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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초라한 명절맞이… 삼표 풍납공장 레미콘 기사들의 눈물

기사입력 : 2019년09월11일 09:04

최종수정 : 2019년09월11일 09:17

공장 이전 절차 시작...레미콘 기사 보상협의회 참여 거부당해
"우리가 원하는건 보상금 아닌 일자리...대화에 참여시켜달라"
삼표 "구청 대체부지 협조해야" vs 송파구청 "알아서 해결하라"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송파구청은 국민혈세 낭비말고 일자리부터 보장하라!"
"더이상 죽을 수 없다 송파구청은 협력업체 생존대책 마련하라!"

지난 9일 오전, 다시 찾은 삼표 풍납공장은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공장 외벽과 내부 시설물에는 여전히 생존권을 호소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들락날락하는 레미콘 차에도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곳곳에 붙어있는 현수막과 레미콘 차 소리만 가득한 공장에는 적막함이 감돌았다.

달라진 것은 출입구였다. 공장 입구에는 사설 경비 직원이 아닌 빨간 머리띠를 두른 레미콘 기사 한 명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라고 했다. 이처럼 기사들이 돌아가며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지도 5개월이 다 돼간다고 했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삼표 풍납공장 입구에서 찍은 사진. 레미콘 기사들이 돌아가면서 입구를 지키고 있다. 왼쪽은 김상기 삼표풍납공장비대위 부위원장. 2019.09.10 [사진=민경하기자 204mkh@]

이들이 공장을 지키며 생존권을 주장하는 이유는 공장 이전 문제 때문이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풍납토성 복원사업 계획에 풍납공장이 포함되면서, 삼표와 서울시(송파구청)는 갈등을 빚어왔다. 삼표는 이전을 거부하며 지난 2017년 사업인정고시 철회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월 대법원이 송파구청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전은 확정됐다.

이전 명령이 내려졌지만, 삼표가 마땅한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하면서 폐쇄 명령과 같은 꼴이 돼버렸다. 타 공익사업의 토지 보상 방법과 달리 풍납공장은 문화재보호법이 적용돼 공장 이전에 대한 보장이 없다. 이에 송파구청은 대체 부지를 보장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삼표는 대체 부지를 찾을때 까지는 나갈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문제는 레미콘 기사들이다. 이들은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삼표 소속이 아니고, 보장받는 것도 없다. 생산량에 맞춰 기사들과 계약하는 레미콘 업종 특성상 인근 공장으로 새로 출입하기도 어렵다. 풍납공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원은 120여 명 정도로, 레미콘 기사 85명 외에도 덤프트럭·PCT 차량 등 운전기사들과 정비공들이 있다. 대체 부지 없이 풍납공장이 사라지면 이들은 그대로 일자리를 잃는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삼표 풍납공장에서 만난 유성준(왼쪽) 삼표풍납공장비대위원장과 김상기 부위원장. 2019.09.10 [사진=민경하기자 204mkh@]

이날 만난 현장에서 만난 유성준 삼표풍납공장비대위원장과 김상기 부위원장은 일자리만 보전해달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개인사업자라고 하지만 레미콘 기사들은 공장 하나가 사라지면 일자리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기사들 대부분이 십수년간 풍납공장에서만 수입을 올리고 있었는데, 대체부지 없이 공장이 폐쇄되는 것은 일을 그만두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피해 보상금이 아니라 지금처럼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일자리만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일자리 보전이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공장을 이전한 우림·흥국레미콘은 하남시에서 대체 부지 마련에 협조해줘 함께 일하던 기사들도 일자리를 보전받았다.

십수년간 일해온 일터를 한순간에 잃게 생겼지만 레미콘 기사들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3차례 열린 보상협의회에 참석을 모두 거부당했으며 아직까지 보상대상에 포함된 적조차 없다. 지난 8월 19일 박성수 송파구청장을 직접 만나 일자리 보전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이를 문서화해달라는 기사들의 요구 또한 묵살됐다.

그래서 이들은 공장 손실보상을 평가하는 송파구청 관계자들과 감정평가사의 진입을 직접 막았다. 김상기 부위원장은 "지난 2013년에 구청 측에서 용역깡패를 동원해 들어온 이후로는 기사들도 구청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우리에게 일자리를 약속하던 구청 담당자들도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매번 교체돼 논의를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대화에 참여시켜주지도 않을 뿐더러 일부 기사들에게 협박이나 회유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졌지만 삼표와 송파구청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삼표는 기사들의 일자리 보전을 위해 대체 부지 확보에 송파구청이 협조해달라는 입장이고, 송파구청은 기사들의 일자리 문제는 삼표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뒷짐지는 삼표와 귀를 닫은 송파구청 사이에 낀 레미콘 기사들은 양쪽 어디에도 기댈 수 없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삼표 풍납공장 내부에서 찍은 사진. 레미콘 차들이 생존권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붙인 채 나란히 주차돼 있다. 2019.09.11 [사진=민경하기자 204mkh@]

소모전이 계속되는 와중에 기사들의 수입은 줄고 있다. 유 위원장은 "공급이 불안정하다는 이미지가 생겨 공사 현장에서 풍납공장 기사들에게 물량 자체를 주지않고 있다"며 "작년과 비교했을때 기사들은 평균 40%씩은 물량이 줄은 상태"라고 토로했다. 월 수입으로 치면 120만원 정도가 줄었다고 한다.

유 위원장은 "우리 기사들도 문화재 복원의 중요성도 인근 주민에 대한 미안함도 모두 느끼고 있고 공장 이전에 대해 찬성한다"며, "단지 우리도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3~50대 평범한 가장들로, 일자리는 생존권과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공장을 나와보니 맞은 편에는 풍납토성 복원공사가 한창이었다. 레미콘 공장과 문화재 공사장, 그 사잇길을 매일 달리는 레미콘 기사들에게는 여전히 발언권이 없었다.

 

204m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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