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 독일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독일 중부 헤센주(州) 하나우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생전에 극우 성향을 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빌트를 인용, 총격범이 서면으로 남긴 자백에서 극우 견해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총격범은 이 편지에 "독일이 추방하지 못한 특정 민족들을 제거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중부 헤센주(州) 하나우 총격 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2020.02.20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용의자가 총기를 난사한 곳은 시샤(후카·물담배) 바 2곳으로 통상 서양에서 시샤는 중동이나 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후카는 이들 지역에서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전통이다.
이날 총격으로 사망한 8명 중에는 중동 소수민족 쿠르드계가 일부 포함됐다. 이에 대해 터키 대통령 대변인 이브라힘 칼린은 트위터를 통해 "독일 당국이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며 "인종차별은 집단적 암과도 같다"고 밝혔다.
빌트지는 또한 소식통을 밝히지 않고 용의자가 범행을 인정하는 동영상도 남겼다고 전했다.
총격범은 19일 저녁 11시경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시샤바 2곳에 총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8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자택에서 다른 시신과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독일에서는 특정 민족을 노린 극단적 극우 폭력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9일에는 독일 동부 소도시 할레의 유대교회당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 장면이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유대인 최대 명절인 욤 키푸르(속죄일)에 발생한 이 사건으로 2명이 숨졌고 2명이 다쳤다.
당시 범인은 머리에 부착한 카메라를 사용해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Twitch)'로 35분에 달하는 잔혹한 총기 난사 장면을 여과 없이 생중계했다.
그는 이민자들과 페미니스트들에 대해 극도의 적개심을 표출하며 "모든 문제의 근원은 유대인"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에서 총기 소유는 불법이 아니지만, 총기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소유할 수 있고 판매 과정이 엄격히 통제된다.
이번 하나우 총격범은 총기 사냥 허가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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