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7개 제약사, 1Q 영업익 전년比 34%↑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 1위 '안국약품'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제약업계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로는 매출과 이익 모두 오히려 개선됐다는 분석들이 최근 나오고 있다. 만성질환자의 장기 처방이 늘고, 판매관리비는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KTB투자증권은 7개 주요 제약사들(한미약품·유한양행·녹십자·대웅제약·동아에스티·종근당·일동제약)의 1분기 합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8.5%, 34.6%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약품 공급차질을 우려해 유통재고 확보와 만성질환 환자 장기 처방조제 특성으로 인해 전문의약품 매출 우려가 양호할 것"이라며 "3월 의약품 매출이 부진하나 1~2월은 전년보다 신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면 영업중단에 따른 영업비용 축소와 R&D 투자 지연 등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제약회사의 영업비용은 재무제표에서 판매비와 관리비용에 해당한다. 일명 판관비는 상품과 제품 판매 또는 기업 경영활동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한다. 인건비, 경상연구개발비, 광고비 등이 모두 판관비 목록에 포함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영업에 대부분 사용된다.
지난해 매출 상위권 제약사 중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안국약품(49.02%)으로 나타났다. 동국제약(48.59%), 휴온스(43.60%), 유나이티드(42.52%), 대원제약(42.09%), 일동제약(35.82%), JW중외제약(35.11%), 삼진제약(31.67%), 영진약품(31.65%), 동화약품(31.11%), 동아에스티(29.55%), 한독(28.44%), 대웅제약(28.10%), 보령제약(27.85%), 광동제약(26.10%), 한미약품(24.13%), GC녹십자(23.37%), 제일약품(22.57%), 종근당(21.18%), 유한양행(20.28%)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제약사 대부분 효능이 같은 제네릭(복제약)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나오지만, 한국은 약사법에 따라 전문의약품의 광고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영업사원이 병원에 직접 찾아가 의사를 대면 영업하는 방식으로 경쟁해왔고, 판관비가 다른 산업보다 더 들 수밖에 없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1월 코로나가 터지기 시작할 시기 이미 중증 환자들은 처방을 한꺼번에 받아 가면서 2분기에는 조금 실적이 줄어들 수 있다"며 "다만 대면 영업, 의료계의 각종 학회 및 학술대회 등 판매관리비가 대폭 절약되면서 손실을 메꾸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성장률 둔화를 전망한 통계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는 국내 제약시장의 올해 성장률이 4.4%로 지난 5년 평균 성장률 8.7%보다 약 4.2%P(상반기 7%p, 하반기 1%p 하락)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가 전국 병원 98곳을 대상으로 입원환자수 변화 추세를 파악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월과 2월 전년동기 대비 각각 평균 3.68%, 3.49% 감소했다. 지난달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평균 26.44% 떨어졌다. 3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외래환자수 감소율은 상급종합병원 26.09%, 종합병원 23.31%, 병원은 46.68%로 줄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