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뉴욕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흐름을 연출했다.
트럼프 트레이드에 힘이 빠지면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외면 받았던 배당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기업 실적이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5.95포인트(0.18%) 하락한 2만54.34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59포인트(0.07%) 오른 2294.6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8.24포인트(0.15%) 상승한 5682.45에 거래를 마쳤다.
도드 프랭크법 폐지와 세제 개혁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의회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금융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종목이 상승 탄력을 잃으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이 실종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야 파이낸셜의 캐런 카바노프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숨고르기 상태”라며 “일부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가 단행되는 데 연말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브래드 맥밀란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은 새 정부와 의회가 효율적으로 공조를 이룰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최근 좁은 보합권 등락에 머물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변동성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기업 실적을 포함한 경제 펀더멘털과 국내외 정치 리스크가 충돌하면서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 유가는 에너지정보청(EIA)이 주간 원유 재고 물량이 138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한 데 따라 장중 1% 급락한 뒤 0.3% 소폭 상승하며 배럴당 52.34달러에 마감했다.
루크만 오튜누가 FXTM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안을 이행하더라고 미국 셰일 업계가 생산을 늘릴 경우 유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노드스트롬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방카 브랜드의 퇴출과 관련, 비판적인 트윗을 작성한 데 따라 장중 하락했으나 4% 이상 랠리하며 거래를 마쳤다.
보톡스로 유명한 알러간은 4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4% 가까이 뛰었고, 알라스카 에어 그룹도 매출액의 두 배 급증 소식에 3% 랠리했다.
반면 모간 스탠리가 2.1% 내렸고, 골드만 삭스 역시 1% 이내로 떨어지는 등 금융 섹터가 약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