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세단ㆍ소형 SUV 등 첫 출시…틈새ㆍ전략 차종으로 위기 돌파
[뉴스핌=김기락 기자] 실적 부진과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년을 더 걱정하고 있다. 남은 한달 여동안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데다, 내년엔 간판급 신차마저 없기 때문이다. 대신 현대·기아차는 스포츠세단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완전 변경되는 신형 모닝(프로젝트명 JA) 1종과 새로운 차급의 신차 3종 등 총 4종을 출시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모닝을 빼면 월 5000대 이상 팔릴 만한 ‘간판급 신차’가 전무하다.
기아차는 내년 1월 신형 모닝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형 모닝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출시되는 신차로, 준중형차에 견줄 만한 안전 및 편의사양을 대거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기아차는 경쟁 차종인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또 4도어 쿠페형 스포츠 세단인 CK(프로젝트명)를 내년 중반기에 출시할 방침이다. CK는 기아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스포츠세단. 지난 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된 GT 콘셉트카의 양산형 모델이다.
현대차는 내년 소형 SUV와 제네시스 G70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들 차종 역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장이다. 이 가운데 소형 SUV는 현대차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모델로, 쌍용차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차 QM3, 기아차 니로 등과 경쟁하게 된다.
그동안 현대차는 이 시장을 고스란히 경쟁사에 내줘왔다. 이 소형 SUV는 인도에서 판매 중인 크레타와 동일 모델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 영업지점 관계자는 상품 개발 관계자 말을 인용, “내년 출시 목표로 개발 완료 후 수정·보완하는 단계,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 투입될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제네시스 G70은 중형급 럭셔리 스포츠세단으로, 제네시스 라인업 중 가장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출 전망이다. 현대차는 G70에 이어 오는 2020년까지 스포츠 쿠페, 대형 SUV 등 제네시스 신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G70은 내년 말 국내 출시 후, 2018년부터 해외 시장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내년 간판급 신차는 없으나 틈새 및 전략 차종을 국내외 출시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전략 차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로부터 소형 해치백인 클리오를 수입·판매하기로 했다. 연내 소형 전기차 인증을 앞둔 트위지도 내년부터 판매, 관공서 등에 공급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쌍용차는 쌍용차 역사상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럭셔리 대형 SUV(프로젝트명 Y400)를 선보여 새 시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지엠은 내년 준중형 세단 쉐보레 신형 크루즈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 판매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최악의 내수 판매가 우려되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의 내년 간판급 신차가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전략 차종을 통해 새 시장을 만들어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잠정 집계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완성차 내수 판매량은 128만8355대(상용·버스 포함)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52만9849대 판매에 그쳐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6.5% 감소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