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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한국에 과민반응 日답지 않아…정상 간 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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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인터뷰
"현 단계서 대북제재 완화는 도움 안돼"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일본 정치권에서 '폭거' 등의 발언으로 비난을 한 데 대해 "성급하게 과민반응하는 건 일본답지 않은 태도"라며 "불에 기름을 붓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29일 조간을 통해 반기문 전 총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반 전 총장은 한일 관계에 대해 "어려운 때일 수록 빈번하게 만나야 한다"며 비공식 대화 등을 통해 양 정상이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선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유지하면서, 이 이상의 핵실험이나 도발을 하지 않는 선으로 미국과 거래를 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완화를 언급하는데 대해선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생각을 나타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로이터 뉴스핌]

반 전 총장은 오는 12월 2일부터 5일까지 일본을 방문할 예정으로, UN 사무총장 퇴임 후 방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과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일본 경제계 인사 등을 만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그의 방일에 앞서 지난 23일 서울에서 반 전 총장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한일관계에 대해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에 임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도 "한국인은 피해자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에 과거에 집착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일 움직임에 대해 성급하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건 일본답지 않은 태도 같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고노 외무상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던 일을 언급하며 대해 국가 관계를 다루는 지도자 입장에선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에 기름을 붓는 일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UN 사무총장 이전에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을 경험하면서 한일관계를 다룬 경험이 있다. 그는 "외교부 장관 시절에 (한일 간에) 얘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아소 다로 당시 외무상과 영어로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며 "곤란할 때일수록 빈번하게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일 정상이 마음을 열고 서로의 심정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정식 정상회담은 보도되고 기록도 남으니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비공식 대화를 나누는 건 문제를 해결하려는 당국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당국자는 지도자의 심기를 살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北, 핵·미사일 유지하려 할 것…제재완화는 비핵화 도움 안돼"

반 전 총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일이지만 합의에서 말한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가 애매하다"며 "북한은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응하겠다는 답을 명확하게 하고 있지 않으며, 비핵화를 하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기반이 될 핵무기나 시설 리스트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 생각이 틀리면 좋겠지만, 북한은 20~60개로 추정되는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유지하면서 지금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선으로 미국과 거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나 파키스탄도 그렇지만 북한도 6회의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이 이상 (핵실험을) 진행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선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물'을 풀어버리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한이 국제규칙에 반하기 때문에 제재를 가하게 된 것이라며 "북한이 얘기를 듣지 않기 때문에 10회에 걸쳐 제재 논의가 진행됐다"며 "북한이 정상합의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하긴 했지만 지금부터 제재를 완화한다면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선 "한·미,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며, 중국으로부터도 충분한 협력을 끌어내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UN 사무총장 시절 북한 방문을 3번 시도한 바 있다. 2010년엔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면서 불발됐다. 2015년엔 개성공단 방문을 시도해 한국에서 기자회견도 열었지만 중단됐다. 2016년엔 박근혜 당시 대통령도 그의 방북에 이해의 뜻을 보냈지만, 성사 일주일 전에 중단됐다.

반 전 총장은 "한국 언론이 보도에서 (방북을 하면) 인권 문제나 핵 개발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나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려 했지만 (보도때문에) 북한이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총장시절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상선여수(上善如水)'라는 노자의 말을 인용해 "물과 같이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며 "서양의 리더십은 압력을 가하는 면이 있지만 동양인인 나는 조용한 리더십으로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국제적으로 비난받는 이들을 만나지도 않고 비난하진 않았으며, 실제로 독재자들을 만나 설득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재임시절 미얀마 군정 지도자인 탄 슈웨나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만난 바 있다. 그는 "만나지 말라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나는 (그들을) 만나 인권문제를 설득했다"고 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2010년 UN사무총장으로선 처음으로 히로시마(広島) 평화기념식에 참석했었다. 그는 "전쟁의 비극을 반복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가해자 입장인 미국은 지도자나 주일대사가 한 번도 (평화기념식에) 참석한 적이 없었기에 당황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핵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선 UN사무총장이 참석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지금의 세계는 개인주의나 국가주의를 향하고 있는 것 같으며 미국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왜 UN이 태어났는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혼자 살아가는 나라는 없다"라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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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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