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조만간 국내에서도 초장기 국채선물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20년물을 바스켓으로 하는 국채선물 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10년 국채선물 시장의 활성화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시장의 도입은 무리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고채의 장기화도 좋지만 조급하게 추진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6일 기획재정부는 2014년 국고채 시장 운영 계획안을 통해 초장기 국채선물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는 국고채 장기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2012년에는 국고채 30년물을 발행했고 이어 지표물을 5년물에서 10년물로 변경했다. 연장선상에서 초장기 국채선물 시장을 도입해 장기채 입찰시 적절한 헤지(위험 관리) 수단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3일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부터 30년물이 발행되는 등 초장기채 시장이 커지고 성숙해짐에 따라 헤지수단으로써 (초장기)선물 시장도 개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물가채·10년 선물 이어 초장기 선물…"악순환 초래"
시중의 PD(국고채전문딜러)들은 20년, 30년물 입찰시 10년 선물로 헤지하기에는 듀레이션의 미스매칭(mismatching)이 일어난다는 점은 수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국채선물 시장을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차거래 등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초장기물의 헤지가 가능하며,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보다 아직도 취약한 10년 선물이나 물가채 시장의 안정화에 노력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시중의 한 국채 PD는 "10년 선물도 조성을 위해 과거 1~2년 동안 고생을 했고 이제 겨우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는데, 아직 초장기 국채선물 도입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수요가 있을지도 사실 잘 모르겠고, 거래소 쪽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서 거래를 유인하려고 하겠지만, 테이퍼링으로 장기물 약세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는 정부의 과욕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국채 PD는 "새로운 시장을 상장하면 또 PD한테 조성을 시킬 것이 뻔한데 부담이다"라며 "10년 선물이나 물가채 등도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른 시장의 도입은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와 기재부는 다양한 수요 충족의 측면에서 신시장 도입이 필요하며, 10년 선물의 시장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초장기 국채선물 시장 조성에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자본시장과 관계자는 "20년, 30년물 국채들이 발행되고 투자자들의 헤지수요가 있기 때문에 그런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선물 시장의 발전이 현물도 함께 발전시키는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 국채과 김진명 과장도 "10년 선물도 조성이 어려웠지만 지금 정착이 되고 있는 단계이고, 그것(초장기 선물)도 잘 정착시킬지 그런 것도 내년에 검토를 해야하지않겠나"고 말했다.
◆ 10년 선물시장 조성, 여전히 '진행 중'
과거에 10년 선물 시장도 조성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며, 재도입된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시장 안정화는 진행중인 상태다.
시중의 한 국채 PD는 "PD 자격 유지를 위해서 (10년 선물 조성을)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게다가 한국거래소의 10년 선물시장 조성지원도 지난 9월말 이후 중단되며 적극적인 시장조성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10년 국채선물이 초기 상장된 이후 지난 3년간 거래소는 시장 조성 실적에 따라 일부 참여자들에게 받은 수수료의 80%를 환급해주는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앞선 PD는 "그동안은 거래소에서 10년 선물을 조성하면 자금을 지원해줬는데 이제는 그런 부상(副賞)이 없어지니까 다들 발을 빼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10년 선물의 거래량과 미결제가 늘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이 성숙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까지 자율적인 수급에 맡기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것이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장중 호가 개수를 보면 아직도 호가가 얇을 때가 많아서 10년 선물 시장이 안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10년 선물 시장에 미결제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다소 시장이 두터워지며 성장했다는 의미는 있다"며 "(강제적인 시장조성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걸음마를 뗀 정도이지 보행기 없이 걸을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