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속보

더보기

[르포] "수억 권리금 날릴 판"…서울 지하도상가 상인들 '멘붕'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시, 임차권 양도·양수 금지…조례 개정안 입법예고

[뉴스핌=김지유 기자] "지하도상가 임차권 양도를 전면 금지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요. 전 재산이 걸려 있는데 하루 아침에 떼이게 생겼으니까요. 요즘 가뜩이나 불경기라 장사도 어려운데 너무 고민스러워요."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를 팔아 권리금을 내고 장사를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그 아파트는 15억원이 넘는데 권리금 3분의 1에도 못미칩니다. 그나마 그 돈까지 날리게 생겼으니 속이 터져 잠이 안옵니다." 

14일 오전 10시. 이제 막 장사 시작 채비를 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역 지하상가(고투몰)에 만난 상인의 이야기다. 

고속버스터미널역 지하도상가는 길이 880m에 이르는 서울 지하도상가 중에서 가장 상권 규모가 큰 곳으로 꼽힌다. 서울 강남에 큰 규모로 자리를 잡은 만큼 서울 시내 25곳 지하도상가 중에서 권리금이 비싼 곳으로 분류된다.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지하도상가 <사진=김학선 기자>

최근 이곳 상인들은 마음이 무겁다. 서울시가 지하도상가 상점의 임차권 거래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평균 2억~3억원이 넘는 권리금을 주고 지하상가 임차권을 사들였지만 나갈 때는 한 푼도 받지 못하게 생겨서다. 

서울시는 지난 8일 지하도상가 임차권 양도·양수를 금지하는 내용의 '지하도상가 관리 조례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서울시내 지하도상가는 25곳. 그 안에 운영 중인 점포는 약 2780개다.

지금은 조례 제11조 1항에 '이 조례에 따라 발생한 권리나 의무를 양도하고자 하는 자는 미리 관리인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 조항에 따라 그 동안 서울시내 지하도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임차권을 거래하면서 권리금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조항을 '임차인은 이 조례에 따라 발생한 권리나 의무를 타인에게 양도하여서는 아니된다'로 바꿀 방침이다. 서울시가 지난 1998년 사실상 임차권 매매를 허용한 이후 약 20년 만이다.

상인들 입장에서는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에서 14년 동안 옷가게를 운영해온 한 60대 여성 A씨는 "요즘 어려워서 월 임대료도 빠듯하게 내고 있는데 임차권 양도 금지 소식을 들은 이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곳 점포들의 평균 권리금은 2억~3억원 수준이지만 상권에 따라 최고 10억원까지도 금액이 형성돼 있다. A씨 점포의 권리금은 5억원을 웃도는 수준. 서울시에 내는 월 임대료는 월 230만원이다.

A씨는 "여기 권리금은 대다수 상인들의 전재산이기도 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하고 상생하자고 하는데 서울시는 하루 아침에 상인들에게 이럴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서울고속터미널역 지하도상가 <사진=김지유 기자>

상인 B씨는 지난 1980년대 반포역 앞 33평 아파트 2채를 팔아 점포 권리금을 마련했다. 아파트 2채를 유지했더라면 지금 재산 규모가 30억원을 웃돌았겠지만 지금 B씨 점포의 권리금은 10억원을 밑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보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B씨의 하소연이다. 

상인들은 하루아침에 수억원대 권리금을 날리게 된 것에 분노하고 있지만 그보다 서울시가 상권 형성에 상인들이 기여한 점을 몰라주는 것도 불만이다.

고속터미널역 지하도상가는 지난 1970년대 후반 개발됐다. 상인들은 지난 1983년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 본격 가동되기 전까지 황무지였던 이곳에 목돈을 들여 점포를 분양받고 매월 임대료를 내면서 상권을 키워온 것이 자신들이었다고 강조한다.

이곳에서 20년째 점포를 운영 중인 고투몰 나정용 이사는 "상가 형성단계부터 상인들의 임대료로 시설이 개발됐고 상인들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점포를 마련해 발전시켜 왔다"며 "지난 2011년에도 상인들이 1점포당 약 8000만원, 총 472억원을 들여 리모델링공사를 했을 정도로 상인들의 기여도가 큰 곳"이라고 말했다.

나 이사는 "전국 대도시에 수많은 지하도상가가 있지만 조례로 임차권 양도를 금지한 지자체는 서울시가 유일하다"며 "민간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권리금을 보호받게 됐는데 이번 서울시의 조례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같은 서울시의 정책이 지난 2015년 이후 권리금을 합법화하며 이를 보호하겠다는 정부 입장과 대치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간부문에서는 권리금을 인정해주고 공공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상은 불합리하다는 게 상인들의 이야기다.

서울고속터미널역 지하도상가 <사진=김지유 기자>

반면 시 의회 심의까지 받은 서울시는 임차권 양도·양수 금지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례를 입법예고한 배경에 대해 "조례상 임차권 양도·양수 허용 조항이 불법권리금을 발생시키고 사회적 형평성에 배치된다는 시의회의 지적과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이 있었다"며 "감사원도 서울시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시 조례상 임차권리의 양도조항 개정 미추진을 이유로 확인서·질문·답변서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오는 28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시의회 의결을 거쳐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다.

반면 서울시내 지하도상가 상인들은 오는 26일 전체항의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1970~1980년 들어선 서울시내 지하도상가는 지하철과 방공대피시설이 설치돼 지하통로가 생기면서 들어섰다. 처음에 투자자본 유치를 위해 민간기업들이 개발해 상인들에게 점포를 분양하고 임대료를 받다가 서울시에 기부채납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사진
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