.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면 유가족에게 보훈급여금 지급, 교육·취업·의료 지원, 국립묘지 안장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정부는 윤 전 센터장에 대해 "응급환자가 적시에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내 응급의료체계의 기틀을 마련했고, 응급의료정책 발전에 헌신적으로 이바지하면서 국가와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유공자 지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에도 윤 전 센터장에게 국민훈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훈등급인 무궁화장을 수여한 바 있다.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이 일하던 4평(약 13㎡) 남짓한 사무실 전경. 국립중앙의료원 본원에서 200m 떨어진 행정동 2층에 있는 이 사무실에서 윤 전 센터장은 지난 2월 4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무실 한쪽 커튼을 젖히면 보이는 낡은 1인용 침대는 그가 2~3시간씩 쪽잠을 자던 곳이다. [사진=국립중앙의료원 제공]

우리시대 의인...큰 족적 남긴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윤 전 센터장은 2002년 보건복지부 서기관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국내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응급의료전용헬기인 '닥터헬기'를 도입했고, 권역외상센터를 출범시켰으며 국가응급의료진료망(NEDIS), 응급의료기관 평가제도, 응급의료 재난대응체계 구축 등이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고 윤한덕 센터장 [사진=국립중앙의료원]

일련의 족적을 남긴 그는 설 연휴인 지난 2월 4일 병원 집무실에서 돌연 사망했다. 누적된 과로가 주원인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윤 전 센터장은 숨지기 일주일 전 1주에 129시간 이상 일했다. 앞선 12주 동안에는 평균 118시간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과로 인정 기준인 한주 평균 60시간 근무를 훌쩍 넘긴 수치였다.

그가 이렇듯 미친 듯이 매달렸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주변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4평 남짓한 좁은 사무실에서 거의 고시원에 틀어박힌 것처럼 오로지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할 생각만 하며 살았다.

쉴 새 없이 사람 구할 계획을 짜고 직원들과 수많은 회의를 마다하지 않았다. 책장 위에는 '닥터 헬기(응급의료헬기)' 모형을 놓고 살았다고 한다. 닥터 헬기를 도입하고 응급의료 서비스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 것만이 그의 평생의 꿈이었다.

문 대통령은 윤 전 센터장의 장례식 기간 중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설 연휴에도 고인에게는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먼저였다. 사무실 한편에 오도카니 남은 주인 잃은 남루한 간이침대가 우리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며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윤 전 센터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2월 10일 오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 후 운구차량이 동료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병원을 떠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윤한덕 정신 기리자" 추모사업 활발

그의 의로운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모교인 전남대 의대 동문과 그와 함께 일했던 국립중앙의료원 직원들은 그가 쪽잠을 자던 간이침대를 포함해 그가 사용하던 사무실을 '추모 공간'으로 보존해달라고 의료원에 요청했다.

또 전남대 의대 동문회는 지난 5월 18일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윤한덕 추모실무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그들은 윤 전 센터장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평전을 출간하는 한편 '윤한덕상' 제정 등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문회는 이를 위해 동창회원 1700여명을 대상으로 5억6000여만원의 기금을 모금했다. 고인의 업적과 공로 등을 담은 평전은 내년 2월께 발간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올해의 만해대상 '실천대상' 수상자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선정됐다.

윤 전 센터장의 뒤를 이어 부임한 문성우 중앙응급의료센터장(고려대 안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아무리 작은 병원의 응급실에 가더라도 살아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하다가 순직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유지를 계승해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숙제입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