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단독] '오징어 게임' 술래인형 피규어 만든 '토이 아티스트' 임현승 인터뷰

기사입력 : 2021년10월12일 18:00

최종수정 : 2021년10월14일 10:27

"넷플릭스에서 직접 VIP 증정용으로 40개만 주문했다"
전세계서 관심 폭발... 구할 수 없느냐는 주문 쇄도
11월 5일까지 뉴욕 '클러터 갤러리'서 개인전 열어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신드롬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이 드라마에 등장한 각종 소품이나 오브제에 대한 관심도 폭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 1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등장하는 술래인형이다. 

술래인형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친 후 목을 180도 돌려 게임 참가자들의 동작을 감지한다. 인형 눈 속 센서가 움직이는 참가자를 찾아내면, 술래 인형은 어린아이 목소리로 "탈락"을 외치고, 그 참가자는 총에 맞아 죽는다. 탈락은 죽음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시청자들 역시 참가자들처럼 공포에 떨 수밖에 없다.

얼굴 표정 변화 없이 눈동자만으로 생과 사를 결정하는 술래인형은 드라마가 공개되자 마자 처키(Chucky)와 애나벨(Annabelle) 뒤를 잇는 공포의 인형이자 '신스틸러' 로 부상했다. 해외 네티즌들은 "처키와 애나벨이 최고 무서운 줄 알았는데 더 무서운 인형이 나타났다", "애나벨보다 무서운 인형은 처음", "꿈에 나올 것 같다", "애나벨도 술래인형보고 울었을 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다. 아울러 자신을 술래인형처럼 분장하고 나란히 사진을 보여주는 놀이가 각종 SNS에 마치 들불 번지듯 퍼지고 있다.

이런 메가톤급 인기를 바탕으로 넷플릭스에서 직접 국내 작가에게 술래 인형의 피규어를 주문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피규어를 제작한 토이 아티스트(toy artist) 임현승(40) 작가를 만났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오징어 게임' 속 술래인형 피규어를 제작한 토이 아티스트 임현승 작가. 2021.10.12 digibobos@newspim.com

- 어떤 연유로 '오징어 게임' 술래 인형의 피규어를 만들게됐나?

"7월 28일쯤 오징어 게임 프로모션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냥 단순한 프로모션용 토이고, 디자인도 내 게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사했다. 어떻게 내게 의뢰할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국내에 아트 토이를 만드는 작가가 많지 않아서 내게 연락이 온 걸로 생각했다."

- 오징어 게임 개봉일이 9월 17일이니까 7월말이면 이 드라마에 대해 아직 사람들이 모를 때다. 혹시 이 드라마를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사전 정보가 없었다. 드라마 이름도 그 때 처음 들었다."

- 포로모션 담당자가 무슨 용도라고 설명했는지.

"VIP 증정용 선물로 40개만 만들어 달라고 했다. "

- 피규어를 제작해 납품을 완료한 시점은 언제인가?

"10월 5일쯤였다." (작품 제작 완료를 알리는 임작가의 인스타그램에 그는 "극한 스케쥴의 오징어게임 종료. 살아남았지만 456억은 못받음."이라고 적었다.)

- 처음 제품 의뢰를 받았을 때와 납품할 때는 사정이 엄청 달랐을 것 같다.

"전세계에서 이렇게 난리가 날 줄 몰랐으니까 당연히 묘한 기분이었다. 그냥 얼떨떨했다."

- 피규어 제작 이후 어떤 반응을 얻었나.

"내가 피규어를 만들었는지 어떻게 알고 전화가 이루 셀 수 없이 많이 왔다. 전세계에서 왔다. 대부분 피규어를 더 만들어 달라거나, 구할 수 없냐고 요청하는 전화였다. 그러나 수작업으로 딱 40개만 만드는 게 계약조건이니까 더 만들 수는 없다. 나도 딱 하나 밖에 없다."

- 이번 피규어의 경우, 기존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스토리가 더해져서 나중에 엄청난 고가의 수집품이 될 것 같다. 더구나 40개 리미티드 에디션이니까 더욱 그럴 것 같다. 어떻게 보는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예상한다. 최근 미술 경향을 보면 스트리트 계열의 대중적 예술품들이 고가의 수집품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당연히 컬렉터들이 눈독을 들일 걸로 보인다. 내가 받은 전화만 봐도 그렇다. 이 피규어를 선물로 받은 VIP들이 시장에 내놓을 사람들이 아니라서 더욱 그럴 거다. 이병헌 씨가 이걸 팔려고 시장에 내놓지는 않을 거 아닌가."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임현승 작가가 만든 40개 한정품인 술래인형 피규어. [사진= 인스타그램 트웰브닷 페이지] 2021.10.12 digibobos@newspim.com

- 황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은 거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이번 일이  '아트 토이(art toy)' 라는 장르를 일반에게도 인지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 

"국내에서는 아트 토이를 아직 키덜트(키즈+어덜트)의 취미제품이라고 한정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21세기 앤디 워홀'이라 불리는 카우스(KAWS)만 보더라도 자시의 개성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가치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대중의 폭넓은 지지와 인기를 얻고 있다.  카우스는 아트 토이를 만들면서 그의 세계관을 더 확장했고, 메시지도 더 확실하게 전달한다. 아트 토이는 동시대의 흐름을 자신의 시각대로 구현해내는데 매우 좋은 장르라고 생각한다."

임현승 작가는 평소 '트웰브닷(twelve.)'이란 예명으로 활동한다. 그의 성 '임'을 영어로 쓴 첫글자 R을 둘로 나누면 12로 보이는데, 이렇게 R에서 12를 끌어낸 것은 12라는 숫자가 12시나 12월처럼 완결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2 뒤에 '닷(dot)'넣은 것 역시 끝까지 가보자는 다짐의 표현이다. 이 예명에서 보듯 아트 토이에 대한 임작가의 결기는 상당하다.

임작가는 원래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다. 그러다가 생각을 바꿔 자퇴하고 한예종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사물의 조형적 해석에 저절로 관심이 이끌렸기 때문이었다.

임작가는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뜻밖의 곳에서 아름다움을 포착하여 유려한 곡선, 단순한 형태로 표현하여 시선을 사로잡는 작업을 한다. 그가 천착하는 오브제는 뜻밖에도 개구리 등의 양서류다. 그는 양서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Apocalypse Frogs, Boundary Issues, APO Frogs 시리즈와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문제를 재조명하는 로드킬(Roadkill) 등의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 해외에서 먼저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임현승 작품 '퍼포먼스'. 2021.10.13 digibobos@newspim.com

2015년 전 세계에서 토이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Designer Toy Awards'의 'Break-Through Artist'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가 받은 상은 신진작가에서 수여하는 일종의 신인상인데, 작품을 출품해서 심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들이 각자 알아서 대상자를 선발하고 결정하는 좀 독특한 구조다.

임작가는 10월 9일부터 11월 5일까지 뉴욕 클러터(Clutter)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뉴욕에 가 있어야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가지 못했다. 이번 개인전에 출품한 것도 모두 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다. 자신은 계속 다른 조형을 시도하는데, 정작 컬렉터들이 개구리 주제 작품을 원하기 때문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저 혼자 생명력이 생겨서 작업을 견인하는 형국이다."

내년에도 중국 베이징 싱후이(Xinghui) 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작품 수요가 훨씬 많다. 베이징 한 출판사에서 출간한 토이 아트 컬렉팅 관련 책은 그의 개구리 작품을 표지로 내세웠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중국에서 간행된 토이 아트 관련 책의 표지에 그의 작품이 실릴 정도로 임현승 작가는 해외에서의 지명도가 높다. 2021.10.12 digibobos@newspim.com

마지막으로 물어보았다. - 토이 아트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토이 아트는 조형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선에 서 있다. 친구들이 작품을 달라고 할 때 내 작품은 너의 관심 여부에 따라 쓰레기가 될 수도, 예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작품이 잘 정돈된 전시공간에서 빛을 받으면 더 없는 예술품이지만, 먼지를 뒤집어 쓰고 방치돼 있으면 그냥 쓰레기다. 토이 아트야말로 추억하는 사람들에겐 보물이다."

digibobo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 시내버스 파업 돌입···지하철역 연계 무료 셔틀 480회 투입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서울시는 28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즉시 비상수송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파업에 대비해 전날인 27일 시·구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교통대책을 마련했고 이날 대체 교통수단을 즉시 투입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시가 시내버스 파업에 대비해 28일 오전 4시 첫차부터 비상수송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역 버스종합환승센터 모습.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1시간을 연장하고 심야 운행시간도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시간 연장한다.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 총 480대를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 지하철 혼잡시간은 오전 7~10시, 오후 6~9시로 조정돼 열차가 추가 투입되고 막차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2:00까지 연장돼 총 202회 증회된다. 지하철 연계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는 총 119개 노선, 480대가 빠르게 투입돼 1일 총 4959회 운행된다. 보광운수, 정평운수, 원버스 12개 노선은 정상운행된다. 또 다산콜재단,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 매체,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한 노사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가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03-28 07:42
사진
이재명 47.2% vs 원희룡 43.6%···'계양을' 오차범위 내 초접전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4·10 총선 최대 격전지인 '명룡대전'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3.6%포인트(p) 격차로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26일 인천 계양구 을 선거구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에게 총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이 후보가 47.2%, 원 후보가 43.6%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안쪽인 3.6%p였다. 뒤이어 최창원 내일로미래로 후보 2.4%, 안정권 무소속 후보 1.7% 순이었다. '지지 후보 없음'은 4.4%, '잘 모름'은 0.8%였다. 성별로는 남성에서 이 후보가 49.6%, 원 후보가 40.6%의 지지를 받았고 여성에서는 이 후보가 44.9%, 원 후보가 46.5%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 후보는 만18세~29세, 40대, 50대에서 원 후보를 앞섰다. 만18세~29세에서 이 후보는 40.1%, 원 후보는 31.2%였고 40대에선 이 후보 60.9%, 원 후보 36.5%로 나타났다. 50대에선 이 후보 54.1%, 원 후보 41.6%였다. 원 후보는 30대, 60대, 70대 이상에서 강세를 보였다. 30대에서 이 후보가 40.4%, 원 후보가 48.8%였고 60대에선 이 후보 44.7%, 원 후보 47.9%로 집계됐다. 70대 이상에선 이 후보 35.2%, 원 후보 63.5%로 격차가 벌어졌다. 권역별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1권역(계산 2동·계산 4동·작전서운동)과 2권역(계양 1동·계양 2동·계양 3동) 모두 이 후보가 앞섰다. 1권역에선 이 후보가 46.5%, 원 후보가 42.8%였고 2권역에선 이 후보 47.9%, 원 후보 44.3%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선 이 후보가, 국민의힘·개혁신당·새로운미래 지지층에선 원 후보가 선두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이 후보 91%, 원 후보 4.2%였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이 후보 3.3%, 원 후보 93.4%였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선 이 후보 91.6%, 원 후보 2.7%였으며 개혁신당 지지층에선 이 후보 11%, 원 후보 61.8%였고 새로운미래 지지층은 이 후보 4.1%, 원 후보 60.6%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의 경우 이 후보 21%, 원 후보 26.4%를 기록했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선 두 후보 간 격차가 지지율 조사보다 벌어졌다. '지지 여부를 떠나,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53.7%, 원 후보는 38.7%를 기록해 15%p 격차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ARS 전화조사로 이뤄졌으며 통신사에서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무선 90%와 15개 주요국번 RDD 유선 10%를 활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고 응답률은 6.2%다. 2023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 연령대, 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론조사 결과 등록현황을 참고하면 된다. hong90@newspim.com 2024-03-28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