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가 지난 9일(현지시각)부터 14일까지 실시해 16일 공개한 펀드매니저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펀드매니저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004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 조사 당시 70%보다 더 많은 85%의 펀드매니저는 전 세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늘리고 세금을 줄이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은 인플레이션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물가가 오름에 따라 성장에도 속도가 붙으면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성장이 가라앉은 상태에 머문다면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로 빠지게 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펀드매니저의 22%는 향후 12개월간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낮은 성장률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펀드매니저들은 가장 큰 꼬리 위험(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일어나면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 tail-risk)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의 채권 붕괴를 꼽았다. 응답자 중 84%는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보호무역주의가 금융안정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향후 12개월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으로 본 펀드매니저가 10월 조사 당시 31%보다 높아진 65%를 차지했다. 이는 BAML 서베이에서 가장 큰 폭의 월간 증가세다.
펀드매니저들은 영국 파운드화가 가장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국민투표 이후 후퇴한 영국 주식 선호도는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