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시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프리 라이더(Free rider)'다. 라이선스만 따놓고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기관은 향후 PD사 선정에서 엄격한 잣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김희천 기획재정부 국채과장은 PD(국고채전문딜러)사 선정에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엄격하게 평가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PD사가 라이선스 확보로 혜택을 누리면서도 시장조성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는 PD사로서의 의무 수행 정도에 따른 차등평가가 시장 질서를 갖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김 과장은 물가채 시장 활성화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물가채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호전됐으나 완전히 활성화 됐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물가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경쟁인수 적용 일수를 기존의 4일에서 1일로 줄였으나, 이에 따른 효과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장기물 채권 발행을 예측가능한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도 밝혔다. 다만 초장기 국채선물 도입에는 조심스러운 속내를 내비쳤다.
김 과장은 국채과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외환제도과장으로 근무했었다. 외환제도과에서 외채, 거시건전성 관리 등에 주력했던 이력을 살려 국채시장 업무 수행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김희천 국채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요즘 PD사 신청현황은 어떤가?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격정지를 당하는 PD사가 나오는 등 업계가 여러모로 어렵다.
▲ PD사 신청을 위해 열심히 실적을 쌓으며 준비하는 곳이 꽤 있다고 들었다. 다들 힘들다고는 하지만 라이선스를 가지면 회사 평가도 높아지고 혜택도 있어 욕심내는 곳이 있어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 PD제도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 중이다.
- PD사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 시장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분이 모럴해저드, 프리 라이더다. 라이선스만 따놓고 활동하지 않을 수 있어 일정요건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CEO가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라이선스만 따놓고 대충 요건을 충족할 정도로만 활동하면 시장 질서 유지 측면에서 좋지 않다. 열심히 하는 PD사가 더 보상을 많이 받고, 회피하면 부담을 지게 하는 시스템이 좋다고 본다.
물론 시장참여자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은 있겠지만, 정부 입장에서 볼 때는 시장이 큰 변동성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PD사의 시장 조성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손실이 생길 수도 있어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 프리 라이더 PD사들에 어떤 패널티가 적합하다고 보는가? 이런 PD사들을 골라낼 수 있는 기준이 있는가?
▲ 이미 PD 강등제를 적용하고 있다. 수행 정도에 따라 PPD에서 다시 PD로 올라오기도 할 수 있어, 여러모로 CEO 관심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시장의 의견을 듣고 있는 단계다.
또 (이미 PD사) 평가 항목이 세분화 돼 있어서 기계적으로 점수가 나오게 돼 있다. 이제는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럴 해저드를 없애면서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보상을 더주거나 패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차등평가가 시장질서를 갖추는데 더욱 도움되지 않을까 한다.
- 상위권을 오래 유지하는 PD사들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쉽게 말하면 의지의 문제다. 이중에서도 CEO 의지가 상당히 크게 작용하는 편이다. 간담회에서 의견이 나오는 것을 보면 CEO가 관심을 가지는 곳은 열심히 하고, 대충 라이선스에 만족하면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일단 5등 이내에 들면 혜택이 굉장히 좋다. 최근 금리도 많이 빠져 해당 PD사들은 수익도 나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 물가채 활성화 방안으로 다른 제도 도입을 염두하고 있지는 않은가? 물가채도 물가채지만, 사실 물가 자체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 물가채가 참 요즘 고민이다.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다. 아직 논의가 성숙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는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PD들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고, 옵션 행사기간도 줄어들면서 복합적인 요인으로 조금씩 살아나는 수준이다. 아직 완전히 활성화 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다만 어떻게 더 활성화시켜야 할 것인지는 업계 여러 관계자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면서 고민을 해봐야 할 듯하다.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물가도 정상화되고,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채권시장도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물가채 옵션 행사기간을 4일에서 1일로 단축했다. 집중적인 인수를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는가?
▲ (옵션기간 단축에 따른 효과를) 시뮬레이션을 해보려는 참이다. 5월의 경우 올해 초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1~2월에 5000억원정도 했으니 잘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기간 단축효과로만 해석하기에는 일러 이에 대해 분석 중이다.
-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면, 옵션 행사기간이 길어야 수요가 더 많이 들어오지 않나?
▲ 시장여건에 따라 다르다. 가령 계속 금리가 빠지고 있는 상황이면 기간이 길수록 옵션 행사를 많이한다. 기간을 하루로 줄인 목적은 참가자들이 변동성에 눈치보지 말고 하루 안에 들어오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저런 조건을 재면서 결국 들어오지 않더라는 판단에 이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올해 들어서 10·20·30년물을 3·5년보다 매달 500억원씩 늘려오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는 시장 의견이 있다. 하반기에 장기채 공급을 많이 유도할 계획이 있는가?
▲ 정부는 국채 발행에서 안정적으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조달하는 게 중요하다. 대신 국채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 수단이기도 하고,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장기채 수요가 많아지니 이런 것을 고려해서 장기채 늘리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확대폭은 수급여건에 따라 다르겠으나 시장이 장기채를 많이 원하고 있는만큼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다.
다만, 급격하게 늘리면 수익률이 왜곡될 수 있다. 시장에 충격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측가능하게 조절할 것이다.
- 지난 5월 12일, 5년물 입찰미달 발행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5년물 발행을 줄이려는 계획이 있는건가?
▲ 그건 시장에서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5000억원 규모의 5년물 교환으로 물량이 엄청 늘어나 경쟁입찰 쪽에서 줄여줘야 전체적인 비중이 맞다. 지표채권은 10년물이다. 5년물이 10년물보다 물량이 많아지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 국채선물에서도 초장기물을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초장기물 도입보다는 2년 선물 도입이나 5년 선물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듀레이션 측면에서 더욱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 보통 3년물과 10년물을 가지고 (헤지를) 조정하지 않나. 5년물은 3년물과 10년물의 중간에 해당하기도 하고 그것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고 본다.
종목이 많을 수록 좋은 게 아니다. 종목이 많으면 유동성이 줄어든다. 각자 포지션에 따라 필요한 부분이 다른 것일뿐이다. 시장이 일단 원활하게 움직여야 상품을 내놓아도 성공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초장기 선물 도입은 듀레이션의 다양화보다는 거래를 장기물 쪽으로 유도하려는 의도인가?
▲ 아직 그것을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 시장에 현물 20·30년물을 내놓은지 얼마 안돼서 현물이나 수급여건 등을 좀 더 분석해보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시장에서 수용이 가능한 선에서 상품을 도입할 것이고 현재는 시장 흐름을 면밀히 보고 있는 단계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