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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전 불편해도 탈원전 지지"..전력예비율 6% 이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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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정전 사태로 탈원전 논란 재점화
탈원전 지지 의식 보편화, 장기간에 걸친 국민 합의 결과

[타이페이=강소영 기자] #15일 저녁 7시 반(현지시각) 타이베이 서북 지역 베이터우(北頭)구에서 차를 몰고 지나가다 점멸된 신호등에 적잖이 당황했다. 성급히 근처 마트에 차를 세우니 상점의 간판과 매장 내부도 모든 꺼진 상태다. 주변에서 정전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시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신호등이 꺼져 도로의 차들이 최대한 속도를 줄인 채 눈치 운전중이었다. 골목길은 어둠에 휩싸여 행인을 잘 알아볼 수도 없는 지경이었다. 이내 군인과 경찰들이 대로변에 배치됐고, 차량을 안내하기 시작하면서 교통 상황은 빠르게 안정됐다. 

집에 도착해보니 스마트폰 SNS 라인 단체방에는 전국에서 전력 상황을 묻고 답하는 메시지로 가득 차있다. 다행히 정전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기 공급이 회복됐다. 정전으로 촛불을 붙이다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지만, 정전 규모에 비해 큰 사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 사회의 충격은 대단했다. 대만의 한 백화점은 영업 50년래 처음 맞는 정전 사태라고 성토했고, 대만 정부의 전력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여론이 악화되자 당일 저녁 대만 경제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고, 정부도 즉각 사직서를 수리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지난 15일 대만에서 기자가 직접 겪은 대규모 정전사태 모습이다. 이날 발생한 대만의 전국적인 정전 사태로 대만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원자력 발전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선 대만의 대규모 정전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고, 탈원전 정책을 앞서 수립한 대만에서도 이번 사태를 빌미로 원전 지지세력이 다시 목청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정전 사태 이후에도 '원전 회귀'는 대만사회의 주류가 아니다. 대만의 전력 전문가들은 전력 수급 문제가 전력의 생산량에 있지 않고, 전력 시스템 운용에 있다고 지적한다. 원자력으로 전력 생산량을 무조건 늘리기 보다 스마트 전력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해낸 전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사상 초유의 '블랙 아웃' 대만 탈원전 논의 재점화 

대규모 정전 사태를 유발한 대만 다탄발전소 <사진 =연합신문망(聯合新聞網)>

대규모 정전 사태는 15일 오후 5시경에 시작됐다. 대만 총통의 집무실이 있는 타이베이 총통부를 포함해 타이베이 12개 행정구, 수도권에 해당하는 신베이시 그리고 중부 도시 타이중, 남부 도시인 타이난과 가오슝 일대 등 사실상 대만 전역에서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규모 정전의 원인은 전력을 공급하는 대만 에너지 회사 중국석유 직원의 기기 조작 실수로 밝혀졌다. 이날 오후 4시 50분경 중국석유가 운영하는 다탄(大潭)발전소에서 직원이 천연가스 공급 밸브를 닫는 실수를 범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고 중국석유 측은 해명했다.

정전 사태로 많은 가구와 상점, 기업이 불편을 겪기는 했지만 전력 공급이 신속히 회복되면서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만 과학기술부가 관할하는 대만싼다과학단지(三大科學園區) 국장은 "오후 정전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생산기업은 없다. 다만 저녁 일부 지역에서 전력을 부분적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신주(新竹)과학단지, 남부과학단지 일부 생산 라인이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모두가 우려하는 것과 달리 TSMC(대만 최대 반도체 생산기업)과 UMC(대만 반도체 대기업)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큰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번 정전 사태의 후폭풍은 엄청나다. 전력 공급 중단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만이 여러 차례 정전 사태를 경험한 바 있고, 탈원전으로 예비 전력 부족에 대한 문제점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이다.

6월 초 강력한 폭우가 쏟아진 후 신베이원전 2호기 가동이 중단됐고, 이달 초에는 화롄 발전소 송전탑이 태풍으로 쓰러졌다. 타이중 화력발전소도 고장이 발생했다.

탈원전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도 여름철 전력 수요 확대와 연이는 전력 문제로 6월 대만 남부 핑둥현의 마안산원전 2호기와 타이베이 외곽 신베이원전 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대만에서는 이번 정전 사태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찬반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원전을 지지하는 단체와 원전 관계 기관들은 대만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8.15 정전 사태로 대만 내에서 원전 회귀 움직임이 일고 있거나, 탈원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국내 일부 매체의 보도와 달리 대만의 주류 여론은 여전히 '탈원전 지지'에 무게가 실려있다.

대만의 전력 전문가들은 정전 사태가 전력 생산의 양의 문제가 아닌 전력 시스템 효율의 문제에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발생한 정전 사태 혹은 전력 시설 고장 사건의 원인이 전력량 공급 부족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는 것도 원전 회귀론의 논리에 부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다만 대만의 전력 예비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전력 수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원전 찬반론 양측 모두 수긍하는 부분이다.

대만이 탈원전 정책을 본격화한 이후 전력 예비율이 6% 아래로 떨어지는 날이 급증하고 있다. 중화민국원자력학회 등 원자력 관련 단체와 반 민진당 인사들이 원자력 발전 회귀를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 전력 전문가들과 대만 국민들은 원전 건설 확대가 전력 수급 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8.15 대규모 정전 사태 발생 후 대만의 상당수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보다는, 전력 공급 시스템을 개선을 통해 전력 사용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대만의 과학기술 전문지 테크노오렌지는 전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스마트 전력망 구축에 나설것을 촉구했다. 

현재의 전력 공급 시스템에서는 생산된 전력량의 상당 규모가 사용되지 않고 낭비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이러한 전력 낭비로 발전소는 필요 이상의 전기를 더욱 많이 생산해야 하고, 소비자들은 사용하지도 않은 부당한 전력 사용료를 부담하게 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 전력망은 발전소가 각 지역의 필요 전력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생산 및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불피요한 전력 생산과 낭비, 자원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또한 소비자들도 스마트 전령망을 통해 각 발전소의 전력 생산 현황과 시간 별 생산 단가를 파악할 수 있어 전기 절약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 대만 국민 "정전 불편하지만, 탈원전 지지한다" 

대만 국민들도 이번 정전 사태로 인해 원전 회귀로 돌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공식적인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자가 취재한 10여 명의 대만 현지인은 모두 "탈원전 정책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타이페이에서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린(林 여성. 38세)씨는 "전력이 부족해서 정전이 자주되거나 전력 공급이 제한되면 생활을 불편하지만,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피해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불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진이 잦은 대만에서는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전력을 제한 공급해도 사실 일반 국민들이 겪는 불편함은 그리 크지 않다. 이번 사태 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대부분의 동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가오슝에 거주하는 마케팅 회사 직원 저우(周 남성. 33세)씨도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환경과 인류에 대한 위협에 비하면 전력 제한 공급으로 인한 불편은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정전으로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는 생각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생산공장은 탈원전으로 인한 전력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우(吳, 남, 30세)씨는 "개인적으로는 탈원전을 지지하지만,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그리고 대규모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기업은 현재의 전력 수급 현황에 대해 걱정이 큰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대만 디스플레이 생산업체 관계자는 대만 차이나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공업용 전력 공급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정책 수립을 해야 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신흥산업 기업의 전력 수요는 엄청난데, 정부가 향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지 못한다면 대만 산업과 투자 환경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 탈원전 흑백논리보다 국민 합의 과정, 대응 방식에 주목할 때 

이번 대규모 정전 사태를 대만에서 직접 겪은 기자가 보기엔 대만의 선례를 탈원전 자체의 적정성을 따지는 '반면교사'로 삼기보다, 대만이 탈원전 정책을 수립해온 과정과 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응하는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대만 사회 분위기에서 언급했듯 대규모 정전 사태 후 대만 사회에서는 원전 회귀론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큰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 이번 정전 사태 이후 원자력 발전 회귀를 지지하는 서명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원자력 서명 확대 움직임은 정전 사태 이전부터 지속되온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순수한 지지 의견 외에 현 정부에 대한 불만, 원자력 이익집단의 행동 등 정치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

대만의 탈원전 정책은 추진 기간과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확연히 다르다. 대만에서는 탈원전 논의가 거의 37년간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관계 기관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지난 수십 년동안 수많은 토론과 의견 수렴, 시민 운동을 통해서 현재의 탈원전 정책 기반이 수립된 것. 현재 대만에서 탈원전을 지지하는 민간 단체만 150여 개에 달한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다소 급진적으로 추진하는 우리의 탈원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번 정전 사태 후 '원전이 옳다 혹은 나쁘다'라는 식의 흑백논리에 치우치기 보다 원전 없이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분주한 것도 인상적이다. 

◆ 대만의 탈원전 운동 과정 

대만에서 원전 반대에 대한 의견이 처음 제기된 것은 3기 발전소 건설 계획이 발표된 후였다. 대만은 1968년 처음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나섰다. 1호기에서 2호기 발전소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3호기 원전 건설부터 반대의 목소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980년 4기 원전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원전 추가 건설 반대의 여론이 확산됐고, 1984년 국회의원과 감찰위원(감사원에 해당) 등이 예산 책정 과다와 원전 추가 건설의 경제성 등을 문제로 지적하면서 탈원전 논의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4기 원전 건설에 대한 찬반 논란이 양립하는 가운데, 1985년 7월 7일 3기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화재는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인 1986년 4월 28일 20세기 최대·최악의 사고로 불리는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대만 내의 반원전 여론은 더욱 확산됐다. 같은해 10월 대만전력 본사 앞에서 대규모 반 원전 시위가 발생했고, 정계에서도 원전 반대의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탈원전'이 대만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이후 대만에서는 탈원전을 지지하는 많은 민간단체가 설립, 탈원전 움직임이 빨라졌다. 1987년 9월 신환경기금회, 1988년 1월 대만환경보호연맹, 같은 해 조직된 옌랴오반핵자구회 등 원전 반대 단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만의 탈원전 운동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정부를 포함한 탈원전 지지 세력과 원자력 발전 이익단체, 원전 지지 세력이 첨예한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2000년 대만에서 최초의 정권 교체를 통해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민진당 정부가 수립되면서 탈원전 운동이 다시 힘을 얻는 듯 했지만, 2001년 2월 행정원 원장이 4기 원전 공정 재기를 선언하면서 대만 내에서 다시금 탈원전과 원전 이념의 갈등이 사회문제로 불거지게 됐다.

2002년 민진당 정부는 환경기본법에 반원전 원칙을 편입하고, 각계 환경인사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탈원전 행동에 나선다. 동시에 반원전 단체들도 다시금 활발한 탈원전 운동을 진행하게 됐다.

탈원전과 원전 지지파의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 사고는 대만 탈원전 파에 힘을 강력한 힘을 실어줬고, 대만 사회에서는 탈원전 여론이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2013년 1월 대만의 푸방문교기금회 이사장이 '엄마가 감독하는 원전 연맹'이라는 단체를 조직, 대만 부녀자들의 탈원전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고, 이후 유명 인사들이 탈원전 지지를 이어가면서 탈원전 분위기가 고조됐다.

대만 행정원은 4기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찬반을 묻는 대국민 투표를 추진했지만, 각종 문제에 직면하면서 투표가 무산됐고, 4기 원전 건설에 대한 논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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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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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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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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