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한미 웃고 대웅 울고...유한·녹십자는 2020년 기대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제약사들의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가 다가오면서, 지난 실적의 변수로 신약개발과 라니티딘 사태가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제약사는 종근당과 유한양행, GC녹십자,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총 5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중 지난 2018년 아쉽게 매출 1조원 달성에 실패한 종근당이 이번에는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 케이캡정. [사진=씨제이헬스케어] |
◆ 라니티딘 사태 두고 희비 엇갈리는 종근당·한미·대웅제약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종근당의 2019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2929억원, 영업이익은 2% 감소한 187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의 증가에는 지난해 1월 씨제이헬스케어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케이캡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산신약 30호인 케이캡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2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 한 해 동안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과에는 지난해 발생한 위장질환 치료제 라니티딘의 발암물질 검출 사태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케이캡은 비록 도입상품이지만 종근당의 영업망을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한 만큼 일반적인 도입상품보다 마진율이 높아 종근당의 매출 개선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의 2019년 4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4분기 매출액은 3115억원, 영업이익은 276억원으로 추정된다.
인건비 지급 등 비용집행이 많은 4분기에도 자체 개발한 아모잘탄 패밀리와 로수젯의 성장이 매출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약품 역시 라니티딘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라니티딘의 시장 퇴출로 티딘류가 아닌 PPI 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식도 역류질환 개량신약 에소메졸 등의 성장이 예상됐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영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이 지난해 9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라니티딘 위장약 잠정 제조·수입 및 판매 중지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9.26 alwaysame@newspim.com |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 시장 1위였던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시장 퇴출의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2019년 4분기 매출액은 2560억원,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수치다.
이는 라니티딘 판매 중단 조치로 시장 1위였던 알비스의 매출이 사라지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 판매중지 조치가 지난 9월에 이뤄지면서 이번 4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은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으로도 1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 실적 감소 유력한 유한양행·녹십자, 2020년 '기대'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2019년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4분기 매출액은 3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17.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비리어드, 트라젠타, 트위스타 등 대형 도입품목의 부진에다 원료의약품 해외사업 부문도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다만, 2020년에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 병용투여 임상 2상 개시로 대규모 마일스톤 수취가 기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2020년 하반기에도 베링거인겔하임으로 기술이전된 YH25724의 임상 진입과 길리어드 NASH 치료제 선도물질 도출로 마일스톤 수취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예상이다.
녹십자 역시 2019년 4분기 매출액의 부진이 예상된다. 녹십자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억원 가량 줄어든 3415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020년에는 4가 독감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 등재 가능성과 터키향 수두백신 입찰, 헌터라제의 중국 승인 등으로 실적이 견고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한양행이 체결한 3건의 대규모 기술이전으로 향후 수취 가능한 마일스톤이 매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녹십자도 국내외 독감백신, 수두백신 등 제조백신의 성장률이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이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