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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3-1) 모스크바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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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현장 속으로...대학 졸업후 모스크바와 질긴 인연 시작
소련 출장 중 북한 벌목공 인권실태 보도...국제적 관심사 부각
어학 연수 후 소련정부 공식승인 한국 첫 상주 특파원증 받아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모스크바 한 달 출장-어학연수 5개월-특파원 3년. 91년 봄부터 94년 10월까지 구 소련 및 러시아와 관련하여 필자에게 거의 연속적으로 내려진 발령사항이다. 필자의 기자생활에서 가장 역동적인 취재활동을 벌인 시기이기도 하다.

77년 1월 동양통신에 첫 출근해 인사를 나눈 외신국장이 “미래의 모스크바 특파원이구먼”이라며 관심을 표시했다.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지나가는 말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꿈도 못 꿀 일이었다. 동양통신에서 주로 사회부에 근무했고 외신으로도 러시아 관련 기사를 다룬 적이 없었다. 더욱이 80년 8월 신군부에 의해 강제 해직돼 8년간이나 언론계를 떠나 있었다.

모스크바 시내 (2008.09.29.) [사진=뉴스핌DB] 

◆러시어과 졸업-외신부 발령-소련 취재 출장...모스크바와 질긴 인연 시작

88년 연합뉴스에 복직하면서 모스크바와의 질긴 인연이 시작되었다. 91년 2월 당시 소련 KGB 직속 위장 언론기관으로 알려진 노보스티 통신(지금의 리아-노보스티 통신)의 간부 2명이 연합뉴스 초청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회사에서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사회부 기자인 필자에게 전국 주요 관광지를 돌며 안내를 맡게 했다.

여행중 친근하게 된 노보스티의 젋은 간부는 바로 얼마전까지 도쿄 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나이든 간부는 코시긴 수상 보좌관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언론인 신분으로 위장한 것인지 그들의 진짜 정체가 궁금했다.

이어 3월에는 외신부로 발령나더니 한 달간 모스크바 출장을 다녀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영문을 몰라해하는 필자에게 취재 부담은 갖지 말고 그저 소련 사정을 잘 둘러보고 오라는 것이었다. 당시 국제무대에서 인기절정을 누리던 고르바초프의 일거수 일투족과 소련 관련 뉴스가 폭주하던 때였다. 아무래도 그 잘난(?) 대학졸업장 때문인 것 같은데, 복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싫다고 할 수도 없었다.

공항에 도착, 협력관계인 타스통신 관계자의 안내로 옥차브리스카야(10월혁명)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숙박호텔 이름을 듣고 상당히 놀라워했다. 당시 소련에서 알아주는 VIP 전용호텔이라며 외국인에게는 원칙적으로 개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로 공산당 중앙위원, 각료, 공화국 지도자급 인사들이 회의 참석차 모스크바에 오면 머무는 전용호텔이라고 했다.

상당한 예우를 받는 것 같아 우쭐거리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았다. 밤마다 한 두 번 정도 울리는 정체불명의 전화 벨소리에 놀라 불안한 밤을 지내는 일이 잦았다. 상대방 목소리는 일체 들리지 않고 바람 빠지는 소리만 들리다가 끊기곤 했다. 체류기간 내내 그랬다. 듣던 대로 KGB의 도청감시가 분명했지만 조심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92년 7월 이상옥 외무장관이 모스크바를 방문, 특파원들과 만나는 모습. 이 장관의 요청으로 CIS(독립국가 연합)를 순회 취재했다. [사진=뉴스핌DB]

◆출장 중 시베리아 북한 벌목공 인권실태 보도...국제적 관심사 대두

출장 마무리 즈음에 모스크바를 다녀갔다는 나름의 족적을 남기기 위해 이리저리 취재거리를 찾다가 외화벌이 목적으로 시베리아에서 일하는 북한 벌목공에 착안했다. 당시 러시아 언론들은 고르바초프의 개방 정책에 따라 금기시되던 벌목공 문제를 보도하는데 제약이 없었기 때문에 벌목공을 다룬 신문, 잡지를 모조리 구입, 상세하게 정리해 송고했다.

한국기자의 현지 발 보도로는 처음이어선지 국내 언론들이 대서특필했다. 벌목공 인권문제는 그 후로도 러시아와 한국 언론의 지속적인 보도와 국제인권단체의 입장표명으로 국제적 관심사로 대두된다. 우리 정부는 대사관을 통해 소련 측의 관심을 촉구하기에 이르렀고 부담을 가진 소련 당국에서도 벌목공 인권개선 문제를 북한에 제기하게 된다. 러시아에는 지금도 벌목공을 포함해 4만여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데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때때로 인권문제가 거론된다.

◆어학연수 명목으로 다시 모스크바로...쿠테타 이후 현지 취재 본격화

출장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모스크바로 어학연수를 보내기로 했다는 회사 방침이 통보됐다. 연수 끝나는 대로 정식 특파원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제해직이후 8년간의 공백을 일거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임기 마치고 돌아오면 원하는 부서로 보내준다는 편집상무의 약속에 솔깃하기도 했다. 연수 중에 꼭 써야할 취재거리가 있으면 송고하라는 지시도 물론 빠지지 않았다. 러시아와의 인연은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5월부터 모스크바 변두리에 위치한 ‘쉬꼴라 뜨루다“(국립노동대학)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연수에 들어갔다. 이 대학은 공산국이나 아프리카, 중남미 등 친공산권 국가의 유학생을 주로 받아왔는데 비공산권 출신으로는 처음이라고 했다. 대학재정이 어려운 탓에 한국인도 받아들인 것 같았다.

기숙사 여건은 정말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밤마다 천장에 가득 달라붙은 바퀴벌레들이 얼굴로 떨어지는 바람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참다못해 총장에게 따져 약간 깨끗한 방으로 옮겼으나 대동소이했다. 직접 방충제를 사서 뿌렸다. 약간의 뇌물을 주고 방에 전화도 설치해 대사관과의 연락을 유지했다. 매일 지도 교수 2명과 1대1의 회화 중심으로 하루 6시간 씩 강행군 수업을 했는데 점차 성과가 나는 듯 했다. 가끔 대사관에 들러 국내외 소식을 듣곤 했다.

러시아 최고 명문인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 본관 앞에서. [사진=뉴스핌DB]

연수 중에 발생한 8월 17일의 쿠데타 사건으로 정치적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연수에만 매달릴 수 없게 됐다. 쿠데타 자체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3일만에 막을 내렸지만 후속 뉴스거리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소비에트 체제를 공고히 하려던 쿠데타가 정반대로 소련 붕괴의 길을 재촉하게 되었다.

공산체제 붕괴와 고르바초프의 몰락, 옐친 주도의 러시아 등장 등 역사적 격동의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외신기자들이 모스크바로 몰려 왔다. 한국에서도 취재기자들이 대거 들어와 열띤 취재에 들어갔다. 쿠데타 사건 직후부터 수시로 회사의 취재지시가 내려오면서 어학연수는 접을 수밖에 없었다.

기숙사에서 나와 환불받은 약간의 돈으로 월세 1백 달러 짜리 허름한 아파트를 빌렸다. 두 달여 동안 출장도 아니고 특파원 아닌 특파원 같은 어정쩡한 처지에서 취재일선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때 생사의 기로에 놓일 뻔한 황당하고도 끔찍한 강도사건을 겪기도 했다.

◆한국기자 최초 모스크바 상주 특파원 허가받아...특파원증은 ‘요술방망이’

그런 와중에 뜻하지 않게 체류자 신분이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 91년 10월 초 연수비자가 끝날 무렵 소련 외무부로부터 상주특파원 허가가 떨어졌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그동안 필자는 장기 출장 중이던 몇몇 기자와 함께 정식 특파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고 당국에 줄기차게 요청해오던 터라 일단 다행이라 여겼다.

특파원 주무부서인 외무부 공보국장은 필자와 장기 출장으로 모스크바에서 취재중이던 중앙일보 김석환 기자를 불러 만났다.(김 특파원은 중앙일보 국제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노무현정부시절 총리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고 지금도 러시아문제 전문가로 활동중이다) 한국 기자로는 최초로 상주 특파원 허가를 내주기로 결정했다며 증을 내줬다. 다른 나라 특파원에 비해 발급절차를 상당히 단축한 것이라며 여간 생색을 내는 게 아니었다.

회사의 정식 인사발령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소련 정부가 공인한 모스크바 특파원이 된 셈이다. 연수기간 종료로 일단 귀국했는데 이미 상주특파원 허가를 받은 터라 취재여건의 어려움을 상의할 틈도 없이 바로 부임하게 됐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특파원증은 가끔 요술방망이처럼 여러 방면으로 힘을 발휘하곤 했다. 정부기관 출입은 물론이고 호텔, 항공기, 공연 예약 등을 우선적으로,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해주기도 하고 인터뷰 등 취재 편의를 제공받기도 했다.

소련 정부가 발급한 한국 첫 모스크바 특파원 신분증 [사진=뉴스핌DB]

특히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신문,방송에 비해 우대를 받는 일이 종종 있었다. 예를 들면, 모스크바 시청으로부터 특파원 차량 번호판을 발급받을 때였다. 연합뉴스 차량의 경우 K124 1001로 나왔다. K는 특파원, 124는 124번째 수교국으로 대한민국을 말하고 맨끝 번호 1은 가장 선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몇몇 신문,방송의 특파원이 좋은 번호를 선점하려고 필자보다 먼저 신청했으나 뒷 번호를 받게 되었다. 당국에 항의했지만 소련 당국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사이기 때문에 신청이 늦었더라도 관례상 1번이 당연하다. 이건 신청순서의 문제가 아니다” 연합뉴스의 위상이 국내보다는 오히려 소련에서 확인된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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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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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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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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