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이현경 기자] 평균 나이 72세, 중견 배우들이 한데 뭉쳐 일명 '시니어벤져스'를 결성했다. 고두심(65)이 가장 막내인 이 집단에는 박원숙(67), 윤여정(69), 주현(73), 김혜자(75), 나문희(75), 김영옥(79), 신구(80) 등 내로라하는 시니어 배우가 대거 포함됐다. 매번 드라마에서 20·30대 스타들의 엄마, 아빠 역할을 해내느라 주연과 거리가 멀었던 이들이 정면승부에 나선 것이다. 작가 노희경이 집필한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서 말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황혼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꿈, 삶을 리얼하게 그리는 드라마다. 노희경 작가는 이 작품을 기획한 배경에 대해 “예전에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를 할 때 많은 어른들과 함께했다”며 “대본이 허술한데 (중견 배우들이)극을 메꾸는게 신기했다. 이번에도 덕 보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대본이 허술해도 그걸 채워가는 것, 선생님들을 충분히 이용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심차게 준비한 ‘디어 마이 프렌즈’. 다만 시니어들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건 방송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렌드는 아니다. 주로 예쁘고 젊은 배우들, 흔히 말하는 한류스타나 연기는 못해도 열렬한 팬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 가수를 출연시키는 게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그럼 왜 노희경 작가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시니어벤져스와 합을 이뤘을까. 노희경은 “드라마 시장의 판도가 많이 바뀌었다. 한류가 있고 중국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에 주로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 저도 편승해서 그렇게 흘러왔다”며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선생님들 나이도 있고”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다행히 섭외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노희경은 “선생님들께서 흔쾌히 마음을 내줬다”고 했다. 사실 노희경 작가라는 카드도 그들을 움직이는데도 한몫했다. 윤여정은 “포스터 촬영을 하는 날 김혜자가 ‘이 작가가 우리 죽기 전에 다 만나게 해주려고 이 작품을 썼나보다’라더라. 같이 울컥했다”며 “노희경이 아니면 이런 작품을 아무도 써줄 것 같지 않아 열심히 외고 있다”고 했다. 김혜자 역시 “예전부터 노 작가와 하고 싶었는데 이번이 처음이다. 대본이 어려워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벤져스의 맏언니인 배우 김영옥은 “우리에게 이런 기회를 줘서 참 고맙다”고 했다.

시니어 배우를 한 자리에 모은 노희경은 흔히 ‘꼰대’라고 무시 당하는 중년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게 많다고 했다. 그는 “제가 지금 50대인데, 30대와 40대를 돌아보면 지금과 별반 다를게 없다. 그러니까 나이든 사람이 ‘이럴 것이다’라는 건 그저 우리의 편견일 뿐”이라면서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다만 조금 더 치열한 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시대의 20대, 30대들이 치열하게 살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 60대 이상의 중년들이 더하다. 그들에게는 생로병사가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 매일매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첨가물 없이 담백하게 우리 중년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가겠다는 노희경은 “관찰이 내 드라마의 목적이다.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된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한 가지 바람은 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를 떠올리는 것”이라고 바랐다.
시니어벤져스의 감성이 물씬 느껴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13일 오후 8시30분 방송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