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 등 영향 코넥스 침체…올해 10여 개 수준 그쳐
스팩은 40% 늘어…스팩 제외 상장 기업 수 100개 이하로 떨어져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올해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최근 5년래 최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코넥스 상장 기업이 급감했고,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은 급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 그리고 코넥스시장 통틀어 올 들어 현재까지 신규 상장(스팩 합병 포함) 기업 수는 110개다.
남은 12월 한 달 내 상장 예정인 기업 15개사(이날 기준)를 더하면 2019년 한 해 신규 상장 기업은 총 125개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014년 109개 이후 5년 만의 최저치다.
앞서 신규 상장 기업 수는 2015년 180개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고, 이후 2016년 144개, 2017년 133개, 2018년 130개를 기록하며 차츰 하향세를 탔다. 올해엔 130개선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코넥스 신규 상장 기업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올해 신규로 코넥스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현재 13개로, 2018년의 21개 대비 38% 줄었다. 코넥스 신규 상장은 시장이 개설된 2013년 45개사에서 2014년 34개사, 2015년 49개사를 거쳐 2016년 50개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후 2017년엔 29개로 전년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
사실 코넥스시장 침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추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 직상장하는 기업이 늘고, 또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도 50개사가 넘어가면서 코넥스시장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지정자문인, 기본예탁금 제도 등도 코넥스 활성화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은 지난달 코넥스협회 설립 5주년 기념 행사에서 "2018년 코스닥 활성화 정책 이후 코넥스 성장이 정체, '유명무실'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활성화, 전자증권제도 시행 등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대개 (상장이) 연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 12월까지 포함하면 20개 수준까진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코넥스시장에선 상장 신청(상장적격성보고서 제출)일로부터 15영업일 이내 상장이 가능하다.
스팩 상장은 크게 늘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상장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2015년 45개에서 2016년 12개로 뚝 떨어진 스팩 상장 수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20개로 다시 늘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엔 28개(12월 상장 예정 포함, 2일 기준)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이에 스팩을 제외한 신규 상장 기업 수를 따져보면, 올해 97개에 그치면서 100개에 미치지 못 한다. 이 또한 2014년 83개 이후 5년 만이다.
전체 상장 기업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스팩 상장이 늘다보니 상장 실적을 키우기 위해 스팩 상장이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증권사들한테 (스팩 상장을) 요구하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면서 "상장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굳이 스팩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