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南에서 北 인권 단체 모금 힘들어져…국제사회 지원 절실"
"北, 10~20년 내 젊은 세대로 정권 교체…이들 통해 변화하도록 도와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남북함께시민연대'라는 새 대북단체를 설립했다.
3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태 전 공사는 최근 미국, 일본, 호주, 대만 등을 잇달아 방문해 단체를 알리는 동시에 북한의 변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사진=태영호 전 공사 블로그] |
태 전 공사는 지난 주 뉴욕과 워싱턴에서 연 비공개 강연에서 "'정권교체'와 같은 외세의 직접 개입을 통한 변화가 아닌 북한 주민들 스스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역량 강화를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아울러 "북한 정부는 10~20년 내에 해묵은 이념 세대가 아니라 정보·컴퓨터·물질주의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 관리들로 교체될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를 적극 주도할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한국 내부의 대북 인식과 최근 경향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한국에서 북한 문제는 좌우 정권에 관계없이 너무 정치적 논리에 좌우되는 경향이 커서 북한 인권 단체들에 대한 한국 사회의 기부와 모금이 최근 들어 너무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때문에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나와 남‧북 젊은이들이 함께 설립한 '남북함께시민연대'가 수백만 명에 달하는 북한 내 휴대폰(손전화기) 사용자들과 해외 파견 북한인들에게 외부 정보를 보낼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북한 정권을 맹목적으로 비난하기보다 노동신문 기사를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 정권이 왜 기독교를 모방해 주민들을 세뇌하는지, 헌법에 대한 개념이 국제사회와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해서도 북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앞으로 더 많은 나라를 방문할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를 위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협력과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평양=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지구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사진=조선중앙통신] 2019.10.23 |
◆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中 관광객이라도 받아 외화 벌겠다는 것"
"김정은, 핵 틀어쥔 채 관광 통해 돈 벌 생각"
태 전 공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이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고 남측과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상황을 갈아엎겠다는 의도"라며 "문재인 정부를 믿고 미국과 대화를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현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적어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가 힘들겠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일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 '그럴 바에는 중국 관광객 끌어 들여서라도 좀 벌어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로 돈줄이 죄이니까 그렇게 해서 숨통을 트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하겠다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많겠지만 핵을 틀어쥔 상태에서 옵션(선택)은 당장 관광 뿐"이라며 "(금강산 남측 시설 일방적 철거는) 국제규범 위반으로 북한의 국가 신용을 악화시킬 수 있지만, 북한 정권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