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A 거래 감소세 두드러져
전문가 "팬데믹 안정 후 재개 전망"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코로나19(COVID-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전 세계 인수·합병(M&A) 거래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 기회나 확장보다 기업의 현금 유동성확보 및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전 세계 M&A 실적은 125억 달러 규모로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M&A 규모는 1년 전보다 28% 감소한 6980억 달러로 2016년 이후 가장 약했다.
1분기 M&A 거래 감소는 미국에서 두드러졌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뤄진 100억 달러 이상의 M&A 거래 규모와 건수는 모두 급격히 위축됐다.
달러화와 코로나19 진단 키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씨티그룹의 기관 클라이언트 대표인 리온 캘버리아는 M&A를 검토하던 기업 대부분이 정지 버튼을 누르면서 M&A가 단기적으로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캘버리아 대표는 "모두가 직원들과 고객을 우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런 여건에서 현금 거래를 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고 사모펀드 역시 거래를 시작하기 이전에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관리하는 데 더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들의 M&A 거래는 미국 금융시장의 중심인 뉴욕시 등이 코로나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시작되기에 앞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130억 달러 규모 E트레이드 인수와 써모피셔의115억 달러 키아겐(Qiagen) 인수는 몇 안 되는 1분기 메가딜로 기록됐다. 전체적으로 미국에서 기업들의 M&A는 1분기 중 1년 전보다 51% 감소한 2530억 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 M&A 거래는 51% 증가한 2320억 달러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사모펀드의 인수 활동과 에이온(Aon)의 윌리스 타워스 와튼 인수가 기여했다. 그러나 FT는 대부분의 유럽 M&A 활동이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페렐라 바인베르크 파트너의 디트리히 베커 유럽 자문 대표는 "이번 위기의 첫 주 모두가 자신들의 재무제표를 보고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했다"면서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매출 감소 속에서 현금소진율을 본 후 자신들의 유동성과 신용, 신용등급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M&A 전문가들은 현재 위기가 2008년과 다르다고 말한다. 이들은 팬데믹이 종식되면 M&A 활동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UBS의 로스 에스페랑스 은행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는 "M&A 활동은 고객들이 시장의 방향성과 각 부문과 기업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고 밸류에이션이 안정되기를 기다리면서 둔화했지만 분위기는 아직 좋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에스페랑스 대표는 "분명히 거래가 지연되겠지만 상황이 재정비되면 그것들은 아마도 반등해 금융위기에서 일부 업종이 그랬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