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팎 거취에 촉각..드러나지 않으면서 가까운 포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8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풀어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반이민과 보호 무역 등 선거 기간 제시한 과격한 공약들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잡는 일부터 내각 구성과 주요국 정상들 접선까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주요 현안들을 제쳐두고 트럼프가 고민에 빠진 일은 따로 있다. 다름 아닌 맏사위 재러드 쿠시너의 거취 문제다.
선거 기간 트럼프 당선자의 막후에서 지원한 제러드 쿠시너 <출처=AP/뉴시스> |
첫째 딸 이반카 트럼프와 함께 사위 쿠시너가 선거 기간 막후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승리를 위해 든든한 공신으로 활약한 것은 비밀이 아니다.
언론 재벌로 꼽히는 루퍼트 머독을 포함해 트럼프의 적들을 우군으로 돌려놓는가 하면 대선 자금 모금까지 쿠시너의 공이 크다는 것이 캠프 안팎의 평가다.
이 때문에 45대 대통령으로 백악관을 차지하게 된 트럼프 못지 않게 사위의 거취를 둘러싸고 정치권은 물론이고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트럼프 당선자가 그를 백악관에 심어 두고 후보 시절과 마찬가지로 막후에서 자신을 보필하도록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동시에 드러나는 고위직에 두기에는 여러 모로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적 배경이나 검증된 바가 거의 없는 비즈니스맨 출신인 데다 직계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대선 결과가 가려진 직후 그가 백악관 비서실장에 발탁될 것이라는 하마평이 돌았지만 가시화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17일(현지시각) CNBC는 쿠시너의 측근을 인용, 그가 특별 자문관이나 카운셀러 형태로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보필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사위 쿠시너를 비정부 시민 단체인 대통령정보감독위원회를 맡기고, 자문을 제공하도록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률가들 사이에서는 쿠시너가 백악관의 직원으로 정식 채용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관련 연방 법률에 위배되지 않다는 것. 다만, 그를 내각에 임명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쿠시너의 향방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뤘다. 신문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당선자가 쿠시너를 전면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실제로 쿠시너의 백악관행이 결정될 경우 부동산부터 미디어까지 그의 비즈니스와 정치 활동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상충 역시 풀어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