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북미 매출 대부분 국내 수출…"유럽 안정화 우선"
한국타이어 30~40% 한국산…금호타이어 타격 가장 적을 듯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국내 타이어업계가 미국의 반덤핑 관세 결정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조사 기간을 50일 미루면서 예비판정이 연말로 미뤄진 가운데 업체들은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다.
20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최근 한국산 타이어 등에 대한 예비단계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결정 기한을 11월 9일에서 12월 29일로 50일 연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기간 연장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관세 부과 가능성을 놓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23일 미국 상무부가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수입된 자동차 타이어를 대상으로 반덤핑 관세 및 상계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 착수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7월 USITC가 조사를 계속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산 타이어를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 타이어 공장 노동자 단체인 미국철강노조(USW)가 수입산 타이어로 인해 미국 제조업체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USW는 수입산 타이어의 덤핑마진이 ▲한국 43∼195% ▲대만 21∼116% ▲태국 106∼217.5% ▲베트남 5∼22%에 달한다며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타이어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국공장에서 미국 타이어 물량 대부분을 소화하는 넥센타이어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공장이 없다. 작년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28.07%에 달하는 북미 매출(5677억원) 대부분이 양산, 창녕 공장에서 생산되는 타이어 수출물량이기 때문에 관세 부과 결정 여부에 따라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넥센타이어는 미국과 유럽을 놓고 공장 신설을 검토한 결과 체코에 먼저 진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 300만개 규모의 체코공장을 준공한 뒤 1100만개까지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어 당장 미국공장을 짓기는 어렵다는 게 넥센타이어 측 설명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공장 안정화를 우선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 진출 여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관세 부과가 결정될 경우 40~200%의 세율이 부과되는 만큼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는 미국 매출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17인치 이상 고인치 비중이 70% 수준이기 때문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관세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충분히 재고를 확보해놓는 등 미국시장에서 향후 대응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북미 매출의 30~40% 수준을 한국산 타이어로 납품하고 있다. 전체 매출 기준 북미 매출 비중은 넥센타이어와 비슷한 28% 수준이지만 전체 매출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다만 전체 매출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관세 부과가 결정될 경우 작년 매출 기준 최대 7710억원 가량의 피해가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역시 미국 물량의 상당부분을 조지아 공장에서 조달한다. 작년 기준 북미 매출은 5378억원으로, 현지 공장 생산을 감안하면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피해는 가장 적을 전망이다.
국내 타이어업체들은 각각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현지 법인과 법무법인 등을 통해 미국 산업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조사국 가운데 지난해 한국에서 유일하게 타이어 수입이 줄었다는 게 근거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생산기지를 활용하거나 미국공장을 증설하는 등의 대응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와 타이어협회 차원의 대응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