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중국은 이번 사태를 즐기는 입장"
[뉴스핌=이고은 기자] 한국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게이트'의 공모자라고 발표하자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도 이를 관심있게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박근혜 대통령이 '샤먼(shaman·초자연적인 존재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종교적 능력자, 무당) 자문관'과 공모했다고 한국 검찰이 발표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매주 토요일마다 4주 연속으로 수십만명의 한국인들이 서울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면서, 이번 스캔들에 대한 분노가 가라앉는 징후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FT는 최순실이 예산안과 정책초안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복장과 악세사리에 이르는 광범위한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헌법 상 반역죄를 제외하고는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으나, 검찰의 이번 발표로 박 대통령을 향한 사임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이 스캔들에 공모했다고 보면서 박대통령이 탄핵의 위협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 헌법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불가능하지만, 탄핵은 가능하다"면서 "야당 의원수가 탄핵에 필요한 의석 수(3분의 2)를 충족하지는 않지만, 여당에서도 분열이 일어나고 있어 탄핵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CNN뉴스는 이번 사태에 대해 남가주대학교 한국학 연구소의 데이빗 강 소장의 발언을 인용, "박 대통령이 누군가를 안다는 것 이상으로 깊게 얽혀있으며, 마치 과거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 때 요승 라스푸틴(Rasputin)과 황후의 관계처럼 박근혜가 꼭두각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또 CNN은 최순실이 체포되던 때 국민들에게 '죽을 죄'를 지었다며 용서를 구했고, 박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대해 수차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는 수십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위 인파가 주말마다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대통령이 부당이익 취득 계획에 협력했다"고 보도했고, 미국 워싱턴포스트 역시 "검찰이 한국 대통령이 대형 부패 스캔들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농단과 비리 부정 스캔들에서 '역할이 있었다'"고 보도했으며,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물으면서 사퇴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한 것 등 이번 스캔들이 한국에서 유례없는 움직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문제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민간인인 최순실에게 국정 개입을 허용하고, 또 최순실의 사업인 미르와 k스포츠 등 두 개의 재단에 막대한 기부금을 내도록 기업들을 압박하는데 일조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지는 '박근혜가 사퇴하고 나면 어떻게 되나?'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즐기고 있을 것"이라면서 "차기 대통령 후보자들의 태도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THAAD) 배치 그리고 일본과 맺은 한일군사정보협정(GOSOMIA) 등에 대해 좀더 중국에게 좋다는 점에서 박의 퇴진을 기뻐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