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처럼 기회로 보지 않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한 경제와 실적 침체를 '유례없는 태풍'이라고 묘사했다. 멍거 부회장은 또 버크셔가 이번 위기 속에서 지난 금융위기 당시처럼 공격적인 투자 기회 모색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도 언급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4.18 mj72284@newspim.com |
멍거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마치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태풍을 맞이한 배의 선장 같다"면서 "우리는 태풍을 지나가고 싶고 이것을 엄청난 유동성과 함께 헤쳐 나오고 싶다"고 밝혔다.
멍거 부회장은 또 버크셔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pandemic·대유행) 속에서 엄청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 역시 버크셔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보통 버핏 회장과 같은 가치투자자들에게 위기는 기회로 인식돼 왔다. 버핏 회장은 금융위기 속에서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지분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다.
멍거 부회장은 "전화가 울리지 않는다"며 "모두가 그저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얼어붙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멍거 부회장은 항공산업의 경영진들이 정부의 도움을 바라는 것 외에는 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어떻게 할지를 모른다"면서 "그들은 정부와 협상하고 있지만, 워런(버핏)에게 전화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멍거 부회장은 "그들은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그들의 각본에는 이런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버크셔는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 등의 대주주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항공업종이 커다란 타격을 받은 가운데 최근 버크셔는 이들 항공사 지분을 일부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델타항공의 주가는 올해 들어 60% 가까이 하락했으며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40% 내렸다.
멍거 부회장은 "미국의 그 누구도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이것은 다르다. 모두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멍거 부회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고는 봤지만, 이번 위기가 대공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멍거 부회장은 정부가 장기 불황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달러 찍어내기가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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