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인터뷰] “아이들 보고싶다”..동구학원 밀실해고, 그후 넉 달

기사입력 : 2018년05월29일 13:01

최종수정 : 2018년05월31일 18:04

사학 비리 연루된 이사진, 교장 2명 잇따라 해고
동구학원, 매주 집회·대화 요구에도 묵묵부답
"학생, 주민들 응원 큰힘..지역 함께하는 학교 만들 것"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동구학원 소속 교장 두 명이 이해할 수 없는 해임통보를 받은 뒤 넉 달이 지났다. 그새 졸업식과 개학식이 열렸고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왔다. 시간은 빠른데 두 교장의 복직은 더디기만 하다.

권대익 동구마케팅고 교장과 오환태 동구여중 교장은 교단에 다시 설 수 없다는 현실이 답답하다.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나 심경을 들어봤다.

“30년간 가르치는 일만 했는데, 하루아침에 일이 없어지니 공허할 따름입니다.”

권대익 교장은 재단 비리가 불거진 동구학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의 교장공모제를 통해 부임했다. 그러나 이사진은 이를 거부하고 올해 1월 22일 그를 해고했다. '교장이 된 뒤 연수를 받지 않았고, 교장공모 당시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였다.

시교육청은 사유가 적절치 못하다고 경고했지만 직위해제는 강행됐다. 권 교장과 같이 관선이사였던 오환태 교장도 2월 13일 해고됐다. 두 교장이 학교 비리에 목소리를 냈던 탓에 '보복인사' '밀실해고'를 당한 것이라는 의혹과 비판이 제기됐다.

동구학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규탄 집회 beom@newspim.com [사진=박진범 기자]

“우린 사직서를 쓴 적이 없어요. 동구학원에서 일방적으로 의원면직 처리하고 사학연금재단과 교원공제회에도 얘기해 퇴직 상태로 만들었죠. 자기네들한테 밉보여 쫓아냈다는 느낌이에요.”

해임 이후 두 교장은 매일 아침 학교 앞에서 학생들 등교를 챙겼다. 강추위에도 매주 목요일 빠지지 않고 집회를 열었다. 난생처음 고등법원 앞에서 피켓 시위도 벌였다.

하지만 이들은 학교 밖 낯선 환경에서 시위와 법정 싸움으로 지쳐간다. 가장 답답한 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점. 오 교장은 결과 없이 흘러간 시간만 흘러 복직에 대한 조급함이 생겼다.

“가처분소송을 넣으면 결과가 빨리 나올 줄 알았죠. 졸업식에 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3월 입학식도 못 갔어요. 법원 판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내용도 어떻게 날지 모르니 답답할 뿐이에요.”

오환태 동구여중 교장(왼쪽), 권대익 동구마케팅고 교장은 힘들고 어려울 수록 밝게 웃어야 한다고 말했다. beom@newspim.com [사진=박진범 기자]

법정다툼이 길어지며 서운함도 깊어졌다. 중재를 해줬어야할 시교육청과 교육감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교육청이 적절한 행정조치를 취했으면 동구여중까지 상황이 확산되진 않았겠죠. 본인(조희연)이 진보교육감이면 피해자에 맞춘 행정을 해야하는데 너무 소극적인 듯해요. 실사를 나와 달라고 그렇게 요청했는데 면담 때는 알겠다더니 나중엔 어렵다고 하고. 계속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닌가 답답하죠. 사립학교법에 위축된 것 같아요. 경고가 아니라 지원을 끊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죠.”

시교육청에 대한 아쉬움보다 더한 것은 동구학원에 대한 분노다. 동구학원은 교장이나 교사, 동구학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대화 요구에 줄곧 묵묵부답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정상화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면 대화로 해결해야 하는데 만나주지 않아요. 당당하지 못하고 체면이 깎이니 못 나오는 거예요. 학교를 위하는 우리 진정성을 몰라준다는 게 서운합니다.”

두 교장은 그럼에도 학교 민주화를 위해 노력을 계속한다. 힘들 때마다 와서 손 잡아주는 어린 학생들, 동료 교사, 주민들의 응원이 있어서다. 

“성북구의 작은 학교 일인데 단시간에 2000명이 서명했어요. 집회 때마다 오시는 분들은 저희에게 정말 좋은 자산입니다. 그런 부분을 잘 엮어 성과를 내야죠. 혼자가 아닌 지역이 함께 하는 거니까요.”

서울 성북구 동구여중 앞 가로공원서 열린 동구학원 규탄 집회서 오환태 교장이 학생과 악수하고 있다. beom@newspim.com [사진=박진범 기자]

beo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