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동반자…해가 되는 물건 아냐"
與 "국회는 다수가 모이는 곳…당연히 출입 허용해야"
국회,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긍정적 검토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여야가 4·15 총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당선인의 안내견을 국회 본회의장에 출입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회법에는 본회의장이나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동물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지만, 국회법 제148조에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국회는 그동안 관례적으로 안내견 출입을 제한해오고 있다. 첫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정화원 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004년 17대 국회에서 안내견 동반 출입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예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의 안내견 조이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자리하고 있다. 2020.04.17 leehs@newspim.com |
이에 김예지 당선인의 안내견인 '조이'의 본회의장 출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 당선인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자 동반 생명체 역할을 하는 존재이지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이 아니다"면서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야는 안내견의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회는 성스로운 곳도 속된 곳도 아니고 그냥 다수가 모일 뿐"이라며 "당연히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을에 당선된 이수진 민주당 당선인 역시 "안내견은 시각장애인들의 눈이자 발이며, 동반자"라며 "장애물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국회도 예외일 수 없다. 아니, 어느 곳보다 장애물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곳이 국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회사무처는 김예지 당선인 안내견의 본회의장 출입을 보장하고,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비장애인 의원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법상 명시적으로 안내견 출입을 막을 수 없는 것은 맞다"며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문희상 의장한테 보고가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정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을 것 같다. 반려견과 안내견은 명백히 다르다"며 "시대적 흐름으로 봐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 내에 안내견 출입이 확정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규정을 수정해야 하는지 담당 부처와 협의해 봐야 한다"며 "만약 규정을 손보지 않고 문 의장의 의사만으로 결정될 수 있다면 할 수도 있고, 규정에 손을 봐야 한다면 21대 국회의장에게 넘길 수도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국민 공천장 수여식에서 김예지 비례대표의 안내견 '조이'에게 비례대표 0번을 수여하고 있다. 2020.03.27 leehs@newspim.com |
여권에서 동조 발언이 이어지자 김 당선인은 감사의 뜻을 표하는 입장문을 냈다. 그는 "정의당과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내견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며 "장애에 대한 차별이 없는 국회를 만드는 데 그 뜻을 같이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정의당에서 어제 논평을 통해 우리당 김예지 당선인 안내견의 국회출입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며 "미래한국당 당대표로 정의당과 심상정 대표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부터 장애인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를 시작하는 것부터 장애인을 위한 정책발굴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21대 국회에서 미래한국당은 신체적 장애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