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등 가정간편식 시장, 내년 확대 전망
신선편이식품도 성장세...고도 증류주, 한 끼 대체 음료 '주목'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대한민국 장바구니 풍경이 매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김치를 직접 만들기보단 포장김치를 사먹는 이들이 늘고 있고 1·2인 가구를 넘어 4인 가구에서도 즉석밥 구매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내년에도 변화를 주도하는 선봉에는 가정간편식(HMR)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식 시장은 양적, 질적으로 역동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구매로 살펴본 간편식 시장은 2012년 3662억원에서 2018년 9026억원으로 6년 만에 146.4%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약 1조27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2~2019년 가정 간편식 시장규모 추이. [자료=aT 제공] |
품목별로 살펴보면 파스타류, 수프류, 짜장류, 덮밥소스류, 카레류에 대한 소비는 정체되거나 줄어든 반면 즉석밥류, 즉석국탕찌개류, 죽류 등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즉석밥은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5.5배 증가했으며, 즉석국탕찌개류 성장세는 독보적이다.
간편식 시장 성장세와 함께 제대로 된 한 끼를 섭취하려는 욕구가 늘면서 밀키트(Meal kit) 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밀키트는 레시피에 따라 미리 손질된 식재료가 들어 있어 간편한 조리가 특징이다.
밀키트 시장은 지난해 기준 200억원 규모로 5년 내 7000억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밀키트는 냉장된 원물 상태 식재료가 포함돼 있어 신선함을 담보할 수 있고, 식사 비용은 외식보다 저렴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신선편이식품도 내년 눈길을 끌고 있는 품목 중 하나다. 절단과일과 샐러드 등이 견인하고 있는 신선편이식품 시장은 2010년 이후 8년간 연평균 19.7%씩 성장했으며, 2018년 기준 1817억원 규모다.
이 같은 성장세는 인건비 부담 증가, 조리시간 단축, 편리성 등으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내년에는 2600여 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 밀키트 쿡킷. [사진=CJ제일제당 제공] |
◆ 고도 증류주, 한 끼 대체 음료 '주목'
최근 몇 년간 음주 문화가 바뀌면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류가 인기를 끌었다면, 내년에는 고도주인 증류주와 와인을 주목해 보자.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2020 푸드트렌드 7'을 발표하면서 증류식 소주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했다. 전통주 시장 규모는 2015년부터 꾸준히 커지고 있으며, 이를 전통 증류식 소주가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위스키로 대변되던 20도 이상의 고도주 시장에 취향이 변화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게 문 교수의 분석이다.
푸드비즈랩은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10도 이하인 저도주와 고도주 사이에 걸친 증류주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원료의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도수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차(茶)음료와 곡물·견과를 이용한 식물성 대체유, 한 끼 대체가 가능한 과채음료도 내년 인기 예상 품목 중 하나다. 문 교수는 "바쁜 와중에도 건강한 한 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균형 잡힌 영양을 강조한 과채음료가 인기를 끌 것"이라며 "씹는 맛과 향까지 고려한 음료들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인 과일음료엔 단맛을 중화시킬 수 있는 차(茶)를 접목해 건강 이미지를 추구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체육류 롯데푸드 엔네이처 제로미트. [사진=롯데푸드] |
이 외에도 채식 트렌드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대체 육류식품, 고수·아스파라거스 등 이국 채소 관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선임연구위원은 "대체 육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글로벌 추세이며, 국내서도 이 같은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세계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96억달러로 2025년까지 연평균 9.5% 성장, 17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