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씨네톡] '세자매', 아프지만 후련한 절규…어른의 폭력에 답하다

기사입력 : 2021년01월18일 17:01

최종수정 : 2021년01월19일 07:36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세자매'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인 세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지난하고 기구한 이야기는 답답하고, 먹먹하고, 눈물이 쏟아지지만 어쩐지 속 시원하다.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가 영화 '세자매'로 만났다. 이 영화는 달라도 너무 다른 자매 셋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각기 엉망으로 꼬여버렸지만, 당장 눈앞의 일을 해결하고 살아내느라 잊었던 과거의 기억을, 기어이 떠올린다. 사과할 줄 모르는 어른에게, 나도 살아보니 당신이 잘못했다고 마음껏 내지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리틀빅픽처스] 2021.01.18 jyyang@newspim.com

◆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꼬이고 흩어진, 참담한 세자매의 일상

첫째 희숙(김선영)은 소심하고 지나치게 주눅이 들어있다. 남의 눈치만 살피기 급급해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집을 나간 남편은 돈을 뜯어가고 딸마저 엄마를 무시한다. 급기야 자해로 내면의 상처를 드러낸다. 둘째 미연(문소리)는 교회에 헌신하고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완벽한 아내이자 엄마다. 하지만 남편의 바람에 고통스러워 한다. 셋째 미옥(장윤주)는 천덕꾸러기다. 아무 말이나 하고 아무 행동이나 한다. 착한 남편을 만나 전처의 아이와 살지만 또라이 취급을 당한다. 세자매는 아버지 생일을 맞아 고향을 찾아가고, 미연은 잊고 살던 끔찍한 과거를 한 자락 기억해낸다. 

문소리는 미연 역을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속물로 그렸다. 대외적으로 멋진 나에게 취해있지만, 남들에게 약점을 보여줄까 늘 전전긍긍하고 분노를 참고 삼킨다. 특히 남편의 외도를 알고 정신을 반쯤 놓은 듯한 그의 표정은 공허하면서도 표독스럽다. 문소리는 번뇌에 휩싸여도 본분에 충실한 캐릭터를 치밀하게 그려냈다. 남편의 문제로 마음이 복잡해질수록 그는 신앙에 집착한다. 아이에게 기도를 시키고 다그치는 장면에서는 지독했던 아버지의 잔상을 읽을 수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리틀빅픽처스] 2021.01.18 jyyang@newspim.com

김선영의 희숙은 얼굴만 봐도 눈물이 터진다. 다 맞춰주고, 벌벌기는 아내이자 엄마지만 그래서 무시당한다. 생계가 어려운 그에게 외모를 욕하고 돈을 뜯어가는 남편을 보며 관객들은 욕을 삼킬 정도다. 하나뿐인 딸조차 엄마를 미워한다. 김선영은 특유의 연기로  모두의 연민을 산다. 장윤주가 연기한 미옥은 살면서 절대로 만나고싶지 않은 인물이다. 천덕꾸러기에 제멋대로고 주변 사람들을 난처하게 한다. 작가라는 직업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자유분방해서 문제다. 

◆ 잊었던 기억을 찾은 순간 찾아오는 분노…어른의 폭력에 답하다 

각자의 사정으로 바쁘지만, 자매는 자매다. 미연은 언니 희숙을 '이상한 사람'이라면서도 돕는다. 시도때도없이 술에 취해 전화하는 미옥도 차분하게 받아준다. 모든 걸 참고 인내하던 그가 남편의 외도와 기만으로 폭발하는 순간, 그 영향이 딸에게 미친다. 나중에야 딸을 끌어안고 우는 미연은 '완벽한 척'이란 가면을 벗을 준비를 한다. 엄마 취급도 해주지 않는 딸에게 어렵게 병을 털어놓는 희숙도, 남편과 전처 사이의 아들에게 엄마 노릇을 해주고 싶어하는 미옥도 자식을 통해 나름의 결핍을 해소한다. "엄마 무섭다"고 딸의 옷자락을 잡는 희숙을 보며, 절로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리틀빅픽처스] 2021.01.18 jyyang@newspim.com

세자매는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고향을 찾는다. 어린 시절 학대로 정신을 놓은 막내 남동생 진섭은 기어이 일을 내고, 미연은 분노를 쏟아낸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우리한테 사과하라"고 악을 쓴다. 진섭과 함께 배다른 자식이었던 희숙은 지독한 폭력과 학대의 피해자였다. 어쩌면 그때부터 비뚤어진 그와, 동생들의 삶의 궤적을 어렴풋이 짐작케한다.

아버지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경해 마지않는 목사님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장면이 속 시원하다. 참아온 분노를 그제야 터뜨리는 미연, 희숙의 절규도 아프지만 후련하다. 누구든 공과가 있게 마련이다. 어른의 잘못은 입에 담지 않는 풍토, 자식들의 상처는 잊혀지는 현실. 감독은 바로 이 지점을 직설적으로 꼬집는다. 모든 위선과 죄를 묻어두고 신앙에 매달리는 모습도 은은하게 일침을 안긴다. 오는 27일 개봉.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범진보 대권주자 적합도 '압도적 1위' 질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을 이끈 이재명 대표가 범진보 진영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압도적 1위를 질주했다. 여의도에 입성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위, 김동연 경기지사가 3위, 김부겸 전 총리가 4위로 뒤를 이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범진보 진영 인물 중 차기 대권주자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물어본 결과 이 대표 35.4%, 조 대표 9.1%, 김 지사 8.5%, 김 전 총리 6.5%로 나타났다. 뒤이어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8%,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6%로 집계됐다. 기타 인물은 16.7%, 적합 후보 없음 15.1%, 잘 모르겠음 5.2%였다. 이 대표는 전체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60대 이상에선 다소 차이가 좁혀졌다. 만18세~29세에서 이 대표 35.4%, 조 대표 12.1%, 김 지사 10.1%, 김 전 총리 5.8%였다. 30대에선 이 대표 38.7%, 김 지사 6.5%, 김 전 총리 6.2%, 조 대표 5%순이었다. 40대의 경우 이 대표 50.6%, 조 대표 12.6%, 김 지사 5.9%, 김 전 총리 5.1%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50대에선 이 대표 41.1%, 조 대표 10.2%, 김 지사 8%, 김 전 총리 5.6%였다. 60대에선 이 대표 23.9%, 김 지사 10.4%, 조 대표 7.8%, 김 전 총리 6.4%순이었다. 70대 이상의 경우 이 대표 19.5%, 김 지사 10.8%, 김 전 총리 10.5%, 조 대표 6%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전체 지역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및 호남에서 격차를 벌렸고 영남에선 차이가 다소 좁아졌다. 서울에서 이 대표 32.9%, 조 대표 9.2%, 김 지사 8.2%, 김 전 총리 4.4%였다. 경기·인천에선 이 대표 43.8%, 김 지사 9.9%, 조 대표 7%, 김 전 총리 4.8%순이었다. 광주·전남·전북의 경우 이 대표 42.9%, 조 대표 9.2%, 김 전 총리 11.5%, 김 지사 6.8%였다. 대구·경북에선 이 대표 21%, 김 전 총리 11.6%, 조 대표 10.3%, 김 지사 8.8%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은 이 대표 27.1%, 조 대표 9.9%, 김 전 총리 7.2%, 김 지사 5.6%였다. 대전·충청·세종에선 이 대표 32.3%, 조 대표 13.5%, 김 지사 10.9%, 김 전 총리 4.4%였다. 강원·제주에선 이 대표 36.2%, 조 대표 8.4%, 김 지사 7.8%, 김 전 총리 7.3%로 집계됐다. 지지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선 이 대표 74.6%, 조 대표 5.7%, 김 지사 4.5%, 김 전 총리 1.7%로 이 대표가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김 지사 12.4%, 김 전 총리 9.5%, 이 대표 8.5%, 조 대표 3.4% 순이었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경우 이 대표 45.9%, 조 대표 38.5%, 김 지사 4.7%, 김 전 총리 2.2%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이 대표는 '과반 의석 달성'과 함께 원내 1당을 지키며 대권주자 위상이 더욱 강화했다"며 "조 대표는 비례대표 12석을 얻으며 단숨에 경쟁력 있는 차기 대선후보 반열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별·연령대별·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3.9%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지역별 셀가중값을 부여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론조사결과 등록현황을 참고하면 된다. hong90@newspim.com 2024-04-18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