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정치 비평 그만하겠다…민주당 비판 수용해야"
정의당 공천 혹평…"시민 무시하는 공천 해"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부산 부산진구갑 후보와 박수현 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 남영희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 등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유 이사장이 총선 전 자신의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에서 "범진보 진영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발언으로 인해 이들이 낙선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17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에서 "낙선한 후보자들이 제 발언을 미래통합당에서 이용했던 것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툴 필요가 없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범진보 180석' 발언과 관련해 일부 민주당 후보에게 사과했다. [사진=알릴레오 방송 캡쳐] |
김영춘 후보는 서병수 통합당 후보에 3.5%p차이, 박수현 후보는 정진석 통합당 후보에 2.2%p차이로 패배했다. 남영희 후보는 윤상현 무소속 후보에 171표차로 패한 바 있다.
당시 유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통합당은 '오만한 여당'으로 몰아 막판에 선거전에 나섰고, 민주당에서도 이를 두고 비판이 나왔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유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발언이 없었을 경우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6일 "그 '180석 발언' 때문에 사실 조금은 손해를 봤다"고 지적한 것이다. 유 이사장은 이에 대해 "민주당 쪽에서 나온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 이사장은 "기성 미디어를 통한 정치 비평이나 시사토론, 인터뷰 이런 것들을 하지 않겠다"며 "180석 사건 때문에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민주당에서 어떤 데이터도 귀띔 받은 적이 없고 제 말은 개인적 견해"라며 "제가 집권세력의 대표 스피커처럼 받아들여지고, 그 말이 악용 당할 때의 책임을 제가 질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또 "4년 전 (총선을 앞두고) 방송을 할 때는 거짓말도 했다. 그때는 민주당과 수시로 정보 공유가 됐을 때였다"며 "당시 새누리당이 이대로 가면 180석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그렇게 절대 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고백하지만 비평가로서 옳은 것은 아니다"며 "정치 비평가가 특정 정치세력과 얽혀있을 때는 이런 것이 많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한때 통합진보당에 함께 몸담았던 정의당 공천에 대해서는 혹평을 했다. 그는 "솔직히 시민들을 무시하는 공천을 했다"며 "비례대표 면면을 보고 찍는 것인데 좀 그랬다. 의석이 적어 당 대표가 울고 있는데 안 됐지만 저도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차명진 경기 부천시병 미래통합당 후보가 자신을 비판한 유 이사장을 향해 "우리 친구잖아. 매정하구나"라고 언급한데 대해서는 "친구 아니다. 그냥 아는 사이지 전화번호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이사장은 "나보고 친구라고 하지 말라"며 "그런 친구 둔 적도 없고 친구 하고 싶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